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시작하며 미래 기업은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하는가?
PART 1.
혁명의 시대
혁명의 시대에는 관점의 전환이 필수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미래 기술들
노동 대체 기술이 지능 기반 기술로 | 생산성과 의사결정 효율 높이는 인공지능 | 초연결성으로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사물인터넷 | 컴퓨터가 없어도 컴퓨팅이 가능한 클라우드 컴퓨팅 |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주는 빅데이터 |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모바일 | 온디맨드 제조의 성패를 좌우하는 소재
모든 지식이 디지털을 향할 때 산업과 고용은 어떻게 달라질까?
상품과 서비스의 융합, 새로운 경쟁의 규칙
제품의 서비스 | 서비스의 제품화 | 맞춤화된 제품-서비스 통합
무료경제와 양면시장으로 블리츠스케일링
양면시장의 3가지 조건
‘규모의 경제’가 무의미해진 세상
공장이 없다고? 스마트팩토리에 맡기면 끝!
대기업 공중분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PART 2.
온디맨드 이코노미, 이미 와버린 미래
공유경제, 구독경제 위에 온디맨드 이코노미가 있다
이미 일상을 파고든 온디맨드 서비스 | 대여나 교환으로 서로 편익과 이윤을 얻는 공유경제 |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 |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즉시성을 결합한 O2O
O2O 최강자 아마존 집중 분석
주문하기도 전에 출발하는 예측배송, 아마존 프레시 | 계산대도, 계산원도 없는 원패스 서비스, 아마존 고 | 고객이 없어도 집 안까지 안전하게, 아마존 키
‘원가 〈 가격 〈 가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까?
‘캐시카우’로 ‘스타’를 키워라? | 문제는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고객점유율’ | 미래 기업의 경쟁은 플랫폼 간의 전쟁
초연결, 초지능 시대, 어떤 서비스가 뜰까?
초연결–시간, 공간, 경험의 3차원 | 초지능–지능화된 센서로 문제해결 | 초연결 시대 소비를 주도하는 C세대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가 의미하는 것
문제해결을 위한 모든 것이 ‘서비스’다 | 1년 6개월 걸리던 생산을 10일 만에 | 기업 간 거래도 ‘소유에서 사용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는 조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계가 사라지다 | 모든 프로세스에 디지털 기술을 | 블록체인으로 신뢰구현
모든 기술, 자원, 프로세스를 온디맨드로 집중시켜라
기술과 자원, 프로세스를 바꾸기 위한 가장 중요한 3가지 전략
온디맨드 워킹, 노동과 일자리의 미래를 바꾸다
홈오피스가 부상하면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까?
온디맨드 시대, 기업성장의 비밀
넷플릭스, 스타벅스, 버버리에서 배워야 할 것들
유통, 물류, 전달 프로세스도 디지털로 변신 중
아마존의 스마트 유통·물류 시스템
지멘스의 디지털트윈과 마인드스피어
결제부터 자산관리까지 블록체인과 거래 자동화
PART 3.
오늘부터 온디맨드 비즈니스를 시작합니다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 트라이슈머, 모디슈머, 프로슈머
체험을 사랑하는 트라이슈머 | 취향대로 바꾸는 모디슈머 |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
고객의 욕구는 어디까지? - 미충족 고객, 과충족 고객, 비사용자
충성도 높으나 불만도 많은 미충족 고객 | 곧바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과충족 고객 | 진입장벽을 낮춰 끌어모아야 할 비사용자
입장에 따라 불편이 달라진다-구매자, 사용자, 지불자
사용자의 문제 | 지불자의 문제 | 구매자의 문제
온디맨드 서비스 비즈니스모델 만들기
디지털에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의 3가지 조건
기존의 비즈니스모델, 언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고객가치제안 | 이익공식 | 핵심자원 | 핵심 프로세스
기존 시장을 뒤흔드는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의 6가지 특징
디자인씽킹으로 비즈니스모델 만들기
1. 공감하기 | 2. 문제 정의하기 | 3. 아이디어 찾기 | 4. 시제품 만들기 | 5. 평가하기 | 디자인씽킹으로 문제해결한 에어비앤비
비즈니스모델 캔버스에 신사업 아이디어 그려보기
1. 고객가치제안 | 2. 표적고객 | 3. 채널 | 4. 고객관계 | 5. 핵심활동 | 6. 핵심자원 | 7. 핵심 파트너십 | 8. 비용구조 | 9. 수익흐름
어떤 영역에서 어떤 형태로 경쟁할 것인가?
