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이 곧 차별점이다"
백화점에서 고객을 오래 붙들기 위해 느린 음악을 틀어 놓는다는 등의 마케팅 전략은 익숙하다. 그러나 와인잔 유리의 두께에 따라 같은 와인의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잔의 유리가 얇을 수록 와인이 더 품격 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와인 가격대에 따라 와인잔을 달리함으로써 그 격을 맞춘다. 우리는 9km 상공에서 미각과 후각을 잃은 채로 기내식의 품질을 논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제품의 품질 자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비중은 무려 85%나 된다.
그럼에도 기업은 15%에 불과한 기능과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 한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그룹의 북미 회장을 지낸 저자는 그래서는 소비자들의 염원을 따라잡을 수 없으며, 제품을 통해 꿈을 꾸고자 하는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미학 비즈니스는 디자인의 아름다움, 그 이상의 영역이다. 저자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강의를 정리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경험을 중시하는 오늘날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그 미학의 가치, 즉 고객들에게 미적 기쁨을 주는 일은 뷰티/패션 업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 경영 MD 홍성원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