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이야기를 하겠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그 풍경이 떠오른다.
완만하게 구부러져 흐르는 강가에는 언제나 그 그네가 언제나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는 늘 그곳에 있었다.
옛날이야기 하나를 하겠다.
이미 잊혀진 이야기, 빛바랜 과거의 이야기.
평범하고 지루했던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
우리의 사랑, 우리가 저지른 죄, 우리의 죽음에 대해.
짧은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겠다.
지금은 없는, 굽이쳐 흐르는 저 강가에서 보낸 소녀들의 나날.
아무도 모르는 그 이야기를,
지금 너한테만.
이 소설의 모델이 된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일본 하마마쓰시에서 실제로 3년마다 열리고 있는 대회입니다. 이 소설은 잡지 연재 작품이었는데, 결국 그 콩쿠르를 네 번이나 보러 다니고도 끝나지 않아 2주간의 콩쿠르를 그려내는 데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네 번의 콩쿠르 중 두 번째로 보았던 대회의 우승자가 바로 쇼팽 콩쿠르에서 화려하게 우승한 한국의 조성진 씨였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일본에서 조성진 씨의 리사이틀 프로그램북에 기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은 진정 세계 언어입니다. 부디 느긋한 마음으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세키네 다카오는 내 데뷔작인 주인공 아버지였는데, 어째선지 친구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으므로 좀 더 관계를 이어볼까 생각한 것이 맨 처음 발단이었다.
되도록 이상한 이야기, 버라이어티가 있는 이야기를 쓰려 노력했는데, 독자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일말의 불안이 남는다. 훌륭한 본격 추리소설가가 되기 위한 여정은 멀고도 험하다. 쓴 지 오래 된 것도 있어, 한밤중에 교정쇄를 읽을 때마다 죄 다시 쓰고 싶어져서 혼났다. ('작가 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