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 되는 법
ⓒ 허수연 2020
초판 1쇄 2020년 6월 1일
지은이 허수연
출판책임 박성규
편집주간 선우미정
편집진행 이수연
디자인진행 김정호
디자인 한채린
마케팅 전병우
경영지원 김은주·장경선
제작관리 구법모
물류관리 엄철용
ISBN 979-11-5925-554-0 (14370)
978-89-7527-648-4 (세트)
펴낸이 이정원
펴낸곳 도서출판 들녘
등록일자 1987년 12월 12일
등록번호 10-156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98
전화 031-955-7374 (대표)
031-955-7381 (편집)
팩스 031-955-7393
이메일 dulnyouk@dulnyouk.co.kr
홈페이지 www.dulnyouk.co.kr
CIP 2020019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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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마음을 담은 손글씨,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의 장점
캘리그라피 작가라는 직업에 대하여
캘리그라퍼는 뿌리가 없는 직업이라고요?
그저 마냥 글씨가 좋았던 어린 시절
나를 숨 쉬게 한 캘리그라피와의 만남
제 글씨를 선물하고 싶어요
블로그로 데뷔했어요
새로운 삶을 위한 일 년간의 준비
캘리그라퍼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의뢰자의 생각을 나만의 이미지로 구현해내는, 디자인
스스로 나의 가치를 낮추지 마세요, 단가 정하기
작품으로 공감하는, 전시
현장이 주는 감동,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듣는 이에게 알맞은 도움을 주는, 강의
직업이란 무엇일까요?
끊임없이 내 인생에 질문 던지기
캘리그라퍼의 기쁨
스스로 내 디자인을 인정받아야 한다
디자인 무단 사용은 범죄입니다
좋아하는 일이 ‘일’이 되지 않으려면 꾸준함이 중요하다
캘리그라피, 독학했습니다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 하나요?
캘리그라피 연습의 단계들
나만의 글씨를 설계할 때 필요한 자세
역사 속 글씨들로부터 배우다
슬럼프를 만났을 때
나만의 정체성을 세우자: 허슈그라피의 탄생
캘리그라퍼가 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가요?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통로, 블로그
일석이조의 효과, 공모전
캘리그라피 사업가로서의 신조
캘리그라피 시장의 성수기와 비수기
사회의 아픔을 위로하는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 폰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캘리그라피 이모티콘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시장의 성장 가능성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성장 가능성!
에필로그
프롤로그
“아~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 작가라고 말하면 캘리그라피가 뭐냐고 묻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캘리그라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저마다 가지고 있는 캘리그라피의 이미 지나 해석은 다 다를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면서 캘리그라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캘리그라피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캘리그라피를 전하고 있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어온 나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일과 작업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정리해볼 수 있었거든요.
글씨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글씨에 생각과 감정을 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디자인한 글씨를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의 글씨를 진정 나만의 것으로 메이크업하여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낸다면 정말 특별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이렇게 해봤는데, 이게 참 좋더라” 혹은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맞더라”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캘리그라피가 어떻게 내 삶을 바꿔주고 충만하게 하였는지, 캘리그라피가 얼마나 멋진 장르인지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캘리그라퍼로서 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아울러 담아내고자 한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캘리그라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이 책이 캘리그라퍼로서의 삶을 열어가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첫 페이지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앞서도 언급하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캘리그라퍼’라는 제 직업을 소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캘리그라피를 접해본 적 없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캘리그라피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드려야 했거든요. 그런데 캘리그라피가 보편화되며, 캘리그라피를 ‘한 번쯤 들어보았거나’ ‘한 번쯤 본 적 있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아, 캘리그라피 작가님이시구나! 저 캘리그라피 본 적 있어요.”
“우와 정말요? 캘리그라피가 어떤 건지 아세요?”
하지만 캘리그라피를 알고 있다고 하시는 분들 중에 캘리그라피가 어떤 것인지 설명까지 하실 수 있는 분들은 드물었어요. 그래서 이 장에서는 캘리그라피란 무엇이며, 캘리그라퍼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의해보고자 합니다.
마음을 담은 손글씨, 캘리그라피
보통 캘리그라피를 들어 ‘멋진 글씨’ 또는 ‘예쁜 글씨’라고 설명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아도 ‘손으로 쓴 개성 있는 문자체’ ‘아름다운 손글씨’라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어요. 캘리그라피의 어원이 된 그리스어 calli가 ‘아름답다’는 뜻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할 때, 결코 틀린 설명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캘리그라피를 단순히 그렇게만 정의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아요. 저는 그간 수많은 강의를 통해 캘리그라피에 대해 설명해왔습니다. 그런 저의 입장에서 캘리그라피를 아주 간단히 정의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담은 손글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씨에 감정을 담는다니, 이게 무슨 말이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감정’은 캘리그라피의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캘리그라퍼는 단순히 예쁜 선과 안정된 구조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철학과 생각, 그렇게 쓰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에 따라 어울리는 구조·선·자음과 모음의 모양 등이 있기 마련인데, 이런 것들이 모두 적절히 구성되었을 때, 쓴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잘 담은 캘리그라피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그 상상을 글씨로 표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표현 기법을 익히게 되는 것은 물론 글씨에 담아내고 싶은 자신만의 철학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캘리그라피의 장점
캘리그라피를 처음 만났던 순간은 말 그대로 ‘희열’이었습니다. 만남과 동시에 캘리그라피는 제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지요. 작품과 강의 등을 통해 열심히 전하고 있지만, 캘리그라피의 장점은 아무리 전해도 모자라요. 여기서 잠깐 제가 경험하고 느낀 캘리그라피의 장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하나, 캘리그라피는 접근이 용이하다.
