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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소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1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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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나만의 미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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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를 읽는 내내 미간에 잔뜩 힘을 주게 되었다. 도무지 아름답지 않아서. 시인이 그려낸 풍경이 너무 캄캄하고 너절해서. 이래도 되나? 이렇게 발가벗어도? “공공 근로 나가는 어머니”(「아침 드라마」)와 “구멍 난 양말을 벗어 뒤꿈치에 박인 각질을 도려내”는 아버지(「4B」), “막일을 마치고 온” 아버지를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나’(「서향」). “쏟아진 수면제”나 “비문 가득한 유서” 같은 것(「하트세이버」)이 곳곳에 득시글한데……. 이 곁에서 시인은 “울면서 살려 달라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비굴하게 설치다가 부러진 의자처럼 옆으로 쓰러”지기 일쑤지만(「단 하나의 의자」). 그런 그가 나는 좋았다. “이 도시의 잉걸불을 아름다운 점묘화라” 말하지 않아서(「남문사거리」). “쪽팔린 줄”(「문경수」) 모르고 삶의 치부로 내달릴 줄 알아서. 기꺼이 엎어질 줄 알아서. 그러다가도 “몽동발이가 된 어머니의 지팡이를 짚고”(「올레길」) 일어설 줄 알아서. 예리한 시선을, 악착한 생활의 자세를 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따금 “벼린 칼로 길목을 썰”며(「승희미용실」)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남다른 결기 또한. 시는, 좋은 시는 저마다 날카로운 어떤 것을 쥐고 있다고 믿는다. 문경수의 시에서 그런 칼을 감지하게 되는 것은 단지 처절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죽어가는 새를 품에 안고 달리며 “살릴 수 있어” 되뇌면서도 이런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나 정도면 나 정도 쓰면” 자문하는 일. “잘 살고 있는 거 맞죠?” 시시로 묻고 “병든 개처럼” 울부짖는 일(「카운트다운」). 스스로를 정직하게 대면하는 자 특유의 회의가 이토록 선연한 때문. “못난 마음”을 뉘우치기 위해 시인은 자신의 가슴을 다름 아닌 “쇠갈고리에 걸”쳐 둔다(「네 멋대로 써라」). 시가, 몸에 새긴 칼자국이 기어코 “빛의 일렁임”(「올레길」)을 드리울 줄을 아는 것이다.
2.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일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 “옳고 바르고 정의로운 인간이 아니라, 실패하고 어긋나고 부서진 인간”으로서. 입이 아니라 몸으로 말해 낼 진실을 위해 오늘도 다만 삶을 쓰고, 읽고, 고칠 뿐. 되풀이할 뿐. “되풀이하는 것만이 살아 있다”라고 가까스로 힘주어 이야기하기까지 한 작가가 진지하게 치러 낸 내적 분투는 더없이 숭고한 것이었다.
3.
김명순,이라는 이름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더 한참 전의 일입니다. 여러 해 전 우연한 계기로 근대 여성 시인들의 대표작들을 한데 모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많은 시편들 가운데 유독 그의 시를 반복해서 읽게 되었어요. 너무 깊었다고 할까, 짙었다고 할까. “나는 세상에 다신 안 오리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작별합시다”(「유언」) 같은 선득한 목소리 앞에서는 누구라도 일렁이는 마음을 누를 도리가 없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제대로 읽어야지, 공부해봐야지, 막연한 결심을 구실로 가까스로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러면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함께도 읽고, 혼자서도 읽는 동안 제 뇌리는 온통 김명순이었어요. 그즈음 문학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저는 습관처럼 김명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를 아느냐고. 읽어본 적이 있느냐고.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김명순? 그게 누구지?” 하는 것이지요. 그 난감한 표정을 대하자면 괜히 서운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알긴 알지. 근데 지금 와서 웬 김명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이 또한 서운해지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좋은 글은 언제 어디서나 읽혀야 마땅한 것일 텐데요. 그렇지만 에세이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저 또한 속으로 되풀이해 물었던 게 사실입니다. 왜 김명순인가? 그러나 이는 ‘지금 왜 김명순인가?’ 하는 질문보다 ‘나는 왜 김명순인가?’ 하는 질문에 가까운 것이었어요. 전자는 그의 작품을 얼마간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누구라도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의문이라 확신했으니까요. ‘지금 왜’는 곧 ‘지금도 반드시’로 바뀔 것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1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6,300 보러 가기
이토록 순하고 다정한 슬픔이라니. 그는 “돌멩이가 되어” 꿈을 꾸는 사람. “돌멩이는 돌멩이의 세상에서” 기꺼이 “살아” 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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