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의는 산업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이라는 양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며 서로간의 장점을 취하여 통합된 논의를 지향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사이의 이격지대를 넓히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다보니 '본절적 대안 없는 부가가치론'과 '이론체계 없는 마니아들의 애니메이션 지상주의'가 혼재되어 있을 뿐 상호연관성을 전혀 찾지 못하여 문화산업으로서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모든 문제제기에 대한 해결방법은 이론적인 기반을 체계적으로 형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론적인 기반을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작업은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장기전략에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새로운 목표이다. 이론적인 기반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전제한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방법은 기존 카메라를 이용하여 실사영화를 촬영하는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작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제작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며, 작가주의 예술작품의 장르로부터 실사영화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특수효과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그 표현영역도 기술진화에 따라 광역화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다양한 제작방식이 실사영화의 촬영영역을 지원하고, 보다 더 창의적인 캐릭터의 구현을 위해 진화해가는 것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작품제작에 대한 열정이 여전한 애니메이터들의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양대 제작시장인 미국과 일본은 그 제작방식에 있어서도 조금씩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풍부한 제작력과 노하우, 지속적인 자본의 투자가 용이한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은 기획과 제작, 그리고 후반작업과 배급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하며, 프리레코딩(pre-recording, 사전녹음) 시스템으로부터 완벽한 동작과 표현의 풀애니메이션(full animation)을 추구한다. 그러나 후발주자이면서 미국식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을 일찍이 받아들인 일본 애니메이션은 경쟁력 있는 제작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제작모델을 실험했었고, 애니메이터들의 제작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내기 위한 노하우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저렴한 제작비와 최소의 노동력, 그리고 신속한 제작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일본식 리미티드 애니메이션(limited animation) 기법은 포스트 레코딩(post-recoding) 등의 차별화된 방식을 포함, TV시리즈용 제작노하우로 전문화되어 갔다.
하시모토 사부로의 《하우 투 드로우 애니메이션How to draw animation》은 일본식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의 기본과 응용방식을 단계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마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한 초보 애니메이터에게 애니메이션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 데생과 움직임 표현, 효과적인 동작구현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것처럼 책을 구성했다. 번역의 과정에서 저자가 자주 쓰는 용어가 일반화된 용어보다 부분적으로 사용된 것은 저자의 표현대로 그대로 살렸으며, 특히 영어식 개념과 제작방식은 영어발음대로 표현하며, 영어원문을 병기하도록 하였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법의 정도는 열심히, 매번, 그리고 많이, 그려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와 제작 메커니즘을 애니메이터가 되려는 사람들이 스스로 더 많이 찾아보고, 따라 그려보고, 실습을 통해 응용도 해보는 과정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희망한다.
<한국만화산업연구>는 1995년에 초판이 발간되었고, 1996년 내용을 보강하여 수정증보판이 발간되었습니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이며, 글논그림밭이라는 출판사도 지금은 도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만화산업연구>의 후속저작은 2000년 후반기, 혹은2001년 전반기에 발간될 예정입니다. 지나간 <한국만화산업연구>의 원고가 필요하시면 곧 개설할 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며, 후속저작의 제목은 가제로 <한국만화애니메이션 산업론> 으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추가적인 문의사항은 저의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2000년 8월 6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