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물성을 적극 활용하여 나무 생명의 근원인 나무뿌리와 연결된 거대한 세계를 구현한 《나무, 춤춘다》로 2018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대상 수상하였습니다. 이후 그림책 《밤버스》에서는 여행의 신비로움과 여행을 떠나는 이의 불완전한 심리를 이야기하며 인생(여행)에서 머뭇거림의 순간들을 긍정하는 위로를 담았습니다.
2014년, 나와 달님은 남미 배낭여행을 계획했다.
초짜인 주제에 하필 어려운 여행지를 골랐다. 떠나기로 결정하고도 나는 계속 질문했다.
떠날 수 있을까? 정말?
여행지에서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지도 보는 것, 목적지를 결정하는 것, 숙소 고르는 것, 심지어 서로의 감정을 살피거나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에도
서툴렀다. 고되고, 지치고, 힘들고 그래서 싸우고. 그러기를 매일 반복했다.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뇌는 간사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여행의 기억은 ‘추억’이라는 필터를 통해 아름답게 편집되었다.
여행하면서 느꼈던 불확실한 설렘과 분명한 불안감을 토대로 《밤버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작품을 마치고 나서야 여행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