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예쁜 일곱 개의 점무늬가 그려진 옷을 입고다있는 무당벌레와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 개미는 그림을 그릴 때, 무당벌레에게 크레파스를 빌려 주었어요. 그러나 무당벌레는 크레파스를 돌려 주기는커녕 개미를 밀쳐 버려 책상에 있던 크레파스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부러졌어요. 그 순간, 무당벌레와 친해지고 싶던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개미는 절대로 무당벌레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무당벌레가 선생님께 벌을 받고 결석을 하게 되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 개미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막상 무당벌레를 보자 미워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맙니다. 무당벌레를 용서하고 결국 친구가 되었지요. 개미는 무당벌레를 용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멋쟁이 내 친구야!”라고. 여러분도 무당벌레 같은 친구가 있다면 이렇게 한번 말해 보세요. 금세 기분이 좋아지고, 그 친구가 정말 좋아질 거예요. 물론 그 친구도 여러분을 아주아주 좋아하게 될 거랍니다.
우정은 배려를 먹고 자라나는 나무
사랑하는 친구들아, 곰곰이 생각해 보렴.
지금 네 곁에 앉아 있는 아이가 이름도 다르고, 얼굴 모습, 고향, 성격,
좋아하는 음식까지도 모두 다른데 금방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를.
생각처럼 쉽지 않을 거야.
아마 어른인 선생님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렇다면, 지금부터 사이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찾아보자.
예쁜 친구들아,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동화 속에 나오는 현규, 마훔, 동재, 민영, 하림이를 만나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날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나무처럼 느릿느릿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가거든.
우정이란 바로 배려를 먹고 자라는 나무 같은 거니까.
고마운 친구들아, 산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렴.
수많은 나무들이 서로서로 햇볕 받으며, 물 마시며,
바람 쐬며, 잘도 자라고 있잖니.
운동장을 달리며 공 차고, 식목일엔 나무 심고, 맛있는 만두
나눠 먹으며 쑥쑥 자라는 너희처럼 말이야.
다정한 친구들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렴.
산에 사는 나무들이 서로 한 가족이듯,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친구들도 너희가 선택한 가족일 거야.
나무처럼 느리게 자라도 변치 않는 가족 같은 친구.
선생님도 좋은 친구를 갖고 싶어서 늘 노력하지.
이 동화를 쓰면서 더욱 간절하게 기도했단다.
사랑하는 친구들아!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자.
우리, 오래오래 사이좋은 친구가 되자.
상상의 힘
상상은 바퀴가 달린 달리기 선수예요. 마음먹으면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어요.
바닥이 보이는 숲속 옹달샘을 당장 채우러 가고,
바퀴 세탁소가 되어 이웃의 커다란 이불도 보송보송하게 빨아 주고,
곰돌이 초코에게 신비한 마법을 선물해 주고,
돈밖에 모르는 주인 때문에 성형을 해야 하는 쌍봉낙타를 위로하러 멀고 먼 아프리카의 모래사막까지 당장 달려가기도 하고.
동화를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펴 봐요.
상상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마법 같은 친구니까요.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들꽃들이 하도 예뻐서 허리를 구부리고 내려다봤어요. 들꽃들이 나와 눈을 맞추더니 가만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예요. 그런 날은 문득 우리 어린이도, 주변의 온갖 사물들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모아 두었던 이야기를 56편의 동시 속에 모두 담아 놓았답니다.
우리나라 속담을 동시로 재미있게 풀어 놓았어요. 어려서부터 속담을 가까이하다 보면 언어에 대한 감각과 표현력이 높아져 친구들과 유머 넘치는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어디 그것뿐이겠어요. 일상생활에서의 소중한 교훈을 전해 들을 수 있고, 우리 민족문화의 특성도 이해하게 돼요. 자연스레 상식도 쑥쑥 자라고, 학교 교과에도 크게 도움이 된답니다. (…)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의 됨됨이 그리고 성품을 올바르게 가꾸고 기를 수 있는 속담 동시 읽으며 지혜와 재치를 배워 보세요. - 「시인의 말」에서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시간을 집 안에 갇혀 지냈다. 이 절박한 시기에 나는 20여 년 동안 여기저기에 발표했던 짧은 글들을 모아 정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우리를 공격하는 이유에는 자연 파괴, 인류의 도덕성 문제, 무신론이 주는 인간의 오만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갖가지 문제들이 환경 재앙을 부르고 생태계를 교란시켜 결국 별종 바이러스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평생 동안 정성을 다해 자식을 기르듯 자연 또한 우리가 평생 가꾸어야 할 자산임에도 그러하질 못했다.
정성을 다해 가꿔 왔던 자식이라는 나무도 “그때는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으며 후회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제 자연이 묻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내려야 할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그 답은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게 받으며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일일 것이다. 코로나19가 비정할 정도로 이를 아프게 묻고 있다.
인내와 용기, 그리고 우정을 생각하며
작년 겨울, 잠시 대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나보다 먼저 입원해 있던 우석이라는 아이를 만났지요. 내가 보기에 우석이는 아주 힘든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도 싱글싱글 웃으며 내게 수수께끼를 맞춰 보라고 먼저 말을 걸었어요.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엄마로부터 우석이가 관절구축을 앓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뼈마디가 부서질 것처럼 아플 텐데, 겨우 열두 살인 우석이는 잘도 참아냈어요. 나는 손가락 끝만 다쳐도 엄살 부리는 겁쟁이인데 말예요.
어느 날, 우석이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는데 모두가 도우미라고 자랑하는 거예요. 도와주기는커녕 떠들어대고, 까불고, 선생님 흉을 보기까지 했어요. 어찌나 웃기던지 우석이와 나는 아픈 것도 잠시 잊을 수 있었지요.
문득 친구의 가방을 들어 주는 것도 도와주는 일이지만, 외롭고 힘든 친구 곁에서 함께 떠들고 웃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도우미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돌아간 뒤에 우석이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글쎄 자전거 뒤에 여자 친구를 태우고 달리는 거래요. 정말 어려운 일 같은데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우석이가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예뻤는지 몰라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우석이의 인내와 용기, 도우미가 되어 준 친구들의 가슴 뭉클한 우정이 있다면 모두 다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오래도록 우석이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수첩에 적어두었던 전화번호를 찾아내 연락을 했지요. 고맙게도 우석이와 나는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물론 우석이 아빠와 엄마도 만나게 되었지요.
우리는 우석이의 이야기를 동화로 쓰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우석이는 물론 세상의 아픈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도우미 친구들의 우정도 자랑하고 싶었어요.
이 동화를 읽는 여러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을 거라 믿어요.
아픈 어린이들이 건강해지기를 기도하며
2015년 11월 이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