마치며 ‘사람 중심의 기업가정신’에 성패가 달렸다
주석
그림 찾아보기
시작하며
미래 기업은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하는가?
요즘처럼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은 수많은 질문에 봉착한다. 어떤 변화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 지금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무조건 버리고 디지털 기술 쪽으로 달려가야 하는가? 지금의 비즈니스모델을 바꿔야 하는가? 바꾼다면 승산이 있는가?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s’로 모아진다.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질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신의 비즈니스의 본질은 무엇인가?
둘째,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셋째, 4차 산업혁명은 당신의 비즈니스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
비즈니스란 본질적으로 기업이 가진 자원과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야 기업이 성장한다. 하지만 문제해결에 들어가는 원가가 너무 높다면 기업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어내되,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한 비용으로 그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고난도의 복합 방정식을 풀어야만 기업은 ‘성장과 생존’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초연결성hyper connectivity과 초지능성hyper intelligence을 제공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과 산업, 경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들을 이루는 것이다. 꿈꿔왔던 것이란, 쉽게 말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형태로 취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지금까지 비용의 문제로 불가능했던 ‘고객 개인에게 맞춘 온디맨드on demand 솔루션 제공’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이 가진 자원이나 프로세스를 표준화·모듈화해 디지털로 변혁함으로써, 고객들이 요구하는 온디맨드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하게 해준다. 이것은 단순히 ‘디지털화’라는 차원을 벗어나 고객의 문제를 온디맨드로 해결하기 위한 ‘모든 것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회이자 위협이다. 혁신적 기술과 다양한 방법 덕분에 경영효율이 높아지고,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기업이 이러한 경쟁을 헤쳐나가려면 다음과 같은 4가지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첫째, 다양한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컴퓨팅 기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므로 제품과 서비스를 디지털화하고 서비스화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등을 활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화는 막을 수 없는 추세이고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글로벌화가 잘된 기업의 성과가 좋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측면이 쉽게 해결되면서 기업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어서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 문제를 이해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과 상황, 형태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많아도 쓸모가 없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논의하기 전에 먼저 온디맨드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런 서비스들은 어떻게 현재의 비즈니스를 바꾸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제 가야 할 방향은 대략 정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갈 것인가? 어떻게 한 걸음을 뗄 것인가? 이 책은 앞서 언급한 3가지 질문, 비즈니스의 본질, 4차 산업혁명의 본질,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비즈니스의 관계에 대해 필자가 다년간의 기업 경험과 컨설팅 경험, 그리고 이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체계화한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듣도 보도 못한 재난과 재해에 혼란과 걱정이 날로 커지는 지금,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고자는 기업인, 창업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이 책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이 지금까지의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논의를 일단락 짓고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데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책이 나오기까지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를 도맡아 해준 서강대학교 박사과정 윤보성을 비롯해 십수 년 동안의 연구과정을 같이 해준 많은 동료 연구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혁명의 시대에는
관점의 전환이 필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제46회 다보스 포럼에서 등장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주목받았다. 아직도 다양한 정의가 쏟아지면서 그 실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확실한 것은 2010년 독일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인더스트리 4.0’이 그 원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러 의견을 종합해보면, 4차 산업혁명은 201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사이버 물리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 인공지능AI, Articifical Intelligence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명이다. 쉽게 말해 기술을 이용해 사람, 사물, 공간을 연결하고 지능화하여 산업과 사회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기술은 현실세계와 현실세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그리고 가상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한다. 쉽게 말해 현실의 시스템과 가상의 디지털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디지털 세상에서 기술이 확산되는 속도는 과거 산업혁명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다. 예를 들어 라디오가 5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까지는 약 38년이 걸렸지만, 2016년 출시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게임 포켓몬고는 5억 명을 모으는 데 단 20일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저비용 맞춤형 생산을 지향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소비자 개개인의 요구사항이 제품, 서비스의 설계단계에서부터 반영되고, 배송은 효율화되었다. 디지털 기술은 생산속도를 향상시키고 재고를 최소화시켰다. 그 결과 4차 산업혁명은 사용자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꼭 맞게’ 충족시켜주는 ‘온디맨드’의 시대를 활짝 열어주었다.
