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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페이지 (지은이), 김정혜 (옮긴이) | 서삼독 | 2024년 12월

"죽을 때까지 일만 하며 살 텐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근로소득의 한계를 체감한다. 초기엔 연봉이 오르며 희망을 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은 냉혹해진다. 특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 고민은 더 깊어진다.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고, 아이들 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금은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은퇴 후 노후 자금도 큰 걱정이다. 소득은 제한적인데 지출은 끊임없이 늘어나니 미래가 불안하다. 승진이나 이직으로 연봉이 오르기를 기대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기회는 줄어들고, 체력은 떨어진다. 이런 현실적 고민은 대부분의 직장인이 안고 사는 무거운 짐이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옛말이 된 지금, 근로소득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삶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모두를 짓누른다.

브라이언 페이지의 <소득혁명>은 이런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평생 일만 하다 힘겹게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보며 '자동 소득'이란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퇴사 47일 만에 백만장자가 됐고, 3년 만에 수천만 달러의 연 소득을 달성했다. 그의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성공한 이들의 검증된 방식을 철저히 따랐다. 부동산, 임대업, 디지털 마케팅으로 시작해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이제 그는 수십 개의 안정적인 소득원을 가진 '패시브프러너'가 됐다. 책에는 이런 성공으로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겨있다.

이 책은 근로소득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라는 극단적인 조언이 아니다. 현재의 근로소득을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자동 소득을 만들어가는 실용적인 방법이 담겨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소득 창출 자산 목록은 당신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당신의 삶이 불안하다면, 지금 이 책을 집어 들기 바란다. 3~5년 후면 당신도 근로소득과 자동소득이라는 두 개의 튼튼한 기둥으로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 이제 그 첫 걸음을 내딛을 시간이다.
- 편집 주간회의

채사장 (지은이) | 웨일북 | 2024년 12월

"지대넓얕 시리즈의 정점"

채사장의 지대넓얕이 5년 만에 완결 편으로 돌아왔다. 첫 권이 나온 지 10년 만의 완결이다. 시리즈의 앞선 책들에서 세상의 지식들을 소화하기 쉽게 들려주던 채사장이 이번 책에선 지식이 아닌 실천을 말한다. 시리즈의 끝에서, 그는 왜 실천을 말하는가?

그는 현대의 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왜 채워지지 않는가에 대해서 고민했고, 그 이유를 실천하지 않음에서 찾았다. 그리고 지식을 소화하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실천은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면세계로 침잠하여 앎을 깨닫게 되는 것.

그리하여 이 책에서 채사장은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법을 안내한다. 그는 여러 단계를 통해 각자의 내면에 닿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연말, 연시 왠지 자신이 텅 비었다는 기분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깨달음을 선사할 것이다.
- 편집 주간회의

기욤 뮈소 (지은이), 양영란 (옮긴이)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는 누구인가."

이탈리아 최고의 기업가 가문의 상속녀 오리아나 디 페이트로가 프랑스 남부 휴양지에 정박 중이던 요트에서 괴한의 습격받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니스 경찰청 강력반은 수사에 착수했지만, 참혹한 범행 현장에서 범인을 밝혀낼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리아나는 결국 피습 열흘 만에 사망하고, 사건은 더욱더 미국에 빠졌다. 그로부터 1년 뒤, 오리아나의 남편이자 유명 재즈피아니스트 아드리앙의 저택에 아드리앙이 부인을 살해한 후 범행에 사용한 쇠꼬챙이가 보관 중이라는 익명의 제보가 들어오고, DNA 감식 결과 쇠꼬챙이에 말라붙은 혈흔과 머리카락의 주인공이 오리아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중요한 단서를 확보한 마르세유 검찰청은 유력 용의자인 아드리앙에게 감치 명령을 내리고, 수사팀장 쥐스틴은 아드리앙의 취조를 시작한다. 그리고 취조와 수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 아드리앙의 숨겨진 연인으로 추정되는 아델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서스펜스 마스터 기욤 뮈소의 데뷔 20주년 기념작. 소설은 현재의 시점에서 아드리앙을 취조하는 쥐스틴, 사건이 일어나기 전 오리아나와 아델의 관점을 넘나들고, 독자는 화자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오리아나 살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사건의 진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받지만, 마지막에 이르기 직전까지 사건의 진실을 베일 속에 감추어져 있다. 데뷔 이래 20년 동안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저자의 상상력과 교묘한 서술 속에 감춰져 있다가 순간순간 번뜩이는 반전의 단서들이 독자를 단숨에 결말까지 달리도록 몰입시키는 소설.
- 편집 주간회의

신민철(처리형) (지은이) | 거인의정원 | 2024년 12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4차 반감기,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까지 맞물리며 암호화폐 시장은 사상 유례없는 상승장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대비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했던 지난 반감기 사이클에 이어, 이번에도 ‘알트코인 하이퍼 사이클’이라는 강력한 상승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큰 기회와 함께 위험도 있다. 제대로 된 전략 없이 뛰어든다면 아무리 대세 상승장일지라도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손실을 볼 수 있다. 유사한 성격의 코인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변동성이 나타나는 알트코인 시장에서 잘못 투자한다면 투자금의 99%를 잃을 수도 있다. 반대로 안정성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지나치게 분산하면 전체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져 알트코인 투자의 본질인 ‘폭발적 수익률’을 놓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알트코인과 비트코인과의 관계성, 알트코인 시장이 작동하는 메커니즘, 주요 알트코인 카테고리 특징 등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및 리밸런싱 전략을 제시한다. 나아가 매수매도 시점을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와 실전 전략까지 그야말로 ‘알트코인 투자’의 모든 것을 망라한다. 이 책은 알트코인 투자를 꿈꾸는 모든 개인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종합 지침서가 될 것이다.
한강 (지은이)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노벨문학상 한강의 처음과 지금"

겨울은 한강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검은 사슴>과 자전적인 소설 <흰>과 작가가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을 읽는다면 최신작으로 해주십사 각별히 소개한 최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꿰매 필사노트를 더한 한강 스페셜 에디션이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출간되었다.

