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날 언어로 구슬을 꿰듯 또 한 권의 수필집을 통해 영혼의 열매를 추수할 기회가 기적처럼 찾아왔다. 한 편의 글을 쓰는 고운 언어의 시작은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떠오른다. 이번 두 번째 수필집도 어김없이 어머니의 삶에 무릎을 꿇었다. 어린아이처럼 어머니 앞에 기어가는 심정으로 그분의 기억을 붙잡아보았다. 어머니의 깊어가는 주름살을 보며 아련한 기억들을 하얀 천으로 보이는 지면으로 옮겼다. 수를 놓듯 어머니 심정을 헤아리고 싶었다.
기독교신문의 편집국장인 최규창 시인을 통해 수필가로서의 길을 안내받게 되었다. 최 시인의 은사이신 황금찬 선생님과의 만남 속에서 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배우며 인생의 답을 찾아가면서 20년 동안 써온 글을 이제서야 내놓게 되었다. 인생에서 얻은 작은 성찰을 통해 지인들과 교제하며 그리고 나를 품어준 자연과 어머니의 사랑에 이 책을 헌정한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