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과 능력은 뛰어나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당신에게
지금 당신이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무기술이 부족해서? 학벌과 스펙이 초라해서? 아니면 영어나 외국어를 못해서?
모두 틀렸다. 당신의 능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회사는 이미 당신의 스펙과 경력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한 후 당신을 채용했다. 따라서 이미 입사를 했다면 당신이 가진 조건만으로도 회사에서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객관적인 조건과 평가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럼 지금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모든 일에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조금 더디더라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으면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일이든 술술 풀리는 식의 감각과 노하우를 갖게 된다.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도 역시 기본기가 중요하다. 맡은 일을 좋아하고 몰입하는 법,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 파트너십과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법, 효율적인 일처리와 시간 관리법, 좋은 평판을 쌓는 법, 실수와 실패에 대처하는 법…….
이런 것들이야말로 스펙이나 학벌을 뛰어넘는, 성공적인 조직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자 감각이다. 즉, 회사생활을 잘하려면 업무력뿐만 아니라 적응력, 인간관계 능력, 위기관리 능력 등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능력이 필요한데, 이 책에서는 이 능력을 ‘회사력’이라고 한다. 기본기가 없으면 더 높이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회사력이 부족하면 조직에서 인정받고 살아남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회사력의 본질은 ‘일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회사생활에 필요한 기본기들을 언급했지만, 그중에서 최고는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일을 좋아할 수 있을까?
적성에 맞지 않아도
몰입하면 그 일이 천직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적성에 맞아야 일을 좋아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당신도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다른 일을 찾아보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나는 회사업무에서 사실상 적성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을 뿐 적성은 없다. 특히 신입사원이나 직장 초년생에게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 여부를 구별할 만한 자격도 능력도 없다고, 나는 감히 단언한다. 아직 제대로 일해본 적이 없으니 적성에 맞다, 안 맞다 하고 판단할 능력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입사한 지 3년째 되던 해에 기획부에서 영업부로 발령을 받았다. 당시는 영업업무가 내게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몹시 괴로워했다. 하지만 ‘일단 이 고비만 넘겨보자’라는 각오로 끊임없이 기획안을 만들고 숱한 발품을 팔고 창피를 당하면서 오로지 일에만 매달렸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과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년쯤 지나자 상사나 선배들이 성공하지 못했던 거래처를 무려 80곳이나 개척할 수 있었고, 영업이 내 천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회사업무에서 사실상 적성이란 없다고 그때 나는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처음부터 일을 좋아해서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필사적으로 매달려 열심히 하다 보니까 실적이 높아지고, 실적인 높아지니까 점점 일이 즐겁고 좋아져 결국 천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비결은 자신이 일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상사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궁리하고 아이디어를 내야 실적도 높아지고 일의 재미도 생긴다.
일을 좋아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개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해볼까?’, ‘이렇게 제안해보면 어떨까?’, ‘새로운 방식을 접목해보자’ 하는 식으로 이것저것 궁리하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일의 재미와 보람을 알아가는 것이다.
신입사원이나 직장 초년생이라면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은 ‘미지’라는 말과 동의어다. 자신이 얼마나 더 높이까지 성장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자신에게 맞는 일은 정해져 있다는 좁은 시각으로 우주와 같이 무한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회사라는 무대에서 한정된 배역만 맡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이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도망칠 궁리를 하기 전에, 일단 필사적으로 매달려보는 자세를 갖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태도이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실력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일보다 좋아하지 않는 일, 하고 싶지 않는 일을 잘해냈기 때문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Challenge! Challenge! Challenge!
Do it! Do it! Do it!
성공하는 비즈니스맨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세 개의 C’와 ‘세 개의 D’이다. 세 개의 C란 ‘Challenge! Challenge! Challenge!’이며, 세 개의 D란 ‘Do it! Do it! Do it!’이다. 결국 도전과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기회를 얻고 싶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일이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일을 만들어 도전해보는 것, 이런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어떤 일에 도전해서 성과를 얻고 나면 좀 더 큰 과제가 눈앞에 나타난다. ‘산 너머 산’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기회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결과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나하나의 과제를 향해서 도전해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당신에게 훌륭한 경력을 만들어준다.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무능력과 체력 같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추진력과 노력, 열정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말하자면 비즈니스맨의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당신이 비즈니스맨으로서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는지는 얼마나 많은 과제에 맞닥뜨리고 해결해왔느냐에 달려 있다.
회사는 비즈니스맨으로서 미래를 펼쳐나가기 위한 무대이다. 당신은 앞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게 될 것이다. 회사 안팎을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성공과 실패를 셀 수 없이 반복할 것이다.
이런 경험 하나하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운명은 물론 회사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직 유목민이 될 것인가,
실세 직원이 될 것인가?
비즈니스맨으로서 롱런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력과 조직생활의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조직 내에서 실세 직원이 된다.
