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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국내저자 >
소설
이름:
이시백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 대한민국 경기도 여주
기타: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최근작
2023년 12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꿈결에도 스미는 그리운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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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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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 어때서
황선만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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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만 소설가의 첫 소설집 『내가 뭐 어때서』는 달항아리를 닮았다. 열 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에는 우리가 주변에서 일별하는 일상들을 꼼꼼히 챙겨 담백한 문장으로 빚어내고 있다. 기발하거나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일관된 호흡으로 담아내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준법정신」에서 「인형 뽑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과 군상들이 일궈내는 이야기들의 풍경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속되고, 천박하며, 야비하고, 비정하여 자칫 천잡하기 쉬운 세태의 풍경들을 부양한 힘은 어디에 있을까. 현실감 있는 묘사와 인물의 속성을 파악하는 안목도 한몫했지만, 잔잔한 어조의 이면에 잠복한 풍자의 예각에 주목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작가 자신을 향하게 될 그 예리한 풍자의 칼날을 벼르며 장차 이어 나갈 소설의 항행이 기다려진다. 변질되고, 오염되며, 갈등하는 세태 속에서 고심하고, 때로는 체념하려는 인물들을 추슬러 좀 더 낯설고 파격적인 이야기의 파고 속으로 즐거이 뛰어들기를 기대하며, 황선만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 세태의 닻이 아니라 돛이 되기를 바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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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가의 돌멩이였을 때
ㅣ
b판시선 61
허완
(지은이) |
비(도서출판b)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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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완 시인에게서는 밤에 겨운 이슬이 고인 돌샘에 얼굴을 씻는 아침 냄새가 난다. 때로 북방의 산등성에 혼자 삭풍을 견디는 갈매나무를 닮은 눈빛도 보이고, 그 손을 마주 잡으면 봄꽃을 움트게 할 온기가 닿아오기도 한다. 고적하나 쓸쓸하지 않으며, 맑으나 차갑지 않으니 시들도 그 주인을 닮았다. 시편마다 시인이 매만졌을 시어들이 지나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허투루 흘러넘치지 않으며, 모자람도 없이 손에 잘 맞는 언어들에 손을 맞춘 느낌이다. 허완 시인은 세계와 하늘 사이에 놓인 언어들이 오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시선은 때로 ‘당골 뒤쪽으로 난 좁은 흙 비탈길’이며, ‘지워지지 않은 마을의 고샅길 에움길’로 향하기도 하는데, 그의 시선은 그 길에서 만나는 외로운 존재들에 대한 애틋한 동행으로 이어진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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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삭산뜰
- 그 길을 걷지 못한다
ㅣ
어쩌다 시리즈 1
이문복
(지은이) |
작은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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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알프스의 하이디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소로의 삶에 취하여 시인이 찾아든 삭산뜰은 호젓하다. 세월이 그 풍경들을 지우기 전에, 시인이 촘촘히 새겨둔 글들은 ‘달밤에 무르익는 앵두’만큼 고즈넉하다. 한밤중에 문득 깨어 호수의 숨소리를 듣는 귀는 어떠할까.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달밤을 거스르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는 눈은 얼마나 고요할까. 개복숭아와 겨울이면 삭정이 떨며 울던 고욤나무처럼 야생의 삶들이 외제차에 실려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은 또 얼마나 서늘할까. 그러나 시인은 이 모든 것들을 견디고 지켜보며 늙어가리라. 삭산뜰의 사계보다 그것을 지켜보며 늙어가기로 한 시인의 눈길이 더 그윽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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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김우종 - 부북기赴北記
박인
(지은이) |
북치는소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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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년 동안 떠돌던 포수인지, 이야기꾼인지 모를 이에게 취하다
요즘 소설들이 섬약하다는 말들이 많던 터에 모처럼 호방한 이야기를 만났다. 조선 후기 삼백예순일곱 해를 넘게 살았다는 김우종의 뜬 이야기에 피가 돌고 후끈한 숨소리가 느껴지기까지 작가가 쏟은 노력이 갈피마다 오롯이 느껴진다. 포수 김우종을 호명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의 말투와 행색을 살려내야 하고, 산으로 밀려난 포수들의 삶과 화살이 도고자에 스치며 내는 소리까지 재현하는 것은 오로지 그 시대로 돌아가 김우종이 되어야만 가능할 일이다. 수백 년 전 사건들을 이야기로 되살리는 일은 아득하기만 하여 내로라하는 이야기꾼들도 덥석 달려들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홀리고 푹 빠져서 아득한 인물들을 뒤집어써야 할 일이다. 과연 박인의 소설을 읽노라면 북방의 눈발 날리는 하늘을 찢는 화살 소리가 들리고, 세 걸음마다 총을 놓았다는 포수들에게서 풍기는 화약 냄새가 코에 닿아 온다.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과 치밀하고 생생한 묘사들에 탄복하면서도 자칫 작가가 함길도로 돌아가 다시 삼백예순일곱 해를 이어나가겠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 마저 든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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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유용주
