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이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문학에 대해서 지극히 실증적인 태도로 차별화하면서도 실증과학에 대해서 그 진리가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고 말한 소크라테스의 진리탐구 정신을 기초로 하여 발전하였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러한 실증과학에 기초한 철학적 태도나 방법이 문학이나 종교와 무차별적인 혼합과 조화의 관념으로 나타나는 동양의 관념론적인 사고와 태도를 조금이나마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
본 저작은 서양철학이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문학에 대해서 지극히 실증적인 태도로 차별화하면서도 실증과학에 대해서 그 진리가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고 말한 소크라테스의 진리탐구 정신을 기초로 하여 발전하였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러한 실증과학에 기초한 철학적 태도나 방법이 문학이나 종교와 무차별적인 혼합과 조화의 관념으로 나타나는 동양의 관념론적인 사고와 태도를 조금이나마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
아름다움에 관한 학문으로서 미학이 학문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감성이나 감정이 인식의 능력으로 인정을 받게 된 근대의 바움가르텐에서부터였다. 이러한 이유는 변화하는 경험 세계에 대한 감성적 인식의 영역에서는 불면하는 형상에 대한 인식이 있을 수 없다는 플라톤의 주지주의적 사상 때문이었다. 즉 서구의 학문적 전통에서 플라톤이 감성적으로 감정적인 것을 인식에 방해되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미학은 플라톤에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되어 왔다.
산파술은『 테아이테토스』편 (149b-c) 에 따르면, “젊었을 때에는 아이를 낳았 으나 이제는 신체적으로 늙어서 아이를 낳지 못하고 아이를 낳는 젊은 여인 들을 돕는 일을 업으로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젊은이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중매를 하는 노파가 지니는 기술”로서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신체가 아닌 영혼을 돌보는 일이며, 자신은 영혼의 진리를 낳지는 못하나 젊은이들로 하여금 진리를 낳는 일을 돕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일종의 대화법 (dialektike) ” (149a-51d) 으로 묘사되고 있다. 산파술에 비유된 이러한 소크라 테스의 대화법은, 영혼의 산파인 자신은 무지 (無知) 하기 때문에 진리를 낳지 못하고 진리를 낳는 것을 돕는 ‘방법적인 것’만을 아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즉 소크라테스 자신인 늙은이는 진리를 생산하지는 못하고 젊은이들이 낳는 진리가 진리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지혜만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진리를 낳는 일과 낳지 못하는 것을 무지와 연관시키는 소크라테스의 언급에서 우리는 젊은이가 낳는 진리 자체와 이에 대한 무지를 전제하는 소크라테스의 진리를 낳는 방법만은 알고 있다는 산파술을 분리할 수 있다.
초기 대화편들에서 소크라테스는 절제, 용기, 경건 등과 같은 윤리적인 덕들에 대한 정의 내리기 (chorismos: 형상화 작업) 에서 다양한 경험적 사례들을 열거 하는 열거적 정의를 논박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경험적 사례들에 들어 있는 공통적인 속성을 그 윤리적 사태의 본질 (physis) 로 간주하고 이를 찾는 데에서 출발하는 소크라테스의 정의 내리기의 산파술은, 중기 대화편들에서는 파르메니데스의 일자를 전제하는 (지향하는) 원자론적 분석 (analysis) 을 위주로 하는 제논의 논박법적 변증법과 같은 성격의 것이다. 이 때문에 정의내리기에서 파르메니데스의 젊은 제자 제논처럼 진리를 낳는 일은 젊은이들의 특권으 로『 메논』편의 시동이나『 파르메니데스』편의 젊은 소크라테스로 나타나고 있고, 또한『 메논』편에서의 진리를 낳는 일은 시동의 이데아 (idea) 나 형상 (eidos)
에 대한 상기 (anamnesis) 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대화편에서 무지를 전제하는 소크라테스의 진리 탐구의 방법으로서 산파술은 당시 수학자들의 가설-연 역적 방법과 같은 것으로 말하여지고『, 파에돈』편에서는 영혼 (이데아) 을 만물의 생성-소멸의 원인으로서 전제한 가설-연역적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중기 대화편들에서 소크라테스의 정의 내리기에서 기원하는 산파술의 가설-연 역적 방법은 이데아나 형상을 상기하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며, 이 때 상기는 감관-지각적 경험이 아닌 이데아나 형상에 대한 사유-직관을 전제하는 것으 로서 영적인 것으로서 승화될만한 것으로서 그 당시 오르페우스 종교와 관련 되어 있다.