2024년 12월 한강은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을 했다.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여덟 살 한강이 1979년 4월 공책에 적어둔 천진한 시에서 시작한 실의 이미지에서 시작하는 아름다운 연설이었다. 이렇듯 한강의 작품은 삶과 죽음을, 현재와 과거를, 산 자와 죽은 자를, '검은 사슴'과 흰 무명천을 연결하며 이어져왔다. 스페셜 에디션을 작업한 디자이너 김이정 역시 '한강 작가님의 책을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낸다고 상상했을 때, 실로 이어지는 모습이 떠올랐'다는 코멘트를 이 책의 물성에 덧붙였다. 차고 맑은 한강의 세계를 손에 쥐기 좋은 계절,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로 한 해를 마무리해본다.
- 편집 주간회의

연산호 (지은이) | 비채 | 2024년 12월
‘SF 어워드’ 웹소설 부문 대상과 ‘리디 어워즈’ 판타지 e북 대상을 석권한 전무후무한 작품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가 마침내 서점을 찾는다. 2021년 연재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흡인력 높은 플롯과 예상을 뒤엎는 반전, 선의를 좇는 강렬한 메시지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작품이다. 작품은 근미래, 수심 3000미터에 설립된 해저기지를 무대로 삼는다. 치과의사 ‘박무현’이 기지에 입사한 지 닷새 만에 물이 새고, 사람들은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다. 평범한 개인이 영웅이 될 수 있을까? 회의에 찬 물음을 확신으로 바꿔놓는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노래를 이룬 오늘 더 환히 빛난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세트(1-4)는 전체 이야기 중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시리즈 완결인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세트(5-8)는 2025년 출간될 예정이다. 반년에 걸친 섬세한 개고 작업을 통해 준비되었으며 1권 첫머리에 특별 서문 ‘불타고 익사하는 세상에서 사는 방법’을 붙였다. 고급스러운 유화풍 디자인에 견고한 양장 제본으로 소장 가치를 더한 이번 단행본은 오랜 시간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를 사랑해온 독자에게 더없이 즐거운 선물이 될 것이다.
레베카 야로스 (지은이), 이수현 (옮긴이) | 북폴리오 | 2024년 12월
2023년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전 세계를 ‘은빛 팬덤’으로 물들인 ‘엠피리언(Empyrean) 시리즈’의 역사적인 첫 소설 《포스 윙》은 ‘최강 포식자’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출간 이후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평단과 언론으로부터 로맨스판타지를 대중 장르로 승격시키며 장르문학의 판도를 바꾼 시리즈로 평가받았는데, 이는 대망의 후속편 《아이언 플레임》의 몫이 크다.예약 판매만으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찬사를 입증한 《아이언 플레임》은, 매력적인 드래곤들과 라이더들이 켜켜이 쌓아 올리는 연대와 예측 불가한 로맨스, 거듭되는 반전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와 재미를 선보인다. 바스지아스 군사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포스 윙》과 달리 《아이언 플레임》은 군사학교 밖 새로운 환경과 위기에 부딪힌 인물들의 감정과 격변을 한층 더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을 더욱더 매료시킨다.1학년을 마치기도 전에 죽을 거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깬 작고 연약한 ‘은빛 머리칼’의 바이올렛.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 강력하고도 매혹적인 반역자의 아들, 제이든. 이들의 모험과 관계의 향방은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 새롭게 등장한 더 큰 위협으로부터 소중한 이들을 지켜야 하는 드래곤 라이더들은 과연 그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여기에 사춘기를 맞은 ‘금빛 드래곤’ 앤다나의 격변까지, 《포스 윙》 이후 애타게 기다렸던 그 후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사이먼 반즈 (지은이), 이선주 (옮긴이) | 현대지성 | 2024년 12월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로 흥미로운 동물 세계사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이먼 반즈가 이번에는 식물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는 인류 역사에서 온갖 다채로운 방식으로 활약해온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세계사를 되돌아본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기자다운 폭넓은 지식과 생생한 현장감으로 100가지 식물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웠다. 역사와 예술, 과학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총 160컷의 식물 세밀화와 고전 명화, 고화질 컬러 사진 또한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태초의 인류에게 그늘을 제공한 교살무화과나무부터 오늘날 위기에 처한 열대우림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과, 장미, 대나무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은 물론이고, 파리지옥, 마법의 버섯, 크리스마스트리까지 희귀하고 별난 식물 이야기도 아우른다. 때로는 일용한 양식으로, 때로는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선물로, 때로는 문명을 건설하는 재료로 우리 곁에 쭉 함께하며 역사를 만들어온 식물의 무성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요네자와 호노부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 엘릭시르 | 2024년 12월
요네자와 호노부의 2024년 최신작. ‘소시민’ 시리즈 중 다섯 번째 단행본으로, 2004년 첫 출간된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으로부터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상, 하)으로 이어져온 계절 한정 디저트의 이름을 딴 장편 4부작을 20년 만에 마무리짓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고바토와 오사나이의 첫 만남과, 그들이 ‘소시민’을 지향하게 만든 중학 시절의 사건까지 담고 있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지난여름 이후 서로에게 둘도 없는 존재가 된 고바토와 오사나이.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겨울날, 나란히 하교하는 두 사람을 향해 수수께끼의 차량이 달려든다. 그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가 간신히 깨어난 고바토는 머리맡에 남겨진 메시지 카드를 발견한다.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아무래도 오사나이는 직접 뺑소니 사고의 범인을 찾아 나선 것 같은데……. 그런데 이 사건, 삼 년 전 고바토가 해결하려 했던 친구의 뺑소니 사고와 너무나 닮았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서로 닮은 건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 그리고 고바토는 어째서 매일 밤 찾아오는 오사나이를 만날 수 없는 것일까?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은이), 민은영 (옮긴이)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시간은 폭력일 수 있다."