글씨를 쓸 줄 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는 분명 접근성 좋은 장르입니다. 특히 전혀 새로운 글씨체를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래 쓰고 있던 글씨체를 메이크업해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담으면 된다는 점에서 더 손쉽게 시작할 수 있지요.
둘, 캘리그라피는 감정과 감동을 담는다.
실제로 제 강의를 들은 분들 중 상당수가 잃어버렸던 감성을 되찾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심지어 우울증이 치유되었다는 분도 계셨지요. 캘리그라피는 자신이 쓰고 싶은 문구를 찾으면서 그 문구에 공감하고, 쓰면서 감동하고, 쓴 캘리그라피가 마음에 들어서 또 한 번 감동하는, 정말 말 그대로 감동 그 자체인 장르예요.
특히 저는 캘리그라피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주변에 선물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데, 선물 받은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재차 감동받고,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선순환을 이루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와 내 주변까지 치유하는 멋진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셋, 캘리그라피는 간편하다.
캘리그라피는 도구의 제한이 없는 장르입니다. 서예 붓과 먹물, 붓펜, 캘리그라피펜, 사인펜, 색연필 등 다양한 도구로 할 수 있어요. 심지어 저는 필기도구가 없을 때 냅킨에 아이라이너로 글씨를 써본 적도 있는데, 의외로 다들 빛나는 아이디어라며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이처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문구나 글씨 타입에 따라 자유롭게 도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캘리그라피의 장점입니다.
넷,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캘리그라피를 배워두면 삶의 큰 활력소가 됩니다. 어색한 첫 만남의 자리에서 글씨로 인사를 한다거나, 특별한 날 직접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말들도 캘리그라피로 멋지게 전할 수 있지요. 감동은 감동대로 주면서요. 이외에도 멋진 SNS 프로필 이미지를 만들고 생일 축하 카드 하나도 특별하게 꾸미는 센스쟁이가 될 수 있습니다.
다섯, 캘리그라피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캘리그라피는 방송과 미디어, 기타 사업 영역에서 각종 타이틀, 회사 이름, 상표 이름, 슬로건 등을 구현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피를 통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캘리그라피 강의도 그중 하나입니다. 문화 센터, 시, 도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업 강의, 자체 교육 등 다양한 강의 커리큘럼을 개발할 수 있어요.
캘리그라피 작가라는 직업에 대하여
우리에게 ‘소설을 짓는 작가’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익숙하지만 ‘캘리그라피 작가’는 왠지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 역시 캘리그라피 작가를 정의한다면 어떤 표현이 가장 좋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여러분은 캘리그라피 작가를 뭐라고 정의하시겠어요? ‘글씨를 잘 쓰는 사람’ ‘글씨 쓰는 게 직업인 사람’ ‘캘리그라피 디자인을 하는 사람’ 등등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저는 ‘글씨 디자이너’ ‘글씨로 생각을 전달하는 작가’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앞서 간단하게 말했지만, 캘리그라퍼는 단순히 예쁜 글씨를 쓰는 일을 넘어, 글씨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직업입니다. 글씨를 디자인하고, 왜 이렇게 썼는지 자기 철학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캘리그라피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글씨체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사실 캘리그라피 글씨체를 배우고 따라 쓰는 것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철학이나 생각이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글씨체를 갖는 것은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캘리그라피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반드시 글씨에 생각을 담는 연습, 나만의 글씨체를 만드는 작업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하는 일로써 접근해보면, 캘리그라피 작가는 글씨를 디자인하고 디자인한 글씨가 다양한 용도로 쓰이게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CI, 브랜드 이미지를 통합하는 BI, 포스터, 슬로건 등에 쓰일 글씨를 의뢰받아, 의뢰자의 기준에 자신의 개성을 녹여내어 캘리그라피를 만드는 것이죠. 기업 차원의 용도 외에도 청첩장, 돌잔치 초대장 같이 개인적 용도의 의뢰가 있을 수 있으며, 자신의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상품을 제작하여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작품을 전시하여 대중과 소통할 수도 있고요. 작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강의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캘리그라피 강의의 영역도 대상과 과정에 따라 세분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캘리그라퍼는 뿌리가 없는 직업이라고요?
“캘리그라피가 예술이에요? 미술도 아니고, 서예도 아니잖아요.” 캘리그라피가 새로운 접근이어서 그런지 전통이 없다는 둥, 뿌리가 없다는 둥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 역시 미대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있습니다. 캘리그라피를 누구나 할 수 있는 놀이나 공예처럼 생각하시며, 글씨 한 번 써주는데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