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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 <트렌드 코리아 2009>라는 신간을 소개하면서 "세리 전망과 같이 매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말로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기원했던 일이 생각난다.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당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세리(SERI) 전망>의 시대였다. 그 경제 전망서의 홍수 속에서 '트렌드 코리아'는 소비 트렌드 전망서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하며 이제는 경제경영 분야의 가장 큰 '연례 행사'가 되었다.
2019년 가을, <트렌드 코리아 2020>을 보며 그렇게 잠시 감회에 젖는다. 그러나 지금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추억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1년을 회고하고 다가올 1년을 준비하기에도 벅찬 시간 아닌가. 대표 저자인 김난도 교수가 "1년에 책을 두 번 내야 할 정도"라 말할 만큼 트렌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니, 바쁜 독자들은 유행을 따라가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결국 이 한 권의 책은 놓칠 수밖에 없었던 동향들을 완벽하게 정리한 '커닝 페이퍼'가 된다.
해당 연도의 지지(地支)로 10음절의 트렌드 키워드를 선보이는 전통도 책이 없던 시절까지 합치면 열네 번째를 맞는다. 특히 이번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책으로 12간지를 한 바퀴 돌았다는 각별함이 있다. 이를 축하하며, 그 해가 경자년 쥐띠 해라는 것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쥐는 12간지의 첫 번째 동물 아니던가. 이 시리즈가 혁신과 진화를 통해 다시 새로운 1회전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트렌드 코리아의 제2막이 힘차게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