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침을 접했을 때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기존에 잘 낫지 않던 환자들이 휙휙 나아가는 것을 보고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마음먹고 제대로 공부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레임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자료가 너무 없고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저 알려주는 대로 놓고, 안 나으면 그만이 아닌가?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2013년으로 해가 막 바뀌었을 무렵 이건목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이건목 교수님은 의학을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제 인생의 스승님이십니다.
병을 알지 못하면 치료를 할 수 없다면서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언어의 장벽에 상관없이 수많은 책과 논문을 스스로 헤쳐나갈 용기를 주셨으며, 그렇게 확실한 앎을 통해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기꺼이 내어주신 수술방에서 만난, 보석과도 같은 수천, 수만의 난치성 척추 환자들..
그들이 나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디스크와 협착증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원가에 나와서는 스승님께 배운 치료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일차의료의 임상에 맞는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야 했습니다. ‘최소자극도침’이라는 용어도 윤상훈 원장과 함께 낮에는 진료하고 틈틈히 함께 연구하며 고안한 상징적인 용어였습니다.
오늘날 도침을 접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시급한 문제는 현재 출판된 도침책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쓸 만한 교재도 없었습니다. 학부에서 도침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책임감이 막중했습니다. 윤상훈 원장과 가야할 곳은 먼데 둘이 하나하나 맞추는 것보다는 방향을 조금 달리하여 쓰는 것으로 했습니다. 도침요법은 그런면에서 더 친절하고 쉬운 책입니다. 제가 고민했던 많은 부분들을 저의 이야기로 정리하고, 도침으로 잘 나을 수 있는 질환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책입니다.
첫 책이라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아무쪼록 여러 원장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