요약하면,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들을 이뤄준 일종의 ‘생활혁명’이다. 예전에는 배가 고프면 그 시간에 문 연 식당을 찾아가서 먹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당장, 바로 그 자리에서,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예전에는 일하다가 뭔가 모르는 게 있어서 막히면,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거나 알 만한 사람을 수소문해 직접 찾아가 물어봤지만, 이제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필요한 지식을 내가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즉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필요를 편리하게 충족시켜주고 위기에 처했을 때 즉시 벗어나게 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생활혁명’이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을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하여 인간의 삶은 물론이고, 산업과 경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now’에, ‘원하는 장소here’에서, ‘원하는 형태only for me’로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기술과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온디맨드 시스템’이고, 이를 통해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할 것인가? 혁명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의 전환이다. 어떤 관점으로 시장의 변화를 바라보느냐에 기업의 흥망과 성쇠가 달렸다.
100여 년 전, 2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변의 상황에서 마차 제조업을 운영하던 윌리엄 듀랜트William Durant는 자신의 사업을 ‘마차’라는 제품의 생산이 아니라 ‘운송수단의 제공’으로 재정의했다. 새로운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다시 파악한 그는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자동차의 시대에 생존을 넘어 성장과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
윌리엄 듀랜트는 1900년에 일어났던 ‘안전한 마차의 통행을 위협하는 위험한 자동차의 도로주행을 규제해달라는 시위’를 목격하고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임을 감지했다. 그래서 그는 1904년 초창기 자동차 기업인 뷰익Buick을 인수하고 그로부터 4년 후 직접 제너럴모터스GM, General Motors를 설립했다. 그리고 GM을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1 이와 같은 사례에 비추어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읽어내느냐, 어떠한 관점을 가질 것이냐가 기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 명확하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산업과 사회를 ‘온디맨드’ 방향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제대로 타고 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온디맨드 서비스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여러분이 현재 몸담은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미래 기술들
지금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이전에 이루어진 1, 2, 3차 산업혁명에 대해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생 인류는 농업혁명, 상업혁명 등과 같은 몇 번의 혁명과도 같은 대변혁을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1차부터 4차까지 단계를 구분할 수 있는데(1부 끝에 자세한 설명이 있다) 1차 산업혁명에서는 새로운 동력기관과 기계들이 개발되어 산업생산이 활성화되고 ‘대량운송’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그 후 2차 산업혁명에서는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각종 동력기관과 기계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량생산’ 시스템이 탄생했다. 그리고 3차 산업혁명에서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화, 자동화, 디지털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과 제어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선행 산업혁명의 결과는 후행 산업혁명의 동인이 되었다. 후행 산업혁명에서는 선행 산업혁명에서 개발된 원천기술을 토대로 기술이 더욱 발전했고, 새로운 기술이 실생활에 활용됨으로써 ‘누구나 당연하게 사용하는 기술’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연계성과 추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정보 시스템과 제어 시스템을 좀 더 진화시킨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 전달체계, 생산과 운영 시스템, 그리고 거래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전체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통찰 기반의 산업체계를 만들어내는 중이다.2
이것을 기업경영 측면에서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초지능·대융합’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서 적시에, 적소에 제공하는 ‘온디맨드 이코노미’로 패러다임을 이동시킬 것임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원재료-제조-유통-서비스-소비’에 이르는 기업활동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재구축하고, ‘고객의 문제를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기존의 시스템에 신기술을 적용하여 점진적으로 확장해가는 단선적 변화가 아닌, 한가운데서 폭탄이 쾅 하고 터진 듯한 디지털 중심의 파괴적 혁신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정보기술 혁명인 3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진 디지털 기술이 산업 분야 전체로 확산되어 모든 산업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는 기업 경영환경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미국 내 상장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성장은 업종별 변동성이(그리고 같은 업종 안에서도 기업별 변동성이) 1960년 대비 약 12배 이상 증가했다.3
특히 시가총액 변동성이 컸던 기업들은 IT, 소비재, 소재, 금융, 통신과 에너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었다. 마틴 리브스Martin Reeves와 마이크 다임러Mike Deimler에 따르면 시가총액 변동성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설명된다.4
첫째, 기업들의 이익 변동성이 1950년대와 비교하여 1980년대 이후 2배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간 불균형이 심각해졌다. 둘째, 분야별로 3위 이내에 들었던 기업이 탈락한 비중이 1960년 2%에서 2008년에는 14%로 증가했다. 셋째, 시장점유율과 기업이익율의 상관관계가 무너져 1950년에는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 이익률 1위이던 비중이 34%였지만, 2007년에는 7%로 대폭 하락했다.