가우스틴을 처음 만난 것은 9월 초 바닷가에서 열리는 오랜 전통의 문학 학회였다. 모두가 글을 쓰고 독신이며 아직 책을 내지 못한, 스물에서 스물다섯 살 사이의 청년들이 모인 바닷가 작은 주점에서의 첫 만남 이후, 기묘한 편지를 주고받다가 연락이 끊어진 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해 과거를 세밀히 재현한 ‘과거 요법 클리닉’을 만들었다. 소설가인 ‘나’는 그를 도와 과거의 물건과 이야기를 모아 클리닉을 꾸미는 임무를 맡았다. 타자기와 초콜릿, 담배와 포스터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과거 이야기, 때로는 향기와 빛까지도 수집의 대상이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과거라는 동굴에 숨기를, 돌아가기를 원하는 때가 올 거야.” 가우스틴은 그것을 시간 대피소(time shelter)라고 불렀다. 과거에 다시 살 수 있다는 개념, 현재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 과거로 대피하겠다는 욕망은 나이나 병의 여부와 무관하게 점점 더 많은 이를 사로잡으며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불가리아 작가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한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는 한 인터뷰에서 ‘시계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으로부터 이 작품이 시작되었음을 밝혔다. 브렉시트라는 충격 이후, ‘위대한 과거’를 들먹이는 보수적 포퓰리즘이 만연한 세태 속 공중에 떠다니는 불안의 냄새를 맡으며 그는 세계가 이미 과거라는 팬데믹을 겪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변화를 감지하는 이토록 날 선 감각에서, 영원한 과거와 노스탤지어를 향한 그릇된 욕망이 불러올 위험에 대한 한 편의 놀랍도록 시의적인 사고실험 같은 소설. 중반부에 이르러 유럽 각국이 함께 회귀할 과거의 특정한 시대를 결정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모습은 한 편의 우스꽝스러운 우화처럼 보이지만, 이어지는 사건들은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이 퇴행의 끝이 끝내 어디에 다다를 것인지 불안과 긴장 속에 지켜보게 만든다.
- 편집 주간회의

류시화 (지은이)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겨울 여행자에게 류시화가 적어보낸 시"

이 시집의 제목은 알베르 카뮈가 시인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에서 시작됐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그가 잘 지내지 못하는 건 시를 놓을 자리가 마음에 고인 까닭이다. 시에 붙들린 이는 이제 밤을 지새워 시를 읽어야만 한다. 이런 이들의 밤에 류시화의 신작 시 93편을 보탠다. 낮의 여행자보다 밤의 여행자에게, 여름 여행자보다 겨울 여행자에게 시를 보낸다고 시인의 말에 시인은 적었다.

내가 아픔을 돌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픔이 나를 돌본 것이었다

아침을 맞이한 모든 것은, 설령 고뇌일지라도
어둠을 통과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었다

<모란 앞에서 반성할 일이 있다> 부분

겨울 밤은 겸허히 숙고하는 시간이다. 겨울 여행자는 '슬픔 곁에 그냥 앉아 있는' 밤에는 때로 '슬픔을 덮고 자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슬픔의 무인등대에서> 부분) 한 해를 닫고 새로운 해를 열며 맑고 차가운 밤 시를 쥐어본다.
- 편집 주간회의

차학경 (지은이), 김경년 (옮긴이) | 문학사상 | 2024년 11월

"20년 만에 돌아온 우리 시대의 고전"

뉴욕타임스는 창간 이래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던 주목할 만한 인물의 죽음을 재조명하는 ‘Overlooked’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유관순 열사를 재조명하고, 2021년 10월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 여사의 ‘늦은 부고’를 올렸던 이 시리즈에 2020년 1월 ‘정체성을 탐구한 예술가이자 작가’로 소개된 한국계 미국인 여성 예술가가 있다. 차학경. 테레사 학경 차.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나 1962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UC 버클리에서 비교문학과 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예술과 미술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스로를 가리켜 “프로듀서, 감독, 연기자, 비디오와 영화작가, 공간설치예술가, 공연과 출판문학가”로 불렀을 만큼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횡무진 작품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1982년 11월 5일 불의의 죽음을 맞았다. 당시 그의 나이 31세.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저서가 된 <딕테>의 출간 직후였다.

그의 사후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딕테>는 디아스포라, 여성주의, 다문화주의, 탈식민주의를 아우르며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관련 연구자 및 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되었다. 영어와 프랑스어, 한국어,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등 다양한 언어와 군데군데 설명도 없이 자리 잡은 사진들을 통해 유관순, 잔 다르크, 성녀 테레즈, 그리스 신화 속 뮤즈들, 만주 출신인 작가의 어머니 허형순, 작가 자신 등의 삶을 복잡하게 교차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전통적 텍스트의 틀을 깨는 파격으로 책을 ‘읽는’ 독자를 끊임없이 멈춰 세운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멈춰선 자리에서 다시 숨을 고르고 “열린 텍스트에는 열린 마음과 열린 독법이 요구된다. 이 텍스트를 읽는 데 필요한 것은 그뿐이다.”라는 편집자의 말을 되뇌며 다시 책장을 펼친다.
- 편집 주간회의

패트릭 브링리 (지은이), 김희정, 조현주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1월

"메트 미술관 경비원의 예술 작품과 보낸 10년의 회고"

대학 졸업 후 <뉴요커>에 취직하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뉴욕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저자 패트릭 브링리. 사랑하는 친형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깊은 무기력감과 상실감에 빠진다. 시끄러운 세상이 아닌, 아름답고 고요한 공간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 경비원이 되어 가장 단순한 일에 몰두해 보기로 한다.

