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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김수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6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의성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6월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

사랑의 뼈들

당신이 언어의 빙판에서 스케이팅을 하며 골까지 자주 넣는 아이스하키 선수라면, 나는 밑창이 낡은 고무신을 신고 언어의 살얼음판을 건너는 눈 먼 봉사였다 쓰고 나니 모두가 몸 근방 50미터 안의 이야기들이다 내 시가 다시 시시해졌다 시야, 다음 생은 파릇할까? 그럼 기약하자.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

잠이 안 오는 새벽에, 한밤중에 쓴 단상(斷想)들을 10여 년 정도 모으고 버릴 것은 버리니 365개가 남았습니다. 1년은 365일이니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독자분들께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또 실패인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어떤 문장은 이미 시에서 써먹었고 또 다른 문장은 지나간 괴로움이기도 합니다. 기쁜 일과 슬픈 일에도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게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곳에 힘을 허비하지 않기로 다짐도 해봅니다. 인연생(因緣生) 인연멸(因緣滅)입니다. 솔숲의 좁은 산책길과 밤과 새벽의 막막한 시간들, 아직까지 저를 거두어주고 있는 모든 인연들께도 큰절 올립니다.

편향의 곧은 나무

천 길 절벽에 길을 내는 ‘잔도공’棧道工을 보았다 자기의 몸을 밧줄 하나에만 의지하여 허공과 잇대어진 절벽에 길을 여는 사람들, 바위에 구멍을 내고 철근을 박아 길의 뼈대를 만든다 그들은 일을 할 때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걸어갈 때도 발을 헛디디지 않게 앞만 보고 걷는다고 했다 등허리가 땀으로 흥건했다 캄캄한 밤중에 언어의 불을 밝히며 천 길 절벽에 길을 내는 사람, 시인의 일이 그것과 무엇이 다를까 두 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부실한 잔도를 만들어서 형편없는 일꾼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그래도 당신이 나의 시를 의지처로 삼아 잠시 잠깐 환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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