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201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과 장편소설 『금파』를 출간했으며,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쓴다. 오래도록 읽힐 ‘글집’을 짓고 싶다.
우연한 기회에 국궁을 접하게 되었다. 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기초 자세를 배우면서 국궁과 관련된 어휘에 매료되었다.
깍짓손, 만작, 몰기, 무겁, 사대, 살걸음, 연전길 등.
활 용어에 반해 국궁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일제 강점기에 여학교에서 활쏘기 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왜 여학교에서 국궁 대회를 했을까?’
이 질문으로부터 소설이 시작되었다.
(…중략…)
내 소설에는 그 시대의 영웅이 나오지 않는다. 난 영웅이 아닌 소시민의 삶을 담아 좀 더 가까운 주변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소설을 읽고 영웅이 아닌 사람들이어도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며, 자기만의 무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그 무늬 안에는 절망의 시대를 견뎌 온 희망의 무늬가 담겼으면 좋겠다.
흔히 역사를 옛것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재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난 오늘도 ‘사라져 간 것들’을 기억하려 소설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4년 12월, 장성군 축령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