기업 시가총액 변동성이 이러한 특징을 보이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IT기술을 중심으로 한 융합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산업이 빈번하게 출현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도태되고 새로운 강자들이 부상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욱 치열한 기업 간 경쟁을 유발했고,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를 바꿔놓았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누가 누구의 경쟁자가 될 것인지도 불명확해졌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가지는 ‘초연결·초지능·대융합’이라는 특징은, 경영의 의사결정 복잡도를 대폭 증가시켰고 기업 경쟁력의 원천을 ‘양적 효율성 향상’에서 ‘무형자산의 확보와 활용’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경쟁우위의 핵심요소였던 ‘노동 대체 기술’은 부가가치가 높은 ‘지능 기반 기술’로 진화 중이다. 아래의 [그림01]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3가지 대표적인 특징이 기업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수많은 보고서가 언급한 디지털 기술들을 정리하면,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 빅데이터, AI, 3D프린팅,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 신소재 기술, 에너지 저장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자동차, 모바일 등이 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그의 저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을 몰고 온 주요 혁신기술들을 물리학 기술(무인 운송수단, 3D프린팅, 로봇공학, 그래핀/신소재), 디지털 기술(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바이오 기술(유전학, 합성생물학, 유전자 편집)이라는 3가지 영역으로 분류했다.
기존의 연구를 종합하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은 AICBMM(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data, 모바일Mobile, 소재Material의 약자를 조합)으로 요약된다. 너무 많이 들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간단히 핵심만 짚고 넘어가겠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사고, 학습, 자기계발 등 인간 특유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비슷한 판단력과 학습능력을 컴퓨터에 탑재하는 기술로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라고도 불리며, 최근에 화두가 된 딥러닝deep learning은 그 유형 중 하나다. 딥러닝은 사람의 뇌가 사물을 구분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물을 분류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것으로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대결했던 인공지능 알파고는 프로 기사들의 기보를 바탕으로 학습을 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두었다. 이처럼 딥러닝 기술로 학습한 알파고가 완승을 거두면서 컴퓨터가 바둑과 같이 복잡한 게임에서도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인공지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쇼핑, 검색, 금융, 교통, 교육, 날씨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과 연결해 집 안의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냉난방, 방범장치 등 환경 자체를 통제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활성화는 더 나아가 기업이나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자원 배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상호 연결된 사물과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물(제품, 서비스, 장소 등)과 인간, 사물과 사물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말한다. 사물인터넷은 사람의 개입 없이 상호 간에 정보를 직접 주고받으면서 상황에 따라 정보를 해석하고 스스로 작동하는 형태를 취한다. 사물인터넷에 장착된 스마트 센서들은 제조공정, 물류, 주택, 도시, 운송망, 에너지, 환경,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은 지능을 가진 사물이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여 정보를 상호교환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세부 기술로는 센싱 기술,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사물인터넷 서비스 인터페이스 기술 등이 있다.5
이와 연계된 개념으로 ‘사이버물리시스템’이 있는데, 이는 다수의 센서, 액츄에이터actuator, 제어기기들을 복합적인 네트워크로 연결하고(사이버시스템), 현실세계의 정보를 습득, 가공, 계산,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물리시스템을 작동하는 복합시스템을 말한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은 기존 임베디드시스템(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다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일부로 내재된 것)의 외연을 확장하여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형태로 만든 것이다. 제조 시스템, 관리 시스템, 운송 시스템 등의 복잡한 인프라 등에 널리 적용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은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을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O2OOnline to Offline 혹은 Offline to Online를 활용한 새로운 스마트 비즈니스모델의 등장을 촉진한다. 제조기업들이 스마트 제조smart manufacturing, 연결제품connected products, 연결된 공급망connected supply chains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현상은 사물인터넷의 ‘초연결성’을 활용하기 위함이다.6
초연결성에 기반한 사물인터넷 환경은 다양한 데이터를 대량으로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를 처리하기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 산업의 발달을 견인한다. 그리고 거기다 인공지능을 더해 ‘온디맨드 환경 속의 삶’이라는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다. 사물인터넷은 고객 측면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기업 측면에서는 다양한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7
이러한 여러 이유로 제조업 분야에서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활용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사물인터넷의 적용과 활용으로 제품, 서비스, 운영 등의 영역에서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8 특히 상황을 인지하고 학습하는 컴퓨터의 능력이 발전할수록 무인자율자동차, 드론, 로봇 등과 함께 사물인터넷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온디맨드 서비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나 서버 등 실질적인 컴퓨팅 기반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컴퓨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컴퓨터라는 물리적 실체를 가지지 않고서도 컴퓨팅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기술이다. 아래의 [그림02]처럼 제공되는 서비스 유형에 따라 SaaSSoftwa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로 구분할 수 있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대량의 정보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대량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여, 가치 있는 부분을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여 활용하는 기술이다.