그러나 후기 대화편으로 간주되는『 테아이테토스』편에서 산파술을 자세 하게 언급하는 소크라테스는 진리 인식에 있어서 상기보다는 감관-지각적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감관-지각적 경험은 종교적이기보다는 인간적이고 이에 대응하는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에서 말해진 불변하는 ‘존재’는, 인간의 인식능력으로서 감관-지각이나 기억을 반성하는 사유의 차원에서 형성된 ‘이름 (명칭: 언어) ’으로 나타난다 『( 테아이테토
스』 182 d) .
진리를 산출 (인식) 하지는 못하나 진리와 거짓을 분별하는 방식만은 알고 있다는 소크라테스의 무지를 전제하는 산파술에서, 우리는 상기와 관련된 영적 이고 직관적인 진리 자체의 개념과 이러한 직관적 진리에 대한 사유의 간접 적인 분별 방식이 분화될 수 있음을 간취할 수 있다. 즉 상기에 의한 진리 자체의 인식 (episteme) 과 감관-지각적 경험에 대한 사유에 의한 진리 인식의 간접적 (가설-연역적) 방법이 소크라테스의 진리-인식 개념에서 분화될 수 있고, 특히이 후자는 경험적 진리인식에 대한 방법적인 것으로서 현대에서 귀납법 (과학적
방법) 이라 불리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소크라테스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우리가 의문시 할 수 있는 것은 젊은이들이 낳는 영혼의 진리란 무엇이며, 진리를 낳는 사유가 전제하는 상기라는 직관 적인 영적 체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젊은이가 늙은이로 변모하면서) 늙은이가 가지는 산파술로서의 진리에 대한 사유의 방법적인, 따라서 방법적으로만 접근되는 사유가 파악하는 진리의 성격이다. 사실 직접적인 진리인식은『 메논』편에 나타난 있듯이 상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나, 이를 진리인지 아닌지 비판하는 방법론적으로만 알려질 수 있는 진리 인식의 방법은 상기를 전제하는 사유의 가설-연역적 방법으로서 이데아를 상기하는 영혼의 존재를 전제하는 『파에돈』편에서와는 다르게『 테아이테토스』편에서는 감관-지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파에돈』편에서의 영혼 불멸 논증에서 나타난 형상의 상기라는 영적 체험인 직관과『 테아이테토스』편에서의 감관-지각적 체험을 중시하는 방법론적으로 접근될 수 있는 사유의 진리의 인식을 매개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아폴로기아』에 나타난 무지를 전제한 소크라테 스의 “음미되지 (탐구되지) 않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한 실존적 고백과 함께 나타나는 인생에 대한 윤리적 태도이다.
『아폴로기아』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철학적 탐구가 아폴론 신전에 새겨진 두 마디의 말, “너 자신을 알라 (gnothi s’auton) ”와 “교만하지 말라 (meden lian) ” 라는 화두에서 출발했음을 말한다. 따라서 무지를 전제한 소크라테스의 “음 미되지 (탐구되지) 않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는 말은 이 두 마디 말과 관련하여 해석하면, “너 자신을 알라 (gnothi s’auton) ”라는 말은 신 (Apollon) 과의 관계하는 우주 안에서 인간 존재의 위치 (실존) 을 아는 일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교만하지 말라 (meden lian) ”라는 말은 불멸하는 신과의 관계에서 죽음을 전제하는 유한한 인간의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종교적이고도 윤리적인 태도 (경건) 를 나타내는 것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후자는 플라톤에 의해 정치-사회적 인간
(politicon-zon) 이 인생을 선하고 정의롭게 사는 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는 종국적으로는 행복 (eu-daimonia) 하게 사는 것으로 변용된다. 결국 무지를 전제하는 소크라테스의 ‘인생’과 관련된 실존적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적 탐구의 삶은 산파술이라는 진리 탐구의 방법으로 정리될 수 있다.
