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도, 더 낮은 곳도 없는 곳이 광장이다. 그곳에서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는 역사의 퇴행을 막으려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즐거운 발버둥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니까.
촛불은 광장에서 사람들을 밝혀주고 있다. 아니, 어둠의 그림자 속 우리를 서로 촛불로 밝혀주고 있다. 이제 막 100일이 지난 새봄이도, 엄마 손에 끌려 나온 장난꾸러기 유치원생들도, 벌써 세상의 정의를 알아버린 학생들도, 혈기 왕성한 청년들도, 열정 가득한 예술가들도, 중 장년의 시민들도, 집회를 이끌어가는 촛불행동의 모든 가족도, 광장에서는 우리가 된다.
사진작가도, 모델도, 글을 쓰는 사람도 모두 우리이기에, 이 책은 오롯이 여러분에게 바침이 마땅하다. 함께한 18개월의 시간을 다 담아낼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향기로 남아 늘 광장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