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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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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산소발자국을 따라서 지구 지키기>

이과생이 풀어쓴 국어 문법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 ‘국어 문법’ 단원을 싫어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해마다 반복됩니다. 간혹 드물게는 문법의 규칙성을 찾는 것을 즐기는 학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국어 문법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당위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문법을 좀 더 쉽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볼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으로 ‘알기 쉬운 문법 책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알기 쉬운 문법 책쓰기’ 프로젝트는 자신이 정한 문법 주제를 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알기 쉽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쓴 문법책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독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야 하고 이를 잘 구성하여 쉽게 전하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합니다. 단계별로 산재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스스로 찾고 그에 적절한 표현이나 삽화까지 고민하여 글을 쓰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글쓴이는 국어 교과 수업을 넘어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처럼 이 프로젝트는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한 글쓰기를 하는 동안 스스로 가장 명확한 ‘앎’이 생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탐구 주제를 매우 흥미롭게 파헤쳐 나가는 학생들도 있었으나, 힘겨워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문법 자료에 대한 일차적인 이해를 넘어 자신의 지식 체계를 거쳐 새롭게 풀어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수집한 자료들을 보기 좋게 편집하여 발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만의 책으로 만드는 동안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무엇을 모르는지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순간에 일어나는 질문과 그 답을 찾는 탐구 과정을 거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시험이 끝나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문법 단원을 탐구학습으로 접근해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심화하고 정리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상황에 따른 여러 보완책이 필요하겠지만 국어 문법 학습법으로 책쓰기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한편 시간이 부족해 학생들이 이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좀 더 심도 깊고, 다양하게, 여러 친구들과 나눔의 시간을 가질 수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프로젝트를 완성한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과 자료를 공유하고자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문법’을 판에 박힌 듯이 공부하고 곧 싫증을 냅니다. 이 책은 이러한 학습법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롭게 풀어쓴 국어 문법책입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요약정리 유형의 문법책의 틀을 깨고 대화체로 독자에게 친근하게 이야기로 접근하기도 하고, 퀴즈 형식으로 흥미를 도우며 학생들이 자주 쓰는 언어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좀 더 학습자들에게 친숙한 자료들을 통해 국어 문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은 관점을 달리하면 국어 문법에 대한 논쟁이 생기기도 하겠으나, 이 책은 ‘학교 문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쓴 것임을 감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는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지만 오늘날의 언어 사례를 많이 담고 있어서 학생 글 자체가 또 다른 탐구 자료로 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주제 토론을 하거나 새로운 탐구 주제를 제시할 수도 있는 의미 있는 텍스트가 될 것입니다. 한 권의 국어 문법책으로써 체계적으로 단원을 구성하진 못 했지만 학생들의 창의적인 발상으로 기존 문법책의 꼴을 탈피하여 제시하였다는 점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누군가 이 책을 초석으로 하여 국어 문법 심화편을 구상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 끊임없는 탐구력과 과제 집착력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대구과학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탈고의 과정을 더 겪게 한 이 책의 저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학생들의 글을 하나하나 읽고 피드백을 해 주신 김영식 선생님의 도움으로 이 책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기 중 긴 호흡으로 이뤄지는 책쓰기 프로젝트 활동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신 석창원 교장 선생님, 구교석 교감 선생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한국 동화의 중국 나들이

당신을 나들이에 초대합니다 저는 2017~2018년을 상해한국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였습니다. 들뜬 마음과 기대로 잔뜩 부푼 마음으로 상해에 도착했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다 풀지도 않은 짐들을 그대로 주워 담아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밤들을 보냈습니다. 해외 여행과 해외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다른지를 딱! 맞닥뜨렸던 거죠. 제가 보따리를 싸지 않고 상해에 정착할 수 있도록 조언과 도움을 준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순수하고 열정적인 눈망울을 가진 상해한국학교 학생들, 중국인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게 해 준 중국인들과의 인연으로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2년 동안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한국에 있는 친지들이나 친구를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인데요, ‘너는 외국어는 잘하겠다, 너희는 축복받은 아이들이다, 한국 아이들보다 고생하지 않아도 대학을 갈 수 있으니 너는 감사해라, 힘들다며 엄살 피우지 마라.’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특례입학제도’로 대학을 갈 수 있으니 세상의 모든 특혜를 받은 아이들인 양 하는 말들을 들으면 어느 정도 이해하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들을 너무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들이라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들을 곁에서 보기 전에는 저 역시 잘 모르고 했던 말들로 그들에게 상처를 준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고 이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겠다는 책무감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냥 좋을 것만 같던 그들의 외국어 능력과 두 나라의 문화를 접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학생들에게는 힘겨운 짐이 될 수 있음을 그들 곁에서 지내면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 지내는 학생들보다 더 치열하게 ‘난 누구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와 같은 질문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요. 상해한국학교 학생들은 개개인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만나서 친구가 되어 학교를 다닙니다. 