그런데 초-중기 대화편들에서 주인공으로 나타나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영혼에 대한 무지와 결부된 그러면서도 형상의 상기를 전제한 (파르메니데스
의 일자를 옹호하는) 제논류의 논박법적 변증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초-중기 대화편들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피타고라스 학파가 표명하고 있는 오르페우스종교의 영육이원론적인 세계관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초-중기 대화편들에 나타난 형상론을 비판적으로 반성한『 파르메니데스』편 이후『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나는 산파술에 함축된 파르메니 데스의 존재론적 사유는 인간의 실존과 감관-지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진리탐 구의 방법론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산파술에 얽힌 진리와 방법에 대한 한편으로는 초-중기 대화편에 나타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관련된 인간 영혼의 종교적이고 이상적인 이원론적 세계관과, 다른 한편으로는 후기 대화편들, 특히『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 유전론 (현상론) 과 관련된 인간 영혼의 실존적이면 서도 자연철학적인 일원론적 세계관에 관련된 이러한 이중-삼중적인 복잡한 개념 때문에 무지를 전제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중기 대화편『 메논』편을 중심으로 한 것으로서『 메논』편에서 이야기되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진리 인식의 방법론’으로서 (신적) 진리 인식 (episteme) 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다. 2 『메논』편의 산파술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은 산파의 적극적인 입장을 받아들여 소크라테스의 무지에 대한 주장을 아이러니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에 설 때에 소크라테스는 무지한 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즉 소크라테스가 일생 탐구의 화두로 삼은 “너 자신을 알라.”의 주제가 되고 있는 (우주 안에서의) 인간 존재에 관한 진리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구성적으로 설명해야한다.
다른 한편,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테아이테토스』편에서 (신적) 진리 인식
(episteme) 에 대한 최종적인 답변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을 토대로 해석한 회의주의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산파술에 대한 평가는 무지를 공언하는 소크라테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인간 존재의 실존적 관점에서 신이나 우주 혹은 자연에 관한 진리에 대한 ‘엄밀 정확한 인식 (episteme) ’이란 있을 수 없고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속견 (orthe doxa meta
logou) ’만이 가능하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입장을 실천적 영역에까지 확대하는 주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철학사에서는 소 (小) 소크라테스학파로 불리면서 이소소크라테스학파들도 한편으로는 일자를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그리고 기하학이 바로 그러한 인식이라는 메가라학파와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엄밀한 인식은 있을 수 없으며, 이 때문에 단지 인간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를 말하는 쾌락주의의 아리스티포스-에피쿠로스학파, 안티스테네스-디오게네스의 견유 (퀴니코스) 학파의 실천철학적 전통으로 갈린다.
그런데 이러한 신이나 우주-자연에 대한 인식에 대한 회의주의는『 메논』편의 소크라테스 산파술이 함축한 존재론적 진리인식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에 대한 반발은 물론 실천철학적 영역에서의 프로타고라스에서 기원하는 (인간 중심
적인) 상대주의로 발전하고 나아가 고르기아스에서 기원하는 회의주의로까지 나타나는 과도한 것이다.
무지를 공언하는 소크라테스의 면모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상반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크게 보면 자연에 대한 인식과 이에 기초한 실천적 영역에서의 덕의 인식과 실현에 대한 문제의 구분을 분명히 하는 플라톤 대화편들의 주제와 그의 영혼관은 물론 플라톤의 저작의 시기별 변화에 주의하지 않은 발언이다. 말하자면, 플라톤의 대화록들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소크라테스-플 라톤의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에 대한 인식론적 입장 (인식형이상학) 에 따른 실재에 대한 진리 인식에 있어서 실천적인 행위 영역에 이르기까지의 포괄적이고도 발전적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고, 각 대화편을 독립적이고 플라톤 대화편 들에서 말하는 기록 시기별로 단편적으로만 분류하여 탐구해온 결과이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초기 산파술이 표명된 중기 대화편인『 메논』편의 주제는 ‘정치적 덕과 그 교육 문제’로서 초기 대화편인『 프로타고라스』편과 연속되어 있으며, 유클리드 기하학에 비유된 엄밀 정확한 정의내리기 관점에서 실천적 덕을 가르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졌기 때문에 인식론적으로 긍정적인 입장 이외에 다른 한편의 실천철학적 측면에서의 