반면 사소한 일이나 관계를 무시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사람들은 결국 어떤 지점에서 한계에 부딪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 작은 일에 발목이 잡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직 유목민이 되거나 비즈니스맨으로서 장기적인 비전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비즈니스맨으로서 경쟁력을 갖고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신입사원 시절에 회사력을 확실히 다져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누구에게나 한두 번은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초년병 시절에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 여지가 없어 주목받지 못하던 사람도 기본기를 쌓아두면 결국 언젠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일에 대한 태도와 다양한 업무기술들이 바로 그 무기가 될 것이다.
일은 메아리와 같아서 크게 소리치면 큰 소리가 되돌아오고 작은 소리를 내면 작은 소리로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열심히 하면 한 만큼의 대가를 반드시 얻게 된다. 설령 지금 당장은 당신의 노력이 기대를 저버리거나 때로는 실패로 끝난다 해도 결국에는 몇 배로 불어나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러니 일단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부딪쳐보라. 그 과정 하나하나가 당신의 회사력을 향상시키고 당신의 미래를 활짝 열어 주리라고 확신한다. 부디 이 책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머리말
01·회사력의 제1조건은 자긍심을 갖는 것02·허드렛일은 당신을 발탁하기 위한 적성검사03·어떻게 하면 일을 사랑할 수 있을까04·보통으로 일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05·‘바보’가 될수록 똑똑해진다06·‘불가능한 이유’가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찾아라
07·애교가 있어야 성원을 얻는다08·모난 돌이 정 맞지 않는 방법09·‘힘의 대차대조표’의 균형을 유지하라10·일은 혼나면서 배운다11·실천이 뒷받침된 열의는 사람을 움직인다12·대안이 있는 불만은 ‘협력의 고리’를 이어준다
실무를 기본부터 터득하라
과제3│능력 머리와 몸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자
13·뛰어난 사람을 철저하게 따라 하라14·신속한 것보다 정확한 것이 기본이다15·보고·연락·의논하는 습관이 평가를 결정한다16·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라17·숫자로 생각하고 숫자로 말하라18·적성에 맞는지 여부는 일단 무시해도 좋다
19·‘10분 전’을 고수하라20·자신을 위한 공부시간을 어떻게 만들까21·시간 관리는 뺄셈과 나눗셈으로 하라22·남보다 두 배의 시간을 일에 투자하라23·술 마신 다음날도 활기차게 출근하라
24·반성할 줄 아는 도전자가 가장 발전한다25·성공보다 실패에 교훈이 있다26·포기하지 않는 한 기회는 아직 있다27·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트레스도 약이 된다28·비즈니스 마인드는 중압감을 견디며 강해진다29·실패는 방법을 바꾸어보라는 메시지30·일단 최악의 상태에 빠져보는 긍정적인 발상법
31·재능을 보일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32·전문 분야를 갖추면 저절로 좋은 평가가 따른다33·‘상사라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준비된 상사’34·남과 다른 발상을 하려면35·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열심히 하라
36·배우는 시기일수록 먼저 시작해야 할 것37·최고의 자기계발은 훌륭한 사람을 만나 감동받는 것38·자신의 최선은 라이벌이 이끌어낸다39·주위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성공한다40·지금처럼 해도 ‘10년 후 자신’에게 자신이 있는가41·인생의 단계에 맞게 역량을 기르자
회사력의 제1조건은
자긍심을 갖는 것
‘좋아하기’는 성장을 위한 원동력
두 명의 고등학생이 같은 대학에 합격했다.
A군은 1지망 대학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응시한 학교이고 B군은 처음부터 원하던 곳이다.
A군은 이 대학을 다니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터라 기대에 어긋나서 내심 창피했다. 재수를 해서라도 원하는 대학에 다시 도전해볼까 고민할 정도로 이 학교에서는 아무런 목표도 없었다. 불평불만을 일삼고 주위 사람들을 얕본 탓에 친구도 사귀지 못한 채 결국 패배자라는 열등감만 안고 졸업하게 되었다.
이에 반해 B군은 이 대학에 합격하여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이 학교가 처음부터 원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입학하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계획이 많이 있었고 그것들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사이에 졸업을 맞게 되었다.
A군과 B군 중 누가 대학 4년 동안 더 많이 성장하였을까?
말할 것도 없이 B군이다. 같은 대학에 합격했으니 두 사람의 학력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불만에 찬 A군과 긍정적으로 무엇이든 해보려 노력한 B군은 삶의 자세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이것이 곧 성장의 차이로 이어진 것이다.
당신은 A군과 B군 둘 중 어느 쪽이 되고 싶은가?
‘불경기에 취업이 어려워 당분간 다닐 생각으로 들어왔을 뿐, 때가 되면 이런 회사는 그만두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전형적인 A군 타입이다. ‘좋아, 열심히 해보자. 일단 입사했으면 간판따윈 상관없어. 맨몸으로 부딪치며 차근차근 올라가보는 거야’라는 자세라면 당신은 B군 타입이다.
회사에 대한 사고방식 하나로 당신은 A군도 B군도 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회사를 좋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연이 닿아 들어온 회사에 아무 자부심을 갖지 못하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낄 수 없다. 회사의 인지도, 연봉, 조건 등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면 좀 더 조건이 좋은 회사가 나타났을 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더 이상 성장하고자 하는 의욕이 사라지게 된다.
