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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하선

최근작
2009년 3월 <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14인 2>

천불천탑

내가 그것들을 접하게 된 것은 20여 년 전이고,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게 된 시점은 그로부터도 수년이 지난 뒤다. 그것은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내 무관심과 무지의 소치였다. 하지만 이렇게 늦게나마 관심을 집중하고 정리하게 되어 기쁘다. 이 사진집에는 10년이라는 시간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실리게 된 사진들은 거의 최근 것들이다. 첫인상도 중요하겠지만 심안이 부족해서인지는 몰라도 한두 번 이 만산계곡을 찾는 것만으로는 마음에 드는 것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를 거듭했다. 결국 이 만산의 풍경은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지만 천년의 시공을 뛰어넘기에는 안타까운 현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도 컸다. 보다 일찍 시작하지 못했던 것이 마냥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면 또 다른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는 이미 진부한 소재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이 만산계곡이 공허하게 변모해가는 현실을 두고 부족하지만 내 마음 속의 이미지를 정리해 보려는 순수한 마음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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