이 책은 저자가 경비원으로서 보낸 10년을 회고하며 기록한 에세이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그림, 조각, 소묘, 사진, 도자기, 퀼트, 모자이크, 판화, 장식 예술 등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 세계로 안내하는 한 권의 예술서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이후 슬픔에만 갇히지 않고 서서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한 사람의 치유서로도 읽힌다. 경비원의 ‘특권’으로 오롯이 작품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며, 또, 각각의 사연을 지닌 동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삶과 죽음, 예술에 대해 깊이 사유해 나가는 과정이 유려하고도 지적인 문장으로 펼쳐진다. 미술관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넓은 세상으로 다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게 된 마지막 장면을 끝으로 책장을 덮고 나면 이 책의 가치를 한 번 더 깨닫게 된다. “디테일로 가득하고, 모순적이고, 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일상.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저자의 이 말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 편집 주간회의

윤석금 (지은이) | 리더스북 | 2024년 12월
‘샐러리맨의 신화’, ‘도전하는 승부사’, ‘자수성가 CEO의 선두주자’, ‘역발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 경영자’로 불리는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자신의 성공 철학 정수를 담은 신간 『말의 힘』을 펴냈다. 무일푼으로 세일즈 업계에 뛰어들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자신의 기업을 세워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큰 돌파를 이뤄낸 소설 같은 경영사를 담았다. 그리고 이런 드라마틱한 인생사에서 늘 자신을 구해준 것은 바로 말과 생각의 힘이었음을 역설한다. 『말의 힘』은 비즈니스 스토리나 경영 인사이트를 담았던 저자의 이전 저작들과는 달리, 성공을 원하면서도 좀처럼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쓴 책이다. 성공을 바라면서도 스스로를 가두는 우리 자신의 벽을 깊숙이 파고든다는 점에서 윤석금 회장이 쓴 최초의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내 한계를 정하는 것도, 환경을 바라보는 태도도, 자신을 구해낼 수 있는 힘도 모두 나 스스로 만들어낸 생각과 말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또한 인상적인 에피소드들과 통찰을 통해, 자신을 설득하고 상대를 움직이는 말의 위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 예외적인 삶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격려와 깨달음의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연수남 (지은이) | 다산북스 | 2024년 11월

"공부는 효율이다."

책상에 앉으면 우리는 종종 정작 공부와는 거리가 먼 행동들에 빠져든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필통 속 연필을 고르다 색깔별로 정리하고, 책상 위 물건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렬한다. 책을 펼치려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고,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리고, 이런저런 핑계로 정작 공부할 시간은 흘러가 버린다. 결국 4시간을 앉아있어도 실제 공부는 30분도 되지 않는 현실. 우리는 정말로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핑곗거리에 매달리고 있는 걸까?

물론 절대적으로 공부에 투입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결국 성적과 합격의 성패를 결정한다. <모든 시험에 적용되는 33가지 진짜 공부법>은 연세대학교 공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현재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약 20년 동안 축적한 공부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연수남TV'를 통해 수많은 학생들에게 공부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면, 이번 책에서는 유튜브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심화된 내용과 구체적인 사례를 담았다. 공부 과목을 바꾸어 집중력을 유지하는 ‘체인지 공부법’,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타이핑 공부법’, 효율적으로 암기하는 ‘새치기 암기법’, 그리고 키워드 중심의 ‘얼음 공부법’까지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법들이 가득하다. 또한, 인풋과 아웃풋의 균형 잡힌 암기법, 시간 관리 전략, 체력과 멘탈을 유지하는 방법, 그리고 시험 직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전 팁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완벽한 공부 로드맵을 완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할까? 공부는 단순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이 목표로 하는 삶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과정이자, 자신감을 키우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시험 준비에 지쳐 있는 당신이 공부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은 분명히 답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극강의 효율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해 보자. 명심하라, 공부는 감성이 아니라, 철저한 효율로 완성된다는 것을.
- 편집 주간회의

