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 지켜봐 주고 있을 때 재빨리 강을 건너가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서둘러 강물 속으로 발을 옮겼어요. 그날, 강둑에서 나를 지켜봐 주던 옥이 이모부가 없었다면 스스로 강을 건너는 용기는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이 시집 속에는 그동안 만났던 수경이, 동녕이, 경수, 진아, 민주 등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마치 옥이 이모부가 된 것처럼 찬찬히 지켜본 내 둘레의 어린 친구들 이야기예요. 혹은 달팽이, 개구리, 아기게처럼 ‘작은 것’ ‘힘없는 것’들에게 주었던 눈길도 들어 있지요.
어린이 여러분이 이 시집을 읽으면서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귀하다’라는 생각을 얻게 된다면 더 좋겠고요.
‘툭!’
다 쓴 종이컵 한 개를 쓰레기통에 버릴 때였어요.
‘지금 이 순간 나처럼 컵을 버린 사람이 또 있겠지?’
그 생각의 끝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어요.
누가 돌보지 않아도, 들에 잔뜩 피어 크는 메꽃과 자운영꽃, 개울에 송사리들,
갯벌에 게와 고둥 들이 오래오래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