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색칠과 만화책을 달고 살았는데, 20대 후반에서야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인 동시에 가장 두려운 그림 그리기에서 후련해지고 싶어서 SI그림책학교에서 그림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빅 하이파이브》는 처음으로 완성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이라는 계속 걸어보고 싶은 길 하나를 찾았으니 이 길을 계속 걸어서 여러 계절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지켜 주는 나의 빅 하이파이브들
남이 보기엔 그저 그런 작은 실패일 뿐인데.
그 자그마한 실패가 나에게 찾아오면 제풀에 꺾여선 좀처럼 일어나지 못할 때가 있어.
계속 내 마음을 떠나지 않고 나에게 조금씩 조금씩 생채기를 내는 거야.
이 책을 봐도 특출난 해결책은 없어. 네가 어디에 있고 어떤 상태인지
나는 알지도 못해. 그런데도 나는 너를 믿고 있어. 이상하지?
네 안에 이미 존재하는 힘을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상태이더라도
느낄 수 있어서야. 너의 내면에는 너만 알고 있는 에너지가 분명 있어.
그게 너임을 꼭 기억해.
이 책을 이리저리 보다가 그 힘이 문득 다시 기억나면
외로이 서 있는 외손뼉에게 내 손뼉 한쪽을 내주는 거야.
세상에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져.
그 순간 내 마음을 떠나지 않고 할퀴던 녀석이 작별을 고할지도 몰라.
너는 누구에게 너의 외손뼉을 건네줄래?
앞으로 얼마나 많은 외손뼉들을 만나 볼 거니?
누군가의 옆을 지키는 누군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