회의주의적인 태도가 표명되어 있고,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을 ‘변증법 (술)(dialetike) ’이라는 인식 형이 상학으로 변형한『 파르메니데스』편의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 (술) 을 전제한 산파술이 표명된 후기 대화편인『 테아이테토스』편의 주제는 현실적으로 변화하는 실재 (reality) 에 대한 ‘인간 영혼의 입장에서 인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달리 말하자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을 신의 입장이 아닌 ‘인간 영혼의 인식능력’의 관점에서 생성-소멸하는 변화하는 현실 (reality) 에 진리인식이 비록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속견 (orthe doxa meta logou) ’이라는 형식으로 표현되는 긍정적인 태도가 부각되기 때문에,『 테아이테토스』편의 결말의 회의주의는 인간적 인식이 아닌 신적 인식 (episteme) 에 대한 회의주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대화편에 나타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대한 상반된 견해에 대한 해명은, 한편으로는 실재와 실천적 현실의 문제 해결에 대한 자연철학자 파르메니데스 존재론과 관계하는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존재론에서 현상과 실재로 나뉘는 진리관과,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진리관에 기초한 인식 에서 상호 연관되면서 교차하고 있는 감관-지각적 경험과, 이러한 감관-지각적 경험에 대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를 분화시키며, 존재론적으로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을, 그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자연인식과 이에 기초한 인간의 실천적 행위의 차원을 구분하고 이들의 총체적인 관련성을 살피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제논의 논박법을 함축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초기 대화편들에서 처럼 정의, 절제, 용기, 그리고 선이나 미에 대한 가치론적 사태에 대한 ‘정의 내리기 (chorismos) ’에서 시작하여『 메논』편에서 나타나 있듯이 진리인식에서 상기설을 전제하는 것으로서 현대에서 공리체계로 알려진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리체계 내에서의 엄밀 정확한 인식을 전제하는 가설-연역적 방법의 것이 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가설-연역적 방법에서 가설은 소크라테스의 무지를 전제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고, 연역적 방법은 형상에 대한 상기설에 기초한 엄밀 정확한 인식을 전제 (목표) 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정의 내리기의 형상론에 기초한 가설-연역적 방법에 의한 엄밀 정확한 인식은 당시의 수학자들의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것에 유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형상의 상기설에 기초한 산파술이 함축한 가설-연역적 방법은 현대에서는 공리체계로 알려져 있는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기하학에서의 엄밀 정확한 인식을 목표로 하는 가설-연역적 방법은 중기 대화편『 파에돈』편에서 나타나듯이 생성-소멸하는 존재자들의 운동 원인으로서 충분한 원인으로서의 영혼이 인식한 형상 개념을 전제하는 것으로 전용된다. 어떻게 운동원인 (영혼) 과 형상이 동일시 될 수 있는 것일 까? 3 이 때문에『 파에돈』편에 나타난 형상론이 전제된 가설-연역적 방법에서 가설-연역적 방법의 한 축인 가설적 방법은 현대의 과학적 방법인 경험을 중시하는 귀납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측면과 다른 한축인 연역적 방법은 파르메니데스 존재론의 일자에 대한 상기를 전제한 존재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측면이 공존한다는 데에서 혼란이 일어난다. 더 나아가 소크라테스의 산파 술에 함축된 가설-연역적 방법은『 파에돈』편에서 소크라테스가 진상에 대한 탐구를 직접적 관찰 (경험) 에 의존하지 않고 언어 (적 의미) 를 통하여 한다고 말하는 데에서 관찰-지각적 경험의 귀납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 과학적 입장에서 해석할 경우 복잡성이 가중된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함축된 가설-연역적 방법이 진리탐구를 감관-지각의 관찰적 경험에 의하지 않고 언어 (적 의미) 를 통해서 한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대한 해석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크라튈로스』편을 통한 이름 (형상) 과 관계하는 인간의 술어적 언어와 경험적 실재, 그리고 이와 관련된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존재론적 사유의 기원이 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제논의 운동 역설에 함축된 이원론적인 인식형이상학의 성격을 규명해야 한다. 즉 감관-지각적 경험과 이름 (형상) 과 관계하는 인간의 술어적 언어의 의미의 관련성이 자연철학자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을 어떻게 인식론적으로 반영하는가에 대한 탐구를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사유와 언명의 존재론적 진리 조건을 살펴 보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플라톤의『 파르메니데스』편에서 나타난 이데아론의 비판과 변증법의 연습에 나타난 일자를 가설로 하는 가설-연역적 방법의 존재론적-인식론적 성격이다.