돈 후안 마누엘 (지은이), 장헌 (옮긴이), 서진 (편저)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12월
출판도 책에 인쇄된 ‘글’로 시대정신에 참여 최초 출간일 1335년 스페인 알폰소 10세 국왕의 친조카 48편의 선과 악을 가려보는 어른 동화 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 책의 원서 『El Conde Lucanor』의 태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책의 저자는 스페인 치세를 한껏 널리 알린 국왕, 알폰소 10세의 조카다. 14세기 스페인 왕족이자 왕자로 태어난 돈 후안 마누엘이 살았던 당시 사회는 문학 활동을 하찮게 여겼음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 헌신하여 스페인 문학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1335년 출간 당시부터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후 스페인 문학사에 초기 산문 문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도 이 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다.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부끄러움)을 아는 것’, ‘여우에게 쫓기던 수탉의 최후’, ‘위선적인 여자가 가장 위험한 이유’, ‘조심해야 할 사람’ 등의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집필한 이유가, 당시 평범한 백성 누구든 ‘도덕적 교훈을 배우고 선과 악의 기준을 스스로 가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기록됐다. 실제로 글은 48편의 어른 동화다. 각 이야기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교훈을 전달하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고 현명한 조언을 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덕적 행동과 비도덕적 행동의 결과를 보여주며 ‘정직과 충성심, 정의가 왜 인간의 삶에 지속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남아야 하는가?’에 관한 지금 시대의 가장 절실한 질문에 답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은이), 이고운, 이유정, 전예진 (옮긴이)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12월
한국경제신문에서 해마다 출간되어온 글로벌 전망서 이코노미스트의 ‘The World Ahead’ 시리즈가 올해도 변함없이 《2025 세계대전망》으로 출간된다.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 비즈니스, 금융, 과학, 문화 등을 심층 진단하여 미래 예측과 트렌드 분석에 있어 최고의 글로벌 전망서로 손꼽히는 이 책은 전 세계 25개 언어로 해마다 연말에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해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에서 세계 패러다임 예측에 있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코노미스트>가 2025년에 대한 심도 깊은 전망을 내놓는다. 세계의 주요 핵심 이슈는 물론 각 나라별, 분야별 글로벌 트렌드를 총체적으로 다루며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시각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례 없이 선거가 많았던 2024년 한 해를 보낸 후, 변화를 약속한 전 세계 새로운 지도자들이 2025년에 어떤 성과를 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큰 이슈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2.0 시대를 맞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국제 정치의 흐름과 글로벌 안보와 무역 등 지정학적 변화와 세계 비즈니스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상세하게 들여다보고 예측할 것이다. 세계 각계각층의 전문가, 정치인, 학자, CEO 등 유명 인사와 함께 구체적이고 소신 있는 의견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지각 변동이 심했던 국제 정치, 경제, 금융, 비즈니스, 문화 이슈는 물론, 2025년에 주목해야 할 10가지 주제와 트렌드를 심층 분석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지정학적 변수 속에서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최적의 나침반을 제공할 것이다.
김붕년 (지은이)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2월
진료 대기만 3년. 대한민국에서 부모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국내 발달뇌과학의 최고 권위자. 이 모든 것이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를 소개하는 말이다. 30년 넘게 정서 및 행동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탁월한 솔루션을 제시해 주었던 그가 틈틈이 고치고 다듬어 12년 만에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을 소개하는 『아이의 뇌』를 새롭게 펴냈다. 인간은 뇌의 기능을 30% 정도만 가지고 태어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능력만 갖추고 있는 셈이다. 어린아이들의 뇌는 이른바 결정적 시기라 불리는 12세까지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활성화시키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 연결이 활성화되는 부위가 연령에 따라 다르다. 만 3세까지는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과 변연계에서 발달이 이뤄지게 되는데 이 부위에서 주로 관장하는 것은 감정적이고 감각적인 영역이다. 다시 말해 만 3세 이전에는 논리와 이성, 합리적인 사고와 학습 같은 영역은 길러낼 수 없다는 얘기다. 대신 이 시기에는 오감 자극을 통해 충족시키는 감각 기능의 발달, 교감과 애착을 통해 형성되는 감정의 발달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맞추어 사고력, 공감력, 실행력을 고루 성장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양육 지침이 담겨 있다. 김붕년 교수는 30여 년 동안 발달뇌과학자로 살아온 학자의 통찰력과 두 아이를 키워낸 아빠의 경험을 넘나들며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따뜻하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아이를 잘 기르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20년 전으로 돌아가 내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이 책을 평생의 지침으로 삼고 싶다”고 극찬한 곽윤정 교수의 이야기처럼 이 책이야말로 아이들의 원하는 삶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김이듬 (지은이) | 타이피스트 | 2024년 12월

"전미번역상 수상, 김이듬 시집"

2020년 <히스테리아>의 번역본으로 전미번역상, 2020년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한 김이듬의 시집이 눈보라의 계절 찾아왔다. 시집을 여는 첫 시는 <블랙 아이스>. 포틀랜드에서 입양 기록 갖고 엄마 찾으러 한국에 온 '에밀리'와 '나'는 지번 주소를 들고 부천에서 에밀리의 엄마를 찾고 있다. 을씨년스러운 시내에는 때마침 폭설이 쏟아지고... 엄마 찾는 에밀리와 엄마를 잃은 적이 있는 나는 빙판 위를 '춤을 추듯 걷는다 / 어딘지도 모르면서'

'당신을 위로하러 글을 쓰진 않아요'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이 시들은 내게 위로가 됐다. 북극한파를 맞이해 눈보라 내리는 빙판길을 걸으면서 이들은 이 막무가내인 삶을 묵묵히 걸어나간다. '스스로 만든 손목 흉터 가리려고 소매 잡아 늘리는'(<나의 정원에는 불타는 나무가 있었고>) 사람이 자꾸 흉한 일이 생기는 친구에게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부적 팔찌를 사주려는 순간, 인사동 골목길에 나란히 선 흉진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된다. 책방을 잃고 엄마를 잃고 몸을 잃어도 밤은 찾아오고 밤이라면 명작을 쓸 수 있다. 막막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밤이 긴 이 겨울 읽기 좋은 시집이다.
- 편집 주간회의

데이비드 헤즈먼드핼시 (지은이), 최유준 (옮긴이) | 오월의봄 | 2024년 12월

"음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

12월의 주말들, 칼바람 부는 광장에 울려 퍼지는 여러 음악을 들으며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느낀 많은 이들이 이런 질문을 품었을 것이다. 음악이란 뭘까. 음악은 우리를 데리고 무엇을 하는 걸까. 그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아니지만 포괄적인 답변을 줄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책은 우리 삶의 사적인 층위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층위에서 음악이 무슨 일을 하는지 분석한다. 느낌, 사랑, 성, 사교성, 연대감, 공동체성의 주제로 음악이 해온 일과 음악의 잠재력을 파헤치는데, 저자는 '비판적 변호'로서의 분석을 강조한다. 이 책이 음악에 대한 낭만적 찬양에 그치지 않고 음악이 가진 기능의 부정적 작용까지도 관찰하고 지적함으로써 연구적 완성도를 가진다는 말이다. 그는 일상과 공공의 영역에서 음악이 정치, 사회적 배경과 엮이며 무엇을 해내거나 저지르는지, 또는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인류학, 정치학, 사회학, 철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를 통해 책은 음악의 사회적 가치를 증언함으로써 평가절하적 통념에 완강히 저항한다. 말랑하게 읽히진 않지만, 음악의 기능에 대해 폭넓고 흥미로운 논의를 펼치는 의미 있는 책이다.
- 편집 주간회의

전지영 (지은이) | 창비 | 2024년 12월

"여기선 눈에 보이는 건 답이 아니야 "

