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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성모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12월 <기억, 시>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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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31일 출고 
참 오래되었다. 대학 글터 동아리 지도교수로 현수 군을 만났다. 서슬서글한 문체답게 시원스러운 성정을 지녔다. “자네는 소설가가 딱이야”라는 한마디로 대학 전공을 바꾸는 전과자로 만들었다. 소설은 타락과 단절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거라서 삶의 지옥도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그는 으레 그렇듯 싱긋 웃음을 날렸다. 눈과 입이 먼저 웃는 게 탈이었다. 착한 심성으로 꽤 오랜 시간 견뎌내었다. 악덕이 세상 사는 법이며 탐욕이 자본주의의 번영을 이끈다는 틈에 끼어 오가지 못하거나 잠식되는 인간, 그 아포리아의 세계를 천착하였다. 죽음에 맞선 투병의 심리적 정황을 찬찬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필력이 맵차다(「중첩」). 탄탄한 서사와 필력 강정으로 작가의 세계관에 입각한 인간 군상과 세계상을 그려내었다. 진흙탕에서 질척거리는 신세로 전락할 내부 고발자의 말로를 알면서도 부정의 거대 담합 청부 카르텔에 맞서는 윤 과장(「대리인」). 거짓이 거짓을 증식하는 세계에 내던져진 인간(「팝업창」). 기억에서 지워진 단절과 고독 혹은 기나긴 방황(「기억의 침몰」). 몰상식이 상식을 지배하고 잠식하는 세계(「상식적인, 너무나 상식적인」). 사내는 가능하고 아녀자는 불가능한 세계에 맞선 당당함(「덕봉, 송종개」). 거짓을 참으로, 참을 거짓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버리는 세계(「딥페이크」)에 내던져진 이른바 실존적 인간들이다. 손창섭의 1955년 작 「미해결의 장」이 분열된 주체로서 무능한 인간상을 보여 준다면, 노현수의 소설은 ‘나 안의 지옥’에서 무력하기 짝이 없는 인간상과 미궁의 세계상을 그려내고 있다. 세상살이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나 관점에서 새로이 탐구하는 출발점을 제시하는 아포리아의 정점에 노현수의 첫 소설집이 있다. 첫발을 내딛는 이 순간이 참 오래된 미래가 되기를 기원한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30일 출고 
참 오래되었다. 대학 글터 동아리 지도교수로 현수 군을 만났다. 서슬서글한 문체답게 시원스러운 성정을 지녔다. “자네는 소설가가 딱이야”라는 한마디로 대학 전공을 바꾸는 전과자로 만들었다. 소설은 타락과 단절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거라서 삶의 지옥도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그는 으레 그렇듯 싱긋 웃음을 날렸다. 눈과 입이 먼저 웃는 게 탈이었다. 착한 심성으로 꽤 오랜 시간 견뎌내었다. 악덕이 세상 사는 법이며 탐욕이 자본주의의 번영을 이끈다는 틈에 끼어 오가지 못하거나 잠식되는 인간, 그 아포리아의 세계를 천착하였다. 죽음에 맞선 투병의 심리적 정황을 찬찬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필력이 맵차다(「중첩」). 탄탄한 서사와 필력 강정으로 작가의 세계관에 입각한 인간 군상과 세계상을 그려내었다. 진흙탕에서 질척거리는 신세로 전락할 내부 고발자의 말로를 알면서도 부정의 거대 담합 청부 카르텔에 맞서는 윤 과장(「대리인」). 거짓이 거짓을 증식하는 세계에 내던져진 인간(「팝업창」). 기억에서 지워진 단절과 고독 혹은 기나긴 방황(「기억의 침몰」). 몰상식이 상식을 지배하고 잠식하는 세계(「상식적인, 너무나 상식적인」). 사내는 가능하고 아녀자는 불가능한 세계에 맞선 당당함(「덕봉, 송종개」). 거짓을 참으로, 참을 거짓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버리는 세계(「딥페이크」)에 내던져진 이른바 실존적 인간들이다. 손창섭의 1955년 작 「미해결의 장」이 분열된 주체로서 무능한 인간상을 보여 준다면, 노현수의 소설은 ‘나 안의 지옥’에서 무력하기 짝이 없는 인간상과 미궁의 세계상을 그려내고 있다. 세상살이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나 관점에서 새로이 탐구하는 출발점을 제시하는 아포리아의 정점에 노현수의 첫 소설집이 있다. 첫발을 내딛는 이 순간이 참 오래된 미래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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