플라톤은 우리의 ‘사유와 언명 (언어적 판단 명제) 의 존재론적 진리 조건’을 탐색 하기 위해『 파르메니데스』편에서 초기의 가설-연역적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 관념적 원자론인 이데아론을 경험과의 관계에서 가능하게 하는 참여 (metexein)
이론과 임재 (parousia) 이론을 말하면서, 이 이론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작동하는 존재론적 논리는『 파르메니데스』편의 변증법의 연습에서 나타나는 동일성-타자성의 존재론에서 기원하는 동일성-차이성의 변증법적 논리이다. 4 그리고 이러한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소피스테스』편에 나타나 있듯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에서 ‘일자-존 재’로 설정된 ‘존재’ 대신에 ‘미소한 능력’을 지닌 것으로 표현된 동일자로서의 능동-수동성의 잠재적 능력 (dynamis) 을 지닌 인간의 영혼과, 인간 영혼이 대면하는 허무 (ouk on) 대신 비존재 (me on) 로서 언어적으로는 ‘타자 (apeiron) ’로 표현되는 것의 존재이다. 5 이 때문에 플라톤은『 소피스테스』편에서 자연철학자 파르메니데스에 대한 살부의식 (殺父儀式) 을 수행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진리 탐구의 방법인 산파술에 함축된 정의내리기가 한편으로는 존재론적-의미론 적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수학-기하학적인 하나와 여럿의 변증법으로 표명된 다. 본 저서에서는 플라톤의『 파르메니데스』편의 존재론의 변증법의 연습에 나타난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함축된 가설-연역적 방법과 연계하여 진리인식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피는 산파술이 적극적 으로 표명된『 테아이테토스』편의 인식형이상학임을 밝히고자 한다. 6
자연철학자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에서부터 이러한 존재론적 사고가 어떻게 현실 (reality) 에 대한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진리 탐구의 방법 (산파술과 변증법) 으로 형성될 수 있는가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에 대한 인식론적으로 그리고 존재-논리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이 문제 (인식형이상학) 는, 플라톤 대화편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존재론적 문제와 인식론적 문제를 언어에 의해 어떻게 기술하고 설명하느냐 하는 문제로 나타난다. 즉 원초적으로는 감관-지각적 경험과 언어적 사유의 인식론적인 차이와 위격의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는 자연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현상론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 사이의 관계에서 이미 제기된 것이며, 그리스 자연철학의 최종적 성과인 원자론과 관계하여 성립하고 있는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진리관으로서 관념론인 이데아설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관련되는데, 서구 유럽적 전통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오르페우스 종교에 대한 언급 (신앙) 에 따라 이원론적 해석이 주류를 이루었고, 우리나라의 고대철학자들의 연구에서는 이를 답습하거나 정론이 없고 다양한 의견들만이 존재해왔다. 그리고 플라톤 철학의 해석에서 핵심이 되는 이 문제에서 분파 되는 것으로서 1)감관-지각적 경험의 본질과 행위의 문제, 2) 감관-지각적 경험과 언어적 사유의 관계, 3)사유의 경험에 대한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속견(orthe doxa meta logou) 과 엄밀 정확한 모순율에 따르는 인식 (episteme) 의 문제 등 (존재
론적으로 서술될 것을 역으로 인식론적으로 서술했음) 의 많은 문제들이 산출되어 왔다. 특히, 3)번의 문제는 소크라테스의 정의내리기를 언어의 의미론과 관련된 전통적 으로 일반논리학에서 말해지는 외연 논리학과 관련성을 드러내는 문제로서이 저서에서는 4) 파르메니데스 존재론에 대한 인식론적이고 논리적인 새로운 해석 (정신의 변증법) 을 통해 해명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을 통하여 플라 톤의 인식론이 표명된『 테아이테토스』편의 인간적 관점에서의 인식 형이상 학을 해명하고자 한다.
사실 이러한 자연 인식과 이에 기초한 인간의 실천적 영역에서의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은, 엄밀 정확한 인식 (episteme) 을 가능하게 하는 상기설에 따르는『 메논』편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정의내리기의 방법론’에 대한 언급에서 수학-기하학적인 정의 내리기와 감관-지각에 의한 인식론적인 정의 내리기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원자론적인 정의내리기에는 양과 질, 그리고 전체와 부분의 변증법적 관계가 딜레마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파에돈』편에서 그의 산파술에 함축된 정의내리기에서 기원하는 이데아설 을『 메논』편에서의 상기설을 전제한 가설-연역적 방법으로 말하고, 이를 통해 영혼 불멸 논증을 수행하는데, 이 논증이 비록 소크라테스는 파르메니데 스의 일자를 전제한 제논과 달리 영혼의 능력 (dynamis) 을 전제한 것이기는 하나, 제논의 운동 역설들 7 과 같은 종류의 것이고, 이를 오르페우스 종교에서 말하는 물심 이원론을 전제하면서도 만물의 시원이 수라고 말한 피타고라스학파의 사상과 연결하고 있다.
