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장류관에서 눈이 천천히 녹고 있는 바깥세상을 향해 유리문을 닫으며 이 근본적인 교훈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오랑우탄의 구석기 시대적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배우는지를 생각했다. 빌라스 동물원의 오랑우탄이 새끼를 낳았다. 어미 오랑우탄은 자신의 가슴에 새끼를 꼭 끌어안고 있다.
마치 새끼를 조금이라도 품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삶의 모든 자연 법칙을 어기는 것이라도 되듯이. 해리가 즐겨 말한 표현을 빌려서, 어쩌면 과학은 이제야 상식을 따라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답은 그저 유인원관의 저 유리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 너무나 꼭 붙어 있어서 두 심장이 하나로 뛰는 것처럼 보이는 저 어미와 새끼 오랑우탄의 모습 속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