누수는 불행처럼 슬그머니 찾아왔다. 나무 천장 오목한 틈에 고여있던 물이 이윽고 뚝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습기가 책장을 습격해 낡고 소중한 책의 삼면에 퍼렇게 곰팡이를 피웠을 때. 진작 알아챘어야 한다고 후회해봤자 이미 사건은 벌어진 뒤다. 2023년 <쥐>, <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 안으로 들이쳤지만>으로 신춘문예 당선, 2024년 <언캐니 밸리>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전지영의 첫 소설집은 이 기척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집을 여는 첫 작품 <말의 눈>은 제주의 타운하우스 지붕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주의 국제학교로 학적을 옮기느라 타운하우스로 '피해자'인 딸 서아와 이주한 '수연'을 '가해자'의 부모 '지희'가 찾아온다. 내 딸이 수치심을 모르는 인간일 수 있다는 가능성, 가해자인 내 딸도 피해자일 수도 있을 가능성을 두고 두 여자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지붕에선 물이 새고 태풍이 오는데 목장에서 방목하는 말의 눈에 인간들이 비친다.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스타일리스트의 등장이다. 12월 내내 한국인의 밤낮을 사로잡은 그 '언캐니'한 불안의 징조를 소설은 미리 감지하고 경고한다. 살갗까지 다가온 불안을 물이 새는 지붕, 해무가 자욱한 바다, 어시장의 냄새, 비 오는 연못, 얼어붙은 언덕길로 비로소 알아채는 순간, 소설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여기서는 말이야. 눈에 보이는 건 답이 아니야." (<쥐>, 63쪽)
- 편집 주간회의

"2025년 제70회 현대문학상 김지연"

2025년이라는 숫자가 책등에 놓인 현대문학상의 70회 수상자가 소개된다.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2024)으로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의 산뜻한 미학을 보여준 김지연의 소설과 <수옥>(2024)으로 슬픔 한 방울의 둥그런 모양을 그려낸 박소란의 시가 수상했다. 소설 부문 수상후보작으로 구병모, 권여선, 송지현, 이주혜, 최진영의 반가운 신작 소설이 함께 실렸다.

김지연의 소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속 주인공 안지는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좋아하는 마음 없이' 이른 결혼을 하고 곧 이혼을 했다. 남편의 불륜 상대였던 여자와 10년도 더 지난 뒤 한 카페에서 마주앉게 된 것은 남편이 사고로 죽은 후 아들과 보험금의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통속적이고 구질구질한 상황을 김지연의 소설은 진짜 삶을 대하듯 힐끗 바라본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해괴한 에피소드 몇 개면 삶을 다른 풍경으로 바라볼 수 있다.

2024년의 독자들이 힘든 한 해를 보낸 것처럼 소설 속 인물들도 노화와 돌봄과 애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갑자기 '그걸' 하지 않는 엄마와 산부인과에 동행하게 된 딸의 이야기인 구병모의 <엄마의 완성>을 읽을 때는 문장의 리듬감과 함께 들썩였고 돌봄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하찮게 대하는 권여선의 <헛 꽃>을 읽을 때는 인물의 가차없음에 얼굴을 찡그렸다. 송지현의 <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속, 딸과 연인을 잃고 상실을 나누기 위해 모인 인물들은 기어이 학교 운동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장면의 실없음이 특히 좋았다. 나는 살아보겠다고 뭐라도 하는 사람들을, 지금 이 삶을 좋아하고 마는 사람들을, 혹은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삶 쪽으로 기울어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소설들이 해답의 일부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편집 주간회의