플라톤은 이러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리의 ‘사유와 언명 (언어적 판단 명제) 의 존재론적 진리 조건’을 탐색하는『 파르메니데스』편에서 초기의 가설-연역적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 관념적 원자론인 이데 아론을 경험과의 관계에서 가능하게 하는 참여이론과 임재이론을 말하면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관련하여 사유의 판단작용이 가능하게 되는 조건을 변증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즉 중기 대화편에서 후기 대화편에로 나아가는데 나타나는『 파르메니데스』편에 나타난 이데아론에 대한 비판은 파르메니데스의 제자 제논의 논박법적 증명법을 반영한 것으로서, 이러한 비판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에 대한 『( 소피스테스』편에서 플라톤이 하고 있듯이) ‘언어를 통해서’ 사유하는 (인간) 영혼의 능동-수동성 (dynamis) 을 전제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 영혼의 능동성을 전제한 플라톤의 변증법은 분석 (analysis) 을 전제한 제논의 논박법적 변증법과는 다른 동일자-타자의 존재론에서 기원하는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인데, 이는『 파르메니데스』편 연습에 나타난 파르메니데스의 일자를 전제하는 긍정판단과 부정판단의 조합 으로 이루어진 4가지 경우의 존재론적 의미 규명을 통해서 가설-연역적 방법 으로 다루어진 것이다.
사실『 파르메니데스』편 제 2부의 변증법 연습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의 일자를 전제하고 이를 ‘있다’, ‘없다’라는 존재론적 술어와 결합하여 연역적으로 추론해 보는 데에서 성립한다. 이러한『 파르메니데스』편 나타난 그의 일자를 가설로 하는 변증법이 함축하는 의미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의 상기설을 전제한 가설-연역적 방법에 전제되어야 할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과 동일한 성격의 것으로서 우리 인간이 경험적 진리를 탐구하는데 필요한 정의내 리기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관련하여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언명 (언어적 판단 명제와 사유의 진리조건) 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은 소크라테스 산파술과 관계하여 생성-소멸하고 변화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현상-실재 (현실) 에 대해서 기술하고 탐구할 수 있는『 파에 돈』편에 나타난 가설-연역적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설-연역적 방법은 한편으로는 현대에서 자연과학적 방법 으로 칭하는 귀납법 (down-top) 은 전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영혼의 상기에 따르는 연역법 (top-down) 을 전제하는 것으로서 이 두 방법이 하나로 통합되어 서로 관통하기 때문에『 테아이테토스』편에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는 한편으로는 존재-논리 (변증법) 적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현실적인 감관-지각적 직관 8 과의 관계에서 (이원론적인가 일원론적인가 하는 세계관에 상관없이) 이데아나 형상 으로 현실을 구성하거나 환원을 수행하는 영혼의 기능을 전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산파술에 따르는 진리탐구의 방법이 인간의 실천적인 행위 문제에도 타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함축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가 방법론적으로 변형되어 자연탐구의 방법론 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탐구 방법이 인간의 실천적 영역까지도 탐색할 수 있느냐는 하는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적 관점에서 감관-지각적 경험의 인식론을 다루고 있는『 테아이테토 스』편에서 플라톤은 감관-지각적 경험에서 감각과 지각을 분화시키고, 이들과 언어에 의한 사유의 관계는, 이 대화편에서는 감관-지각과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유에서의 진위판단의 문제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관련시키면서도 마치 독립적인 것처럼 다루고 있기에 명확하게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플라톤이 이 대화편에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감각과 지각을 분화시키지 않고, 또 사유에 있어서도 모순율에 따르는 정신과 자연철학자들이 운동 원인으로 간주한 영혼의 능동-수동의 자발성 에서 기원하는 인식론적 개념을 구분하지 않으며, 이를 인식론적으로 인간존 재와 관련시켜 전체적으로 통합하고 있으면서도 감관-지각이나 사유의 관련 성을 앞에서 언급한 네 개의 항들과 관련하여 엄밀하게 사용하고 있는 플라 톤의 개념들을 살피지 않은 결과이다 (한국에서 플라톤 대화편들의 논문이나 번역본들들 살펴보면 플라톤이 의도하고 있는 철학적 개념을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고 용어 사용이 혼란되어 있다.) .
