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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이 내린 어느 겨울날, 아이는 혼자 밖으로 향한다. 눈 위에는 새 발자국만이 도장처럼 남아 있다. 새 발자국을 따라 걸으니 많은 새들이 놀다 간 놀이터도 발견한다. 새의 발자국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니 발자국 자체가 새처럼 보인다. 훨훨 날아오르는 아이는 그제야 친구도 만나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한다. 가끔 먹구름이 끼고 번개가 쳐 무섭지만 용기를 내면 괜찮다. 그보다 더 큰 아이의 소망은 내일도 새처럼 날아오르는 것이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 응모작 586편 중 대상으로 선정된 이 책 <새처럼>은 "작품의 기호적 요소와 이미지의 어울림(심사평)"에 주목하여 거듭해 읽게 된다.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하는 새는 자유를, 하얀 눈 위를 어지러이 흩트린 신발자국은 군홧발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을 들여다볼수록 냉혹한 현실에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이 떠오른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을 생각하며 새처럼 용감하고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기를 고대하며 이 그림책을 그렸다고 한다. 두려울 테지만 용감한 날갯짓으로 평화로운 일상이 그 아이들에게 깃들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