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든 소설은 결국 작가 자신의 역사라고 한다. 삶의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간 이 글은 지은이 루이스 어드리크의 자전적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아픈 기억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녀 자신도 이 소설을 쓰면서 객관적이고 관조적인 태도를 유지하기가 지난했음을 토로했다. 소설 말미에 등장하는 작은 반전은 아마도 그런 고민이 반영된 장치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고 주인공들이나 지은이의 삶과 사랑, 아픔을 평가하고 재단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묵묵히 지켜보면서 내 안의 것들을 곰곰이 되새겨보는 시간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