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녀시절 평생 출판일을 하신 아버지 김천운님이 옮긴《빨강머리 앤》을 읽으며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느끼고 배웠다. 몽고메리의 천부적 재능과 쉼없는 노력은 앤.매슈.머릴러 등이 끊임없이 내 마음에 살아 있게 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편집생활을 하며 번역공부를 해왔다. 80년대에 들어서는 그림을 그리면서 한편으로 앤 이야기들을 우리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막내를 대학에 보내느라 잠시 멈추었다가는 다시 작업을 시작하여 20년 동안 앤 셜리에게 내 모든 열정을 바쳤다.
우리나라 최초로 앤 시리즈 전 10권을 완역해내며, <과수원의 세레나데>를 비롯한 잔잔한 정을 매우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묘사한 몽고메리의 주옥 같은 짧은 이야기들을 더했다. 텍스트는 밴텀 북스판을 사용했다.
앤 셜리와 만남을 이루게 해주신 아버지와의 추억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