노을커피(신은정) (지은이) | 북라이프 | 2024년 12월
사교육을 이기는 최상위권 아이는 어떻게 공부할까? 입시 성공기와 유명 학군지 공부법은 사방에 넘쳐난다. 중요한 건 우리 아이가 실천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사교육 없이 명문대 가는 집공부 전략》은 유튜브 ‘노을커피의 교육·입시tv’를 운영하는 입시 고수맘이 쓴 책이다. 저자는 초중고 12년간 두 아이를 집에서 직접 공부시켜 비학군지 일반고에서 명문대를 보냈다. 책에서 저자는 두 아이와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차곡차곡 쌓아온 실전에 강한 집공부 방법과 입시 전략을 모조리 공개한다. 초중등 선행·현행 학습, 국영수과 공부 루틴, 1등급으로 도약하는 교재까지 최상위권을 놓친 적 없는 아이들의 집공부 비법을 비롯해 초등학교 때 아이 공부 습관을 어떻게 만드는지, 중고등학교 성적 기복 없이 상위권 성적을 어떻게 꽉 잡는지 등 상세하게 담았다.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 상관없이 전국 모든 학부모가 지금 바로 아이와 실천할 수 있는 집공부 전략들이다. 더불어 선배맘으로서 앞으로 수없이 흔들리고 무너질 후배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따뜻하고 따끔한 조언을 칼럼으로 엮었다. 아이 교육과 입시에 지친 엄마들에게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 (지은이), 최현성 (옮긴이)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12월
존 크럼볼츠(John Krumboltz)와 라이언 바비노(Ryan Babineaux)가 공동 저술한 자기계발서로, 빠른 시도와 실패를 촉구하는 책이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즉각 실행 가능한 ‘작은 행동 중심’을 다룬다. <뉴욕타임스>는 ‘실패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게 된다’는 점을 꼬집어 ‘200페이지 분량의 비타민 B-12 주사와 같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본문 여러 곳에서 큰 목표 설정이 짓누를 듯한 압박감과 중압감을 만들며 중도 포기와 실행 자체를 가로막고 억압적인 ‘부담감’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특정한다. 책은 어떤 도전, 어떤 목표, 삶의 즐거움뿐 아니라 작은 취미나 다이어트라도, 하고 싶거나 하면 좋을, 그것이 무엇이든 - 독자를 향해 ‘지금 즉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무언인가?’를 집요하게 질문한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20년간 진행된 ‘인생 성장 프로젝트’ 연구 결과로 일반 대중과 사회 여러 계층, 나이와 성별이 다른 수만 명의 사례와 타 대학의 연대 실험과 결과가 설득력 있게 활용되었다. 국내 출간에 앞서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독자 평가에서 100명 기준 92명이 평점 9.8점을 부여했으며, 그중 임의 가공되지 않은 순수 평가 50개를 본문에 담아 책으로 엮었다.
윤정구 (지은이) | 잉걸북스 | 2024년 12월
‘급진 거북이’는 근원적 변화에 대한 믿음과 변화를 실현하는 전략을 구비하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은 진성리더(Authentic Leader)의 변화전략인 급진 거북이(Radical Tortoise/Tempered Radical)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진성리더란 공유된 존재목적에 대한 진실성으로 구성원과 자신을 임파워먼트시키고 실제로 구성원과 협업으로 존재목적을 실현해서 근원적 변화를 만드는 리더다. 리더십의 스타일과 스킬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스타일과 스킬을 동원해 약속한 변화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진성리더가 아니다. 진성리더는 근원적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급진 거북이라는 전략을 쓴다. 급진 거북이는 공유된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과 신조에서는 기회비용을 계산하지 않고 과격한 헌신을 보인다. 반면, 반복된 과제를 통해 변화를 실현하는 방식은 지금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가진 것만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울타리를 정해 놓고 이 울타리 안에서 거북이처럼 사부작사부작 우보천리(牛步千里)하는 방식으로 성공 사례를 만든다. 성공 사례를 엮어 시스템 운동장을 만들고 점점 울타리를 넓히는 전략이다. 이 책에서는 급진 거북이의 4가지 미시적 전략과 4가지 거시적 전략의 수많은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미시적 전략은 변화 시작을 위한 초깃값을 만들어내는 쇄빙선(碎氷船/icebreaker) 전략이다. 거시적 전략은 변화 프로젝트의 반복을 통해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었을 때 이 차이를 굳히고 변화를 마무리하는 전략이다. 책의 인세는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회장 이창준)의 사업을 위해 사용된다. 학회는 더 높은 곳에 세워진 더 평평한 운동장을 후세에게 남겨준다는 천의 고원이라는 미션 사업을 위해 "인간개발(Human Development)", "조직개발(Organizational Development)", "사회개발(Social Development)"을 연구하고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학회는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 진성리더를 개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지난 10년간 무료로 진행해왔다.
매트 헤이그 (지은이), 노진선 (옮긴이)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4년 만의 신작"

우주에서 가장 지루한 삶을 사는 할머니가 있었다. 은퇴한 수학 교사인 그레이스의 올해 나이는 72세. 그레이스는 병원에 가거나, 기증받은 물건을 판매하는 중고품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먼저 떠난 아이와 남편이 잠들어 있는 묘지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정원은 가꾸지 않은 지 오래되어 잡초가 무성하고, 필요한 물건은 매주 배달 주문으로 해결했다. 그렇게 모든 감정을 완벽 차단한 채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인 그레이스에게, 40년 전 같이 근무했던 음악 교사 크리스티나가 스페인 이비사섬에 있는 집을 자신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1979년에 예기치 않게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던 것 말고는 아무런 추억도 교류도 없었건만 어찌 된 일일까? 해답을 찾는 수학 교사의 호기심은 일상에 작은 파문을 만들고, 결국 지중해의 섬 이비사로 그녀를 데려간다. 그레이스가 크리스티나의 죽음에 관해 파헤칠수록 모든 의문은 하나의 ‘전설’로 향하는데…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작가 매트 헤이그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소설. 작가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성공 이후 번아웃과 우울증, ADHD 진단 등을 겪으며 글쓰기를 그만두고자 했다. 그런 그에게 영감을 되찾아준 것은 ‘뭔가 다른 일’을 찾아 떠난 스페인 이비사섬이었다. 20년 만에 방문한 이비사는 더 이상 클럽의 성지가 아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해초 군락지가 보존되어 있으며 고유한 전설과 역사가 숨 쉬는 곳이었다. 스스로 “탈바꿈에 가까운 변화”를 경험한 작가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화의 힘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쓰고자 했고, 글쓰기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한 소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이유와 삶의 경이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마법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 편집 주간회의