제조환경이나 작업환경, 서비스 프로세스, 그리고 산업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다양한 데이터들이 쉴 새 없이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생성된다. 그런데 이러한 데이터들은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되는 주기가 짧을 뿐만 아니라 업데이트가 잘되어 있다. 따라서 그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유추해 특정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낼 수도 있고, 산업현장의 여러 문제를 분석해 시스템을 최적화하거나 효율화시킬 수도 있다. 그냥 버려지던 데이터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이터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그리고 모바일 기술의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모바일은 노트북이나 휴대폰처럼 이동이 가능하면서 온라인으로 연결도 되어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컴퓨터 기기나 전화기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단순작업만 가능했다면, 지금은 인터넷은 물론 다른 기기들과 상호작용하는 기능이 강화되면서 개인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전 영역을 지원하게 되었다.
특히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업무 메일에 회신하고, 프레젠테이션 장표를 만들고, 클라이언트의 문의사항에 답변하는 등, 업무뿐만 아니라 장보기, 음식 주문, 택시 호출, 공공기관 민원신청 등 웬만한 서비스는 대부분 손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온디맨드 서비스’ 시스템 구현에 엄청나게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소재는 생산이나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나 부품을 의미하는데, 화학적 공정을 통해 합쳐지거나 분리될 수 있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의 발달로 2개 혹은 그 이상의 물질을 결합해 각각의 물질보다 더 좋은 물성을 나타내는 복합소재를 많이 개발하고 있다. 특히 3D프린팅이 제조영역을 맞춤화 생산으로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3D프린팅에 사용될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데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다.
온디맨드 제조를 위해서는 반드시 모듈화와 표준화, 그리고 유연생산을 가능하게 해줄 소재 개발이 중요하다.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향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와 같이 간단히 알아본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은 각각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서로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으로 연결성을 극대화하고 자가발전하는 ‘모맨텀(momentum,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과 결합하면 또 다른 기술이 개발되고 이 기술이 다른 기술과 결합하면 또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지속적 기술발전 현상)’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관련 기술들은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욱 빠르게 진화할 것이다.
모든 지식이 디지털을 향할 때,
산업과 고용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식 기반 경제’는 지식 집약적인 활동에 기반을 둔 생산이나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기술과 과학의 획기적인 발전,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물적 자원 기반 경제’ 체제를 ‘지식 기반 경제’로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참고로 연결과 지능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이 물적 기반을 지식 기반으로 바꾼다는 의미에서 ‘지능정보사회’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경제구조를 이야기할 때는 ‘지식 기반 경제’를 사용한다.
이미 다가온 ‘지식 기반 경제’에서는 물리적인 투입물이나 천연자원보다 지식활동 역량이 더 중요하다.9 지식 기반 경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용어로는 지식 창출, 자발적 조직, 동시적 활동, 혁신, 기회 등이 있다.
전통 경제에서 생산의 핵심요소는 토지와 자본이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뒤에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의 핵심요소로 등극했다. 3차 산업혁명에서의 지식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들어낸 데이터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지도, 백과사전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정보들이 디지털로 변환되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컴퓨터에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한 변화가 모든 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서 제품과 서비스가 디지털화되고 전달 프로세스도 디지털화된다. 거기다 생산, 운영, 거래 프로세스까지 디지털화되면서 모든 지식이 디지털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로의 전격적인 변화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존재했던 지식과 프로세스의 분리 혹은 작업과 지식의 분리현상을 없애고 있다.
그렇다면 지식 기반 사회 혹은 지능정보사회로의 이동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능정보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줄까?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프로세스가 효율화되고, 대량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비용절감, 신규 매출 증가, 소비자 후생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의 [그림03]과 같이 국내에서만 최대 460조 원의 경제적 효과(2030년 기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0
소비자 후생 증가는 교통사고 감소(최대 10조 원), 대기질 향상(최대 7.6조 원), 교통체증 감소(최대 30조 원), 가사노동 단축(최대 10조 원), 국민 건강 향상(최대 10조 원) 등 76.4∼174.6조 원으로 예상한다.
또 비용절감은 의료 진단 정확도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