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공부력
입사 후 3년의 일공부가 평생을 결정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반도체 회사에 입사할 때 내게는 확실한 동기가 있었다. 학교 실습시간에 대부분의 전자부품이 외국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전자부품의 국산화에 기여하고 싶었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현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다. 우선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 것 자체부터 쉽지 않았다. 직장 상사나 선배에게 물어보아도 시원한 답을 구하기 힘들었다. 그때마다 속 시원하게 코칭해주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기대일 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하면 모두가 자신의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빠 허둥지둥했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 알아서 터득하고 혼자 힘으로 배워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처한 위치를 깨닫고 일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책이 별로 없어서 주로 미국이나 일본 책들을 참조했다. 현장에서 일하고 부딪치면서 생겨나는 문제나 궁금한 것들을 비롯해서 필요한 것은 수시로 책을 찾아보고 공부했다. 그렇게 배운 것들을 내가 하는 일에 적용시켜가며 업무 능력을 키웠다.
입사 초기에는 그런 나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일에 열정을 품고 나만의 방법을 찾고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업무에 적용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회사의 품질정보 시스템도 만들 수 있었다. 회사 최초의 일이었다. 반도체 업계 최초로 국내 및 해외 협력업체 업무채널도 구축할 수 있었다. 협력업체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나는 전문가의 자리로 우뚝 서는 결정적인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절실하게 자각한 중요한 점이 있다. 일은 어떤 조직이든 들어가서 초기 3년 안에 핵심적인 것을 모두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바로 현장의 실무 경험 때문이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초보 시절에는 현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온몸으로 부딪쳐가면서 업무를 배운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능력, 업무가 진행되는 프로세스 전반, 고객과의 접점에서 느끼는 고객만족도, 학교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업무 불합리 해결 능력 등을 체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신입사원 시절을 지나 대리나 과장 단계에 오르게 되면 일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다. 업무의 절반은 상사의 지시사항 이행이나 상사가 요구하는 기획 업무다. 이때 신입사원 시절 열심히 일을 배운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은 큰 차이가 발생한다. 업무 기획력도 알고 보면 현장 실무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최고의 핵심인재가 되고 싶지 않은가?
나는 신입사원 시절 출근하면 매일 수많은 문제들과 부딪쳤다. 품질사고, 고객 클레임 처리, 직원들과의 업무 소통, 장비 고장, 생산량 달성……. 생산 조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부분의 기초적인 문제들이었다. 어느 때는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3일 동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숱한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내게 마법처럼 힘을 주는 것이 있었다. 내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주는 자기계발서 등의 책과, 실제적으로 일에 해법을 제공해주는 전문서적들이었다. 나는 남는 시간은 무조건 책을 사서 읽고, 없는 시간도 쪼개서 공부하며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실력을 쌓아나갔다. 나는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내가 맡은 일에 집중했다. 내가 하는 일에서는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고, 내가 맡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품질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다.
10년이 지나자 비로소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 자신은 회사에서 핵심인재가 되었다. 회사 또한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적인 IT고객들도 품질 비결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된 것은 결국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며 입사 초기 3년 동안 스스로 일공부력을 키웠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당신도 당신의 분야에서 확실하게 인정받고 싶은가? 아니 세계 최고의 핵심인재가 되고 싶은가? 지금부터 당신의 일공부력을 키워보라. 최소한 3년은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하고 실천해보라. 당신의 10년 후, 아니 당신의 평생의 미래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꿈꾸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2018년 5월, 이용태
1. 당신의 업무에 대한 공부를 당장 시작하라
“지식을 얻으려면 공부를 해야 하고,
지혜를 얻으려면 관찰을 해야 한다.”
- 마릴린 보스 사번트
업무 경험에 이론을 결합시켜라
회사에 입사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업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사소한 일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항상 당황스럽고 고통스럽다. 스스로 업무를 이해하고 처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회사 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에는 인터넷 같은 도구도 없었다. 업무에 관한 정보는 거의 모두 선배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선배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책상서랍 구석에 꼭꼭 숨겨두고 잘 알려주지 않았다. 두려워하기까지 했다. 몇 년 동안 같이 일해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제대로 알려주는 선배는 극히 드물었다. 가끔 선배가 흘리듯이 하는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현장업무를 맡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불량분석과 신뢰성시험 업무였다. 업무표준도 없고, 나도 경험이 없다 보니 담당 과장이 시키는 대로 따라했다. 그는 내게 사용할 장비를 소개해주며 말했다.