요약하면, 중기의 대화편인『 메논』편이나『 파에돈』편에 나타난 소크라테 스의 산파술에 함축된 정의 내리기 방식은 감관-지각적 경험을 경시하는 상기설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서 감관-지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테아이테토 스』편에 나타난 산파술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인식 형이상학의 문제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직관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의 관련성 문제로 나타난다. 즉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은 변화한다는 직관적 인식에서는 감관-지각에 나타나는 현실적 대상이나 인간 실존에 대한 경험적 판단으로서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말하는 프로타고라스의 명제가 나타나고, 이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진리에 대한 인간의 최종적 판단은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속견 (orthe doxa meta logou) ’이 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실『 테아이테토스』편은 헤라클레이토스의 일원론적인 우주 현상론과 파르메니데스의 이원론적인 존재론적 사유의 관련성을 인간의 인식론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기 대화편에 나타난 감관-지각적 경험을 경시하고 정신적 직관인 상기를 중시하는 상기설을 전제하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 감관-지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테아이테토스』편의 산파술이 전제 하는 플라톤의 동일성-타자성에서 기원하는 동일성-차이성의 언어적 변증법이 결합하여 나타난 진리탐구의 방법론 (산파술) 이 신이 아닌 인간의 ‘진리 인식 이론’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 내리기에서 기원하는 진리인식의 방법론 (산파술) 에 포착되어 나타난 진리의 형식이 자연철학적 영역이나 실천철 학적 영역에서 공히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속견’이며, 이러한 진리에 관한 형식적 언명은 헤라클레이토스의 감관-지각적 경험에서 기원하는 직관을 근대 칸트가 그러했듯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적 사유로 구성 (환원) 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은 제논의 역설들을 통하여 밝혀지겠 지만 피타고라스 학파의 수학-기하학적사고와 맞물려 있는 존재에 관한 외연적 (형식적) 사고이다.
결국『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플라톤의 인식론은 관찰-지각적인 경험 과의 관계에서 언어에 의한 인간의 사유가 지니는 수학-기하학적인 엄밀 정확한 인식이 가능한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수학-기하학적 인식에 감관-지각적 경험과 모순율에 따르는 사유를 연결하는 조건이나 인과론이 덧붙여지면 생성-소멸하는 자연 사물들의 현상 세계에 대한 설명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실천 철학적 영역에까지도 적합한 것인가를 논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소크라테스의 상기설을 전제하는 산파술 (을 보완하는) 과 결합된 플라톤의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에 따르는『 테아이테토스』편의 인식형이상학은 상기 설이 전제하는 엄밀 정확한 인식 (episteme) 과는 다른 ‘설명이 있는 올바른 판단
(orthe doxa meta logou) ’으로서의 진리 개념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꿈에 나타난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이 ‘인간’의 진리에 관한 형식적 개념 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본 저서는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진리 인식이 론이 감관-지각에서 기원하고 능동적인 사유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것으로서 경험 (대상) 과 이에 대한 분석을 전제한 판단작용을 하는 사유가 구성과 환원이 라는 변증법에 관계한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상기설을 전제하는 인식 (episteme)
과는 다른 ‘설명이 있는 올바른 판단-속견 (orthe doxa meta logou) ’이 인간의 진리에 대한 ‘형식적 정의’로 나타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함축된 정의내리기에서 기원하는 가설-연역적 방법이 상기설을 전제하고 있고, 이러한 가설-연역적 방법이 파르메니데스의 일자를 전제한 플라톤의 동일자-타자의 존재론에서 기원하는 동일성-차이성의 변증법과 결합하여『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인간의 감관-지각적 경험에 기초한 현실적 실재에 관한 진리 인식에 대한 이러한 긍정적인 입장은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철학사에서 그리고 근대에서는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을 종합한 칸트에 의해 정리된 인식론적 입장에서 ‘과 학적 방법론’으로 정립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된 자연 인식과 관련된 인간의 실천철학적 문제는『 메논』 편에 나타나는 소크라테스의 산파 술이 전제하는 엄밀 정확한 인식을 지향하는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자연철학적 방법론이 실천적 영역 (정치나 윤리의 영역) 의 문제로서 덕 (arete) 에 관한 문제를 탐구할 수 있느냐의 것으로 재정리된다.