(지은이) |
비(도서출판b)
| 2020년 11월
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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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주의 소설을 읽으며, 자꾸 유용주가 보여 웃음이 스미어 나왔다. 수필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만큼 그의 목소리가 흥건히 배어 있는 ‘이야기’들은 과연 유용주다웠다. 그는 ‘쓸데없이’ 화를 내고 싸우는 사람이다. 이태리 대리석처럼 맨들거리는 세상에서 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푸석돌 같다. 화가 나서 집어던져도 푸스스 부서져 버리는 돌은 얼마나 ‘쓸데없는’ 분노인가. 영리하기 그지없는 세상에서 ‘쓸데없다’는 말처럼 순정한 것이 있을까. ‘나뭇잎보다 미세하게 날개를 떨며 우는 매미소리에도 짖는’ 개의 주인과 싸우고, ‘숨이 안 넘어간 토끼를 불에 그슬리는’ 노인에게 ‘죽여 버리겠다고 고함을 지르는’ 그의 분노는 쓸데없이 순정하다. 어느새 순정이 죄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그가 그려낸 인물들은 만나면 아웅다웅 다투고, 싸가지 없고, 추접스러워도 며칠 보지 않으면 그리워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웃의 얼굴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우리 삶의 방식이며, 소설의 본분이기도 하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아직 유용주표 소설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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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에 기대다
ㅣ
반걸음 시인선 3
정우영
(지은이) |
반걸음
| 2018년 8월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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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의 시에 담겨 있는 ‘다리가 부러진 안경’으로 보이는 풍경들과, 아득한 고향의 개울 물소리가 여상하지 않다. 그것은 세월만큼 깊어진 공력의 소산이기도 하겠지만, 사물에 대한 연민과, 삶을 바라보는 시인의 애틋한 눈길인 듯도 하다. 어느덧, ‘잠깐 졸다 눈뜨니 그늘이 한 가득 슬어’ 있고, 푸른 몸으로 오시는 이도 보이고, 차츰차츰 두려워지기도 하고, 눈에서 동백이 터질지라도, 아직도 우리는 달래강 뒤편을 걷고 있으니, 시인이여 고향의 물소리만큼 안녕하시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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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휴식
ㅣ
푸른사상 산문선 18
임성용
(지은이) |
푸른사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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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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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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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용 시인이 ‘10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는 타고난 재담꾼은 아니다. 재담은 그의 내밀한 속살을 덮는 ‘겉치레’에 가깝다. 작가의 글에 슬쩍 흘린 ‘나는 겉치레로 살았다’란 대목에 유의하라. ‘10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그는 태생적으로 순정하고 뜨거운 사람이다. 내린천의 찬물에서만 산다는 열목어처럼 그는 남들이 대충 넘기고 말 일에도 눈이 붉어진다. 노상 붉은 눈으로 펄펄 뛰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늘이 그에게 재담이라는 훌륭한 ‘겉치레’를 내어주셨다. 육두문자와 쌍시옷이 범람하는 이번 산문집은 두엄 냄새가 진동한다. 오줌 냄새가 지린 고시원이며, 술 냄새를 풍기며 주사를 벌이는 이웃이며, 기름 냄새에 찌든 화물 트럭들을 질펀하고 걸쭉한 입담으로 주섬주섬 쌓아올렸다. 그러나 그 냄새 나는 두엄더미 속에 숨겨진 봄의 찬란한 씨앗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그가 쌓아 올린 두엄더미에 입을 맞추고 싶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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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중심
ㅣ
삶창시선 47
정세훈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6년 11월
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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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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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춥고, 그늘지고, 아픈 곳에서 만났다. 가깝지 않은 김포에서 달려와 그런 자리를 지키는 정세훈 시인에게선 겨울나무 냄새가 났다. 언 땅에 뿌리를 박고, 비로소 드러나는 나목의 견정함이야말로 만화방창의 꽃나무보다 아름답다. “따뜻한 곳에서만 피어난다면/ 봄꽃이 아니”며, 몸의 중심은 뇌도, 폐도, 심장도 아닌 “아픈 곳!”이라는 시인의 시편들은 북풍한설이 빚어낸 상고대이다. 혹한 속에서 더욱 옹골지고, 단단해져 “결단코/ 베어버릴 수/ 없는/ 역사”의 나이테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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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가슴에 바람이 분다
- 조재도 여행시화집
조재도
(지은이) |
작은숲
| 2016년 5월
13,000
원 →
11,7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650
원
세일즈포인트 :
15
지금
택배
로 주문하면
3월 21일 출고