회사는 인생의 황금기를 투자해서 활약하게 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조건의 유불리만을 따지지 말고 자신이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일을 통해서 얼마나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선택해야 한다.
‘10년 후에 회사를 이끌어갈 사람은 바로 나’라고
자부할 용기가 있는가
‘대기업에 들어갔으니 이제 됐다’, ‘유명 기업이니까 좋다’라고 안심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대기업이라도 어느 날 갑자기 파산하거나 외국자본에 인수되는 경우도 있고, 입사 제의를 받은 OO은행을 거절하고 △△은행으로 가자마자 두 은행이 합병되는 경우도 낯설지 않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고 이전의 가치관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세상이다.
당신이 어떤 원칙과 철학으로 지금의 회사를 선택했는지 모르지만 이러한 시대일수록 대우가 좋다거나 안정적이라는 이유보다는 회사 분위기나 일의 보람 여부를 고려하여 얼마나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날 이른바 유명 기업이나 대기업은 이전 사람들의 헌신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여전히 옛스러운 회사명을 고집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낯선 회사도 허다하다.
다시 말해 이런 곳들은 과거에 절정기를 누렸다는 뜻이다. 앞으로 기껏해야 5년 정도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당신이 지금 유명 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더라도 어쩌면 당신이 회사의 중견간부가 되어 있을 즈음에는 최전성기가 끝나 있을지 모른다.
요즘 디지털 정보 관련 기업들 중에는 작아도 견실한 회사가 많다. 대기업이 아무리 애를 써도 못 따라가는 소프트웨어를 잇달아 개발하는 곳도 여럿 있다.
만일 지금 다니는 회사가 이름도 없는 조그마한 회사라면 오히려 당신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일의 소니’, ‘미래의 혼다나 소프트뱅크’도 꿈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회사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현재의 유명 기업이나 대기업도 과거에 당신과 같은 젊은이들이 땀 흘려 일해서 일구어낸 결실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우가 그저 그렇다느니 아무도 몰라주는 중소기업이라느니 하며 투덜거릴 필요가 없다. 회사의 대우는 당신이 열심히 일해서 나아지도록 하면 된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남이 해주기만을 바란다면 이미 대기업병에 걸린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회사가 최고다. 앞으로 10년 후면 우리 회사는 황금기를 누릴 것이다’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 이것이 회사력을 키우는 제1법칙이다.
허드렛일은
당신을 발탁하기 위한 적성검사
잡일도 생각하기 나름
“이것 좀 부탁해.”
“이 일도 도와주게.”
아직 일처리가 노련하지 못한 신입사원들은 전담 업무가 없어서 선배들의 온갖 자질구레한 일을 돕는 것부터 시작한다. 특히 회의 자료를 복사하는 일은 신입사원에게 맡겨지는 대표적인 업무 중 하나다.
신입사원이 수습기간을 마치고 배치된 파트에서 이런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매일같이 전화를 받고 복사를 한다.
‘나는 언제쯤 선배들처럼 일다운 일을 하게 될까?’
‘허드렛일만 시키면서 훌륭한 인재를 썩히고 있다니.’
이렇게 생각하는 신입사원이 있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늘 그렇듯 신입사원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일류대학을 졸업한 A군은 “약속과 다르지 않습니까? 면접 때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일이라고 해서 꿈을 안고 입사했는데 한 달 동안 이런 잡일만 하고 있습니다” 하며 상사에게 투덜대더니 끝내 회사를 그만두고 말았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서도 다른 회사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A군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한편 중견 사립대학 졸업생인 B군은 A군과는 대조적이었다.
‘이것도 일이야, 회의를 하려면 누군가 복사를 해야 하고 지금으로서는 가장 제몫을 못하는 나한테 이 일이 돌아온 거지’라고 생각하며 묵묵히 자신에게 맡겨진 잡다한 일들을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충 넘어가지 않고 자료를 복사한 뒤에는 백지가 섞여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하고 스테이플러로 고정하여 미리 회의실에 배포해두었다. 물론 선배에게 요령을 듣고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이렇게 단순히 복사하는 일에서도 B군의 적극적이고 성실한 업무 태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B군의 이러한 모습은 상사와 선배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고 얼마 뒤 B군은 C 선배와 한 팀을 이루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회사도 어렵사리 뽑은 사원에게 언제까지나 허드렛일만 시킬 리 없다. 그것이야말로 인재를 썩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맡길 만한 일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신입사원은 아직 일 처리가 서툴러 업무를 맡겨봐야 능률이 떨어지고 일일이 설명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복사나 전화 응대 같은 단순작업부터 시키면서 어떤 자질을 가졌는지, 어떤 업무가 맞을지 관찰하는 것이다.
즉, 신입사원에게 맡겨진 허드렛일은 그를 본격적인 업무에 발탁하기 위한 적성검사와 같다.
재능을 많이 팔수록 당신의 몸값이 올라간다
“복사 좀 해주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받아들이는 방식은 앞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