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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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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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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독일 이민을 택했다. 십여 년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4년을 지내고 한 결정이었다. 8년 가까이 독일 생활을 했던 나에게 이번 이민은 두 번째 독일 생활이다. 얼마 전 한 잡지사 인터뷰에서 기자는 물었다. ‘두 번째 해외 생활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 질문을 받고선, 나는 바로 아이를 떠올렸다. 두 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 해외 생활이 맞지 않을까. 세 살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로서 선택한 첫 독일 생활. 남편과 독일 이민을 결정했을 때,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 부부의 옛 경험 때문이었다. 해봤으니깐. 기차 안이었다. 강의 들으러 가는 기차 안에서 황다경 작가의 원고를 받았다. 그날 하노버행 세 번째 기차 칸에서 웃고 우는 살짝 이상한 검은 머리의 외국인이 있었다면, 바로 나다. 읽는 내내 그 시간 한국에서 자고 있을 작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 한마디만 하고 끊어야지. ‘작가님, 우리가 처음이라서 그래요.’ 전화를 걸 순 없었다. 아이를 애써 재우고 겨우 잠들었을 워킹맘의 모습을 알기에. 아이와 처음 독일에서 살아보니, 매일 울 날만 있다. 아침마다 독일유치원 앞에서 아이가 울고, 돌아서서 나도 운다.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건 없고 어렵고 해결하기 벅찬 일들만 있다. 옛 경험들은 오히려 독이다. 자신만만한 마음이 오만하게 느껴진다. 이미 독일살이 경험이 있으니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이민을 쉬이 선택했던 과거의 나를 수없이 원망해 왔다. 또 잠든 아이 옆에서 수많은 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다 <우리는 3인 4각으로 걷는다>를 읽으면서, 나에게도 말하고 싶어졌다. 그래, 우린 다 처음이니깐. 공출판사에서 ‘누군가의 첫 책’ 시리즈로 황다경 작가가 첫 책을 냈다. 엄마가 처음인 그가 써 내려간 이야기는 저마다의 처음처럼 풋풋하고 아슬아슬하며 설렌다. 처음이라 실수하고 먼 길로 돌아갈지라도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3인 4각으로 걷는다. 우리는 한 팀이다.’ 우리 처음은 늘 그렇듯 저마다 닮고 달라서 응원이 되기도 한다. 엄마의 첫 고군분투 글을 써낸 황다경 작가의 첫 독자가 되어 기쁘다. 이 첫 책이 첫 독자들을 만나서 응원받길 바라본다. 분명 당신들도 말하고 싶을 거다. 작가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우리가 처음이라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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