지역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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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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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아무 것도 없는 고비에서 시인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낮이면 한증막 같은 게르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가 싶어 들여다보면 우화(羽化)한 선인처럼 정신만이 가지런히 남아 있었다. 다행히 날이 저물면 별처럼 나타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의 천공을 어슬렁거렸다. 그는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를 아무 것도 없는 고비에서 실천했다. 여기 실린 시편들은 그렇게 행한 무위에서 터져 나온 것들이다. 그런 시인이 강신하듯이 쏟아놓은 시들을 읽으며, 비로소 <시인 + 고비 =>의 오묘한 등식과 대면하게 되었다. 묵언과 무위로 시인이 만난 것은 <바람에 실려 가고, 점이 되고, 무가 되고, 바람마저 없어지는> 고비의 경계였음을 가늠하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고비가 되어 갔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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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도화시선 1
김이하
(지은이) |
도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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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하 시인이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찬바람 도는 집회 현장에서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그를 볼 때마다 어떻게 먹고 사는지 적이 걱정되었다. 이제 그의 시편들을 읽으며, 비로소 그 의문이 풀렸다. 거미줄보다 연약한 ‘남의 집 한 칸’을 빌어 살면서도 옹색하지 않아 보인 그의 힘은 그리움이었다. 그는 섬진강의 송사리와 종개와 멍든 볼따구를 지닌 꺽지를 먹고 살아온 것이다. ‘아직도 낡은 소라껍데기 속에 웅크린’ 그가 그리 의연할 수 있었던 연유는 그가 담장을 넘는 능소화와 돌나물비빔밥과 ‘마을 어귀 느티나무 숲보다 깊어’ 가는 어머니의 눈그늘이 끓여 놓은 토란국을 먹고살기 때문이다. 그건 순전한 그리움의 힘이며, ‘가난하고 높고 외롭고 쓸쓸한’ 운명을 올곧게 지켜나가는 시인의 슬픈 덕목이기도 하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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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넌 어떻게 살래?
최용탁
(지은이) |
녹색평론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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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강아지처럼 밭에 엎드려 지낸 사람이라면 주경야독이란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 것이다. 최용탁은 충주에서 사과를 기르며 글을 쓴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경지를 삶과 글로 온전히 담아내어왔다. 그의 산문집에는 그저 사과 꽃 필 무렵에 술병이나 꿰차고 내어놓는 영탄조로는 다다를 수 없는 ‘깔’과 ‘맛’이 배어 있다. 동학혁명부터 어린 아들의 앞날에 이르기까지 시절을 아파하는 고민의 과육들은 순정하고 통렬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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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보 선생입니다
- 교육 불가능의 시대, 바보가 아니면 하지 못할 선생 노릇
ㅣ
함께 걷는 교육
박일환
(지은이) |
우리학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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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환은 시를 쓰는 선생님이다. 사전도 엮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여러 책들을 펴낼 만큼 재주 많은 이가 “그게 무슨 개소리예요?”라고 묻는 아이들곁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그 의문이 깊은 감동과 함께 풀려 나간다. 결코 천사가 아닌 아이들과, 결코 낙원이 아닌 학교의 풍경들을 언 땅의 꽃씨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록한 선생님의 순정한 기다림이 갈피마다 오롯이 새겨져 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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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ㅣ
작은숲 청소년 10
강물
(지은이) |
작은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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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욕망의 인큐베이터에서 양육되는 청소년이라는 괴물의 탄생을 그려냈다
분열되고 억압받고 도착되고 일그러진 욕망의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는 청소년들은 지금 괴물로 태어나기 위해 양육되는 형국이다. 단순히 통과의례라고 말하기 어려운 그 신산스럽고 고통스러운 삶에 주목해 보면 이 사회는 괴물의 숙주이고, 그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괴물들이 탄생한다. 학교 안팎에서 서성이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표정, 체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강물의 소설들은 일탈의 표지 저 안쪽에 있는 아이들 내면의 신음 소리와 고통을, 그들이 토해 놓는 거칠고 아픈 몸짓을 정직하게 응시하지만 섣부른 잔소리도, 역성도 없다. 아이들이 어떻게 불행을 일용할 양식처럼 섭취하고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는지를 때로 거칠게, 때로 섬세하게, 때로 진지하게, 때로 안타깝게 얘기하고 있다. 그 응시와 경청으로부터 아이들의 새로운 영토가 시작된다는 것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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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ㅣ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24
