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스케치북에 그려진 그림을 멍하니 보다가 이 이야기를 만들었지요. 그 그림은 또 다른 내가 그렸는데, 노란 하늘이 펼쳐져 있고 언덕 위에서 한 남자가 코끼리만큼 크고 털이 복슬복슬한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어요. ‘이 고양이는 왜 이렇게 커진 걸까?’ 하고 생각해 보았지요. ‘분명 바람처럼 부드러운 무언가를 먹은 게 틀림없어. 혹시 음악 같은 걸 먹은 걸까?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음악이라면 클라리넷 곡일 것 같은데. 음, 클라리넷 연주자의 집에 고양이가 찾아오는 거야. 그러고는…….’ 하고 생각을 이어 나갔습니다. 나는 그림 한 장과 만나 마침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어요. 클라리넷 연주자가 고양이와 만나 클라리넷을 불며 세계 여행을 하는 꿈을 이룬 것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