조문영 (지은이) | 글항아리 | 2024년 12월
어떤 세계들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와 부대끼며 공존한다. 그 부대낌이 불편해 있던 곳을 떠나와도, 그것들은 모습을 바꾸어 끊임없이 재출현한다. 출몰하는 세계는 외면 가능한 타자가 아닌 집단적 삶의 조건이자 현상이 된다. 인류학자에겐 현장이다. 현장에 있기 위해 그는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다, 그 길에서 때로 자기를 마주치고 심문한다. ‘연루됨’은 하필 자기와 맞닿게 된 특정한 세계와 관계 맺는 방편으로서 그에게 체화된다. 복작한 삶의 현장 바깥을 겉돌며 관망하기보다 그 속에 섞여들어 있기. 세계의 모순과 고통을 방관하기보다 공모를 인정하고 연루됨을 자처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그곳에 있기’라는 인류학자의 체험(클리퍼드 기어츠)은 연루되기를 통해 그만의 고유한 경험이자 삶의 일부가 되고, ‘이곳에 돌아와 쓰기’를 가능케 한다. 한국과 중국의 현장에서 물리적·실존적 빈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 조문영은 생활에서 사회적 고통의 얽힘을 발견하고 바로 그 얽힘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연루의 감각으로 “더 단단한 이해”와 “더 책임 있는 비판”을 시도한다. 『연루됨: 인류학자의 세상 읽기』는 그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이러한 관점에서 골라 엮은 책이다.
스콧 영 (지은이), 정지현 (옮긴이)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2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울트라러닝, 세계 0.1%가 지식을 얻는 비밀》의 저자 스콧 영이 5년 만에 새로운 학습법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1년 만에 MIT 컴퓨터과학 4년 과정을 수료하고 4개 국어를 마스터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법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면, 이 책에서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학습 문화와 시스템을 살펴 무엇이든 빠르게 마스터할 수 있는 핵심 원리를 총망라했다. 《학습의 재발견》에서 저자는 ‘보기(See), 연습하기(Do), 피드백 받기(Feedback)’로 이어지는 3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우고, 스스로 광범위하게 연습하며, 신뢰할 수 있는 피드백을 받을 때 빠른 진전이 이루어진다는 것. 이 중 하나 또는 전부가 억제되면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더 빠르게 배우는 데 도움 되는 패턴을 추출하여 12가지 세부 지침을 제시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의 마음과 뇌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지, 어떻게 동기부여하고 어떻게 보상해야 즐거워하는지 최신 연구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지적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어떤 일을 그저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들보다 더 잘하고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다면 학습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학습의 깊은 원리를 깨치면 누구나 분야를 막론하고 본질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직장인이든,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든, 그저 관심 분야에서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이든, 이 책은 당신이 성공적인 학습을 통해 더 빠르고 압도적인 성취를 이루도록 도와줄 것이다. “학습에 관해 《울트라러닝》을 뛰어넘는 좋은 책!”이라는 박문호 뇌과학 박사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전작에 대한 높은 기대를 단숨에 뛰어넘는 놀라운 후속작이다!
문성실 (지은이) | 레시피팩토리 | 2024년 12월
17만여 명의 블로그 이웃, 28만여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소통하는 20년 차 푸드 인플루언서인 저자는 흔한 재료, 간단한 조리법, 밥숟가락 계량으로 누구나 쉽게, 맛있게, 다채롭게 집밥을 만들 수 있게 해주어 '집밥 연구가'로 불린다. 어떤 요리라도 척척 만들지만, 저자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 실제 팔로워들에게 가장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레시피도 반찬이고, 지금껏 지인이나 가족에게 가장 자주 듣고 있는 이야기도 반찬가게를 열어보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반찬만큼은 꼭 요리책으로 소장하며 매일 따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오랜만에 책을 썼다. 이번 책은 총 3개 챕터로 구성된다. 첫 챕터에서는 저자 인스타그램 최고의 인기 콘텐츠였던, 한 번에 5가지 반찬을 만들어 일주일간 먹는 '가성비 반찬 세트'를 소개했다. 총 8세트, 40여 개의 반찬은 일 년 내내 구할 수 있는 만만한 재료와 양념으로 만든 것들이다. 또한 5가지 반찬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장보기와 조리 계획표도 있어 요리 왕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다음 챕터에서는 집에 늘 있는 6가지 쟁여템 재료(달걀, 참치, 두부, 어묵, 햄, 게맛살)를 활용한 한 끗 다른 맛의 반찬을 소개했다. 두부구이를 강정 양념에 버무리고, 달걀프라이를 케첩 양념에 조리고, 참치와 스팸으로 밥도둑 비빔장을 만드는 등 문성실만의 신박한 아이디어 반찬들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특별한 날이나 손님이 오셨을 때 폼 나게 차려내는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일품 반찬을 소개했다. 재료비도, 조리시간도 투자가 조금 필요하지만 모두가 ‘엄지 척’할 수 있는 결코 실패 없는 맛의 푸짐한 반찬을 만들게 될 것이다.
테스 게리첸 (지은이), 박지민 (옮긴이)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전직 CIA 요원 매기 버드는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임무를 뒤로 하고 메인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닭 농장을 운영하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날 그녀의 집 앞에 시체 한 구가 놓여지고, 이것은 그녀를 잊지 않고 있는 전적들로부터 온 메시지라는 것을 깨닫는다. 은퇴한 그녀의 옛 동료들과 ‘마티니 클럽’을 결성하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그들의 기술로 이 사건을 파헤쳐나간다. 그녀를 괴롭히던 과거의 유령들이 돌아왔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매기는 과연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테스 게리첸은 타고난 스토리텔러로서 메인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영리하고도 몰입도 높은 소설을 선보였다. 작가는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의사 생활을 하던 중, 출산 휴가 동안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가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게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의사 출신답게 메디컬 스릴러를 주로 집필했으며, TV 시리즈로 유명한 「리졸리 & 아일스」는 그녀를 메디컬 서스펜스의 여왕으로 불리게 했다. 게리첸은 지극히 평범한 은퇴자로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전직 요원에게 어느날 묻어두었던 과거가 되살아나고, 다시는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예전 재능들을 다시 불러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는 은퇴한 스파이의 이야기 『스파이 코스트』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고 있다.
상드린 데통브 (지은이), 김희진 (옮긴이)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하는 스토리텔러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작가 상드린 데통브. 그가 처음으로 한국 독자를 만난다. 이번에 번역 출간되는 소설 『범죄 청소부 마담 B』는 독특한 설정, 치밀하고도 빈틈없는 전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 긴장감으로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았다. 출간 직후 유수의 문학상에 이름을 올렸고,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속한 작가 그룹과 독자, 서점의 추천을 받으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주인공은 범죄 청소부 블랑슈 바르자크이다. 범죄자들의 의뢰를 받아 혈흔부터 시체까지 완벽히 청소한다. 지난 15년간 실수 한번 없이 완벽하게 작업했지만, 어느 날 범죄 현장에서 의문의 물건 하나를 발견하면서 그녀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20년 전 자살한 엄마가 남긴 단 하나의 유품이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누구에게나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다. 하지만 지운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 아니 정말 과거를 지우는 게 가능할까? 범죄 현장을 말끔히 청소하던 마담 B조차 자신의 과거는 끝내 지우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과거를 마주해야 할까. 작가 상드린 데통브는 이 소설을 통해 장르적 재미를 넘어, 지우고 싶으나 지울 수 없는 과거를 가진 우리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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