임성용
(지은이) |
실천문학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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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용 시인을 생각할 때마다 손톱 밑의 때가 떠오른다. 온종일 화물차를 몰다가 달려와 밤을 지키던 그의 손톱에는 까만 때가 끼어 있었다. 노동이라는 수식어를 매단 많은 시인들이 철학과 관념 쪽을 기웃거리는 와중에서도, 그는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손톱을 날카롭게 벼려왔다. 『하늘 공장』 이후 그의 시를 기다려온 것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때로는 어두운 저수지에서, 묘혈 같은 고시원 골방에서 그가 마주하던 절망과 위악과 반어와 풍자들로 엮어낸 시가 주는 감동은 견고하고 도저하다. 얼핏 차갑게 들릴 기계의 금속음마저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그의 시가 벌어진 상처 사이로 석류(石榴) 같은 서정의 열매들을 오롯이 품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밤에 뒤울을 서성이던 시퍼런 달빛 같기도 하고, 대밭에서 울던 서늘한 바람 같기도 한 그의 시에서는 그가 두고 온 남도의 걸쭉한 가락이 구성지게 들려온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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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
ㅣ
작은숲시선 (사십편시선) 13
김영언
(지은이) |
작은숲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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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세월』의 감흥이 아련해질 무렵에 김영언의 시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십여 년만의 일이고, 실로 반가운 일이다. 그의 시에서는 여전히 늙어가는 어머니와 쇠락한 향수가 서늘한 산 그림자처럼 어려 있다. ‘오두막에서 피어 올리는 연기’처럼 아득한 그것들은 때로 600만 화소와 쇼핑카트와 매직스테이션과 부딪치며 생경한 파찰음을 일으키지만, 그런 충돌마저 쓰다듬는 시인의 따스한 눈길은 여전하다. 김영언 시인은 추녀 끝의 고드름을 녹이는 봄볕처럼 따스한 웃음을 지녔다. 세상이 각박하고 소란스러워질수록 그의 따스한 웃음은 빛이 난다. 그것은 고향집 마당을 지키는 오래된 우물처럼 그가 응시한 삶과 세월만큼 맑게 괸 성찰의 깊이이기도 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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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싸움
ㅣ
애지시선 48
박일환
(지은이) |
애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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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모름지기 간첩 난수표처럼 난해해야 하며, 시의 언어들은 충남슈퍼 주인아저씨나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오른 노동자나 영도경찰서 경관들이 쓰는 말과 달리 별쭝맞아야 한다고 여기는 시인들이 있다. 그런 이들이 알아듣지 못할 말로 요란스레 분칠해 놓은 시가 아니라 당대의 현실을 꾸밈없는 언어로 담아낸 시를 만나고 싶다면 박일환의 시집을 펼쳐보기 바란다. 언제나 자신이 부딪치며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빗서거나 물러서지 않고 자신이 바라보고 들은 풍경과 소리들에서 이끌어내는 박일환의 시들은 진실하고 믿음직하다. 오래도록 교유하며 나는 그가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을 하는 걸 듣지 못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시인이다. 용만이 형이 싸온 양말 한 켤레에 감동하는 그의 마음이 세상을 감동시킨다. 박일환의 시야말로 진짜 시라고 나는 믿는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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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읍내
- 제1회 고루살이문학상 수상작
최용탁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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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탁의 『즐거운 읍내』를 읽는 동안 내 마음은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그의 소설이 그려내는 읍내의 모습들은 이미 볼 장 다 보았다는 우리네 농촌이 어떻게 타락해가며, 그곳에 몸담아 살던 농민들이 어떻게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가를 ‘즐겁게’ 보여준다. 그의 고향이 수몰된 뒤에도 그는 여전히 그 어름에 남아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들려주는 농촌의 이야기는 그가 기른 복숭아를 껍질째 먹을 때처럼 들척지근하면서도 목구멍이 꺼끌꺼끌하게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한낱 혀끝으로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겪거나 이름만 대어도 빤히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망가져가는가를 똑바로 지켜보고 쓴 글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요즘 작가들이 밥 먹기보다 잘한다는,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황당한 이야기라면 차라리 내 마음도 즐겁고, 읍내도 즐거웠을 것이다.
18.
스윙바이
유형수
(지은이) |
문학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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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수의 소설은 진중하다. 진중하되 둔하지 않으며, 그 안에 담긴 유려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묵직한 주제의 골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문체와 상상이 교묘하게 빚어낸 이야기들은 읽는 이에게 환상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의 소설이 지닌 환상은 현실을 도외시하거나, 애써 외면하려고 도피한 퇴행적인 것들과는 격이 다르다. 비록 좌절되거나, 상처 받은 것들일지라도 현실을 향한 작가의 애정과 관심이 얼마나 깊고 지대한지를 그의 소설들이 잘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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