이 저서의 의도는 자연철학자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과 연관되어 있는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인식형이상학의 현실적 진리 인식에 대한 자연철학적인 전통에서의 변증법적 정신 (nous) 의 역할을 이론적 측면에서 규명하고, 실천 철학적 문제에 관해서는 정의론 (theory of justice) 으로 나타나는 덕의 인식에 따르는 실천적 정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함으로써 소크라테스-플라톤의 자연 철학에서 인식의 문제는 물론 윤리학과 정치철학에 이르기까지 변증법적 정신 (이성) 의 역할을 포괄적이고도 일관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즉 이 저서는 『메논』편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함축된 정의 내리기에서 기원하는 상기
(anamnesis) 와 관련된 진리 탐구의 가설-연역적 방법을,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을 변형한 플라톤의 존재-논리를 함축한『 파르메니데스』편에 나타난 동일성-타자성의 변증법과 결합함으로써, 변화하는 현실의 실재와 이에 기초한 인간의 사회적 삶의 현실적 문제를『 테아이테토스』편에 나타난 인식론적인 방법 으로 설명한 진리 형식인 “설명이 있는 옳은 판단 (orthe doxa meta logou) ”의 형식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밝히려고 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산파술에 관계 하는 플라톤의 변증법에 따르는 인식 (형이상학) 의 문제는 한편으로 앞에서 언급한 4가지의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어 있기에, 다른 한편으로는 플라톤 철학의 발전적 과정을 전체적으로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제1권에서는 초-중기 대화 편에 나타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의 관점에서 다루고, 제2권에서는 후기 대화편들에 나타난 플라톤의 변증법의 관점에서 다루고자 한다.
A. N. 화이트헤드 (A.N. Whitehead) 는 “서양철학은 플라톤 철학에 대한 일련의 각주”라고 말한 바 있다. 본 저서는 화이트헤드의 이러한 언급에 걸맞게 소크 라테스-플라톤 철학을, 이를 비판한 아리스토텔레스, 근대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한 I. 칸트와 이를 비판한 H. 베르그송의 철학, 그리고 현대에서 발전된 여러 분과 과학들의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밝힌 것이다. 이러한 저서가 가능했던 것은 플라톤 철학과 베르그송의 철학의 핵심을 알려 주신 박홍규 (朴
洪奎)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이다. 박홍규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에 칸트와 헤겔의 철학으로 근대화한 일본의 계몽기 철학적 경향에서 벗어나 베르그송 철학을 알아야 플라톤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통찰하신 분으로 서, 이러한 통찰은 선생님의 <베르그송에 있어서 근원적 자유>라는 논문 9 에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 논문이 가르쳐주는 바와 같은 형이상학적 관점에 따라 본인은 플라톤의『 파르메니데스』편을 연구하여『 플라톤의 변증법』 (철학과
현실사, 2000) 을 발표하였고, 영국 케임브리지 (Cambridge) IBC (International Book Center) 에서 2009년 형이상학 부문에서 ‘세계 주요 철학자 중의 한 사람 (One of Leading World
Phiosophers) ’로 선정될 수가 있었다. 이 때문에 나는 이 저서를 박 홍규 선생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영전에 바친다. 물론 학문적으로 플라톤 철학과 베르그송의 철학의 과학 철학적 측면과 심리 철학적 측면의 합리성을 보다 심도 있게 알게 된 것은 학부 시절에 윤명로 (尹明老) 선생님의 현상학 강의와, 박사학위 시절에 한단석 (韓端錫) 선생님의 칸트의 철학 강의에서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저서를 통해서 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사상의 과학 철학적 측면과 실존철학적 측면을 이해하는데 칸트와 베르그송, 그리고 훗설 현상학이 필요한지를 대화록의 본문을 번역하고 해석하는 데에서 독자들이 느꼈으면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아름다운 저서가 나올 수 있게끔 재정적으로 도움을 준 충남대학교 출판문화원과 편집진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2019년 여름, 명예교수실에서 여석 (礪石) , 송영진.
이 저서는 본인의 베르그송 사상에 대한 학위논문을 그 동안의 인식론에 관한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수정하고 희극론 분석을 첨부하여 보완한 것이다. 학위논문을 가능한 한 살리기 위해 수정은 삼가하면서도 그 후의 연구성과를 통해 약간의 보완이 필요하였기에 현대의 여러 분과 과학, 특히 물리학이나 생물학의 연구성과나 이에 따른 필자의 베르그송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주석으로 처리하였다.
지금에서야 학위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실제적으로는 이중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베르그송의 철학사상을 그 자체 역사적 사실로서 연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다른 하나는 현대의 발전된 여러 분과 과학의 성과와 비교하는 것을 통하여 그의 사상, 특히 직관이론의 발전 가능성과 더불어 철학이라는 학문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