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 교양이 될 수 있다는 유쾌한 증명"
과학과 인문학이 언제부터 갈라졌는지 모르겠으나,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적지 않은 노력에도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통섭이 유행하며 과학과 인문학이 가까워졌다지만, IT가 일상에 들어오고 코딩이 교육으로 자리 잡는 등 문화와 생활이 변했다지만, 과학은 여전히 어려운 학문, 삶과 관계가 없는 이론, 그래서 알고 싶지 않거나 알 필요가 없는 영역으로 여겨지기 일쑤다.
철학하는 과학자로 불리는 김상욱 교수는 과학과 인문학이 교양 앞에 평등한지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른다고 답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열역학 제2법칙은 아느냐고 묻는 게 어려운 일이니, 과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낯설고 외로운 일인지 짐작이 간다. 그는 이 책에서 과학 지식을 전하지 않는다. 과학을 삶에 붙여 인간, 사회, 세계를 둘러보면 얼마나 새롭고 즐거운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들려줄 뿐이다. 듣기만 해도 즐겁지만, 빠지고 나면 신나지 않을까. 그러고 나면 이를 과학이라 부르든 인문이라 부르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 과학 MD 박태근 (201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