처음부터 한국학교만을 줄곧 다니고 있는 아이, 영어나 중국어 실력의 향상을 위해 국제학교를 옮겨 다니느라 전학을 많이 다닌 아이,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입에 맞지 않는 급식에 점심을 안 먹는 습관이 든 아이, 친구나 주변에 대한 스트레스로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을 못 고치는 아이, 중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니하오’만 할 줄 알고 지리도 잘 몰라서 집 나서기가 두려운 아이가 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 태어나거나 아주 어린 시절에 중국에 정착해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아이, 한국에는 명절에만 가끔 가서 한국이 낯설고 무섭다는 아이, 중국에서는 괜찮은데 오히려 한국에 가면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아이들도 있으며, 주말 한글학교에서만 유일하게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한 반에서, 한 학교에서 같이 생활을 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해외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이야기, 해외에서 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그들의 언어로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특례’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재외한국인’으로서 더 큰 꿈을 가지고 그 세상에 우뚝 서기’를 바라며 2년에 걸쳐 책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그들이 ‘나’를 알고 정체성의 혼란을 거두길,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만의 무늬’를 새기기를 기원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독서캠프 주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해외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은 있을까?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 한국인은 어떤 것일지? 중국이 더 고향 같다고 말하는 학생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우문현답’처럼 학생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강렬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색을 담은 목소리로 답했고 그들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상해한국학교의 학생 저자 도서는 이 책 외에도 <꽃다발 한아름>, <상하이라이트>, <입술 끝에 스치는 향기> 3권이 더 있습니다. ‘한국 동화의 중국 나들이’는 한국의 동화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한국문학을 중국에 알리겠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한국 동화의 중국어 번역본입니다. 다른 책들이 학생들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음에 비해 이 책은 원본 텍스트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작가의 생각을 표출해 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만들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꿈을 더욱 고민하게 되었고 기계적인 번역을 넘어서 ‘학생이 쓴 한국 동화 최초의 중국본’을 쓴다는 자부심과 한국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담아냈습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은 먼저 한국 동화와 중국 동화를 비교해 보고 중국인에게 소개하기 좋은 한국 동화만의 개성을 담고 있는 작품, 동화에 담긴 공통적인 요소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점검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해님달님, 흥부놀부, 젊어지는 샘물, 바보 온달, 구미호’를 선정하였으며, ‘웃는 소녀. 아니, 우는 소녀’라는 창작 동화도 함께 실었습니다. 또 이 책이 중국어를 공부하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동화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책이 되도록 독자층을 넓힘으로써 학생들의 사명감도 커졌습니다. 중국에서 살면서 우리 학생들이 어렵게 배운 중국어 실력을 발휘해 볼까? 하고 시작했지만 생활 중국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언어만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가장 적절하고 적합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동안 우리의 것에 대한 애착도 더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각 동화마다 다른 학생들이 삽화를 그려 넣음으로써 작품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자 미술부 학생들의 고심이 컸습니다. 또한 미술부는 아니지만, 평소 그림 그리기를 즐겨 하던 학생들도 재능을 발휘하여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향상된 자신감도 책에 담아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쓰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마음에 심은 씨앗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씨앗이 자라서 피어날 미래를 상상하는 건 너무나 황홀한 일이라 글을 읽는 내내 신이 났습니다. 아이들 마음에 심은 씨앗이 상해에서 시작해서 한국과 중국 전역으로, 그렇게 우주에 펼쳐질 그날을 고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덧붙입니다.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완성되었습니다. ‘꽃다발 한아름’의 학생 저자 9명의 학생이 책쓰기 멘토단으로 나서 멘토로서 후배들의 책쓰기 추진계획서 작성부터 초고 쓰기 이후 거듭되는 퇴고의 과정까지 함께 하면서 격려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원고를 편집해 준 최주영 학생과 몇 날 며칠을 밤새워 디자인 작업을 한 김예원, 여지원 학생이 없었다면 이 책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국어 감수를 해 준 차현주, 장채연 학생, 薛喜(설성희), 潘(양판) 선생님의 덕택으로 잘못되고 놓친 부분들을 가장 적절한 중국어로 고치고 기워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책쓰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서캠프를 함께 준비해 주신 상해한국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책쓰기의 기반을 함께 만들어 주신 서현경, 이영숙, 박정희, 정미영, 정혜련, 이향구, 백순자, 김태영, 최영훈, 김정호 사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책쓰기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 주신 심욱환, 지강희, 송용실, 정하균 선생님과 2년간의 책쓰기 프로젝트를 지지해 주신 신현명 (전)교장 선생님, 대구책쓰기지원팀장 이금희 수석 교사와 웨이하이한국학교 김은숙 선생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책 출판 작업을 위해 상해에서 자료 정리를 해 준 지강희 사서 선생님과 전병석 상해한국학교 교장선생님의 후원으로 한국에서 원만하게 출판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중국 독자들의 손에 닿을 수 있도록 상해한국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모아주시길 바라며 이것이 또 새로운 역사로 쓰일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재중 한국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2019년 대구시 책축제에 초청하여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을 알릴 기회를 준 강은희 교육감님, 김차진 미래교육과장님, 허미정 장학관님, 김정희 장학사님, 안현주 선생님과 대구시 책쓰기지원단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이런 기회가 동력이 되어 학생들은 더 큰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거쳐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아이들의 포부와 꿈을 잘 담아내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해 주신 ‘꿈과희망’ 출판사 김창숙 편집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직원분들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 우리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책을 보니 쌀 한 톨에 담긴 우주의 정성을 보는 듯 감격스럽습니다. 이 책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피워낼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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