“이 기사, 이것은 불량을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야.”
하지만 문제는 그 장비를 스스로 운영할 수 없었다. 장비 매뉴얼은 있었지만 사용방법에 대한 작업지침서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장비 운영을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게 부여된 업무는 제조현장에 가서, 밤늦게까지 먼지를 측정하는 일이었다. 맡은 일은 불량분석인데 업무를 배우기는커녕 단순한 일만 매일 반복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상사가 하는 일을 곁눈질로 보며 일을 배워야 했다. 하지만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업무에 대한 경험과 이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업무 관련 이론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상사는 물론이거니와 고객에게도 말로 설명하거나 표현하는 능력이 서툴렀다.
어느 날 부서장은 내게 일주일간의 해외연수 기회를 주었다. 연수받을 장소는 말레이시아 페낭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해외출장이었다. 기분이 들떴다. 여권을 만들고 연수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지금처럼 인터넷 예약 시스템이 없었기에 팩스를 통해 예약했다. 타 부서에 근무하는 동기와 함께 김포 공항에서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향했다. 해외 호텔에서 숙박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해외 호텔에서 자고 나올 때에는 베개 위에 1달러 팁을 놓아주어야 해요.”
동기가 내게 알려준 팁이었다.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연수원으로 향했다. 연수원에는 전 세계에서 온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었다. 내 옆에 앉은 외국인은 인도에서 온 여성 엔지니어였다.
“나는 발광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해요.”
그녀가 내게 말했다. 발광반도체에 대해 대학에서 이론적으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실제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들으니 앞으로 레이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는 미국에서 온 엔지니어였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불량분석 업무에 대한 지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교안을 보며 불량분석의 이론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비록 일주일의 짧은 연수였지만, 그때의 경험은 향후 회사 생활을 하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회사로 복귀한 나는 우선 업무를 항목별로 체계화하려고 생각했다. 누가 이 일을 맡아서 하더라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A회사에서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K사원이 있었다.
“나는 A회사에서 불량분석 업무만 했다.”
나는 그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다. A사에서는 불량분석 보고서에 업무 이론을 추가했다.
‘아! 바로 이것이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업무 경험에 이론을 추가하자! 그때부터 업무 경험을 이론으로 정립한 교재를 찾아 공부했다. 그리고 회사 최초로 불량분석에 관한 교재를 만들었다. 교재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컴퓨터 회사인 C사가 고객으로 방문했다. C사에서 온 사람들이 갑자기 말했다.
“고객들이 보내주는 불량시료를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한 교재를 보고 싶다.”
선견지명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내가 만든 불량분석 교재를 고객인 C사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 공부해서 내 분야의 업무를 표준화해서 제공했다. 나는 커다란 보람을 느꼈다.
일공부를 얼마나 하느냐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업무 경험 외에 전문가의 이론을 추가하면,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던 시기도 그랬다. 반도체는 이제 막 시작하는 생소한 분야였다. 나는 필요한 교재를 외국에서 사야 했다.
당시 우리 회사에서 A사의 경력사원들을 대거 뽑은 이유는, 세계적인 I사 고객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부서별로 여러 명의 경력사원들이 입사했다. 그 중에 나와 같이 일하게 된 K사원은 불량분석업무 외에는 현장 업무를 전혀 몰랐다. 하지만 K사원의 업무 경험과 내가 일했던 현장 경험을 더하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업무 효율이 급상승했다. 나는 그를 통해 업무 경험과 이론을 접목시키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당시 회사는 수익이 나지 않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였다. 기존 개발엔지니어들이 수년 동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회사에서는 외부에서 경력사원들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조직의 결정은 옳았다.’라는 판단이 든다. A사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만일 그때 경력사원들을 뽑지 않았더라면, 회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들이 입사하면서 새로운 업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I사 고객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내가 맡은 일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신뢰성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신제품 샘플을 만드는 과정에서 신뢰성불량이 발생했다. 그때 우리나라는 인쇄배선회로기판PCB 기술 수준이 낮아, 일본의 J사와 C사를 공급업체로 선택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생산된다. 제조업체는 공급업체를 선택할 권한이 없었다. 그런데 C사는 불량이 발생하고 J사는 불량이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품질에서 앞선 J사가 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 J사는 그 기회를 통해 회사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얻었다. 결국 C사는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중요한 교훈 한 가지를 깨달았다.
‘품질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
하지만 C사에서 발생하는 불량원인은 찾아내야 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분석했더니 PCB 표면의 거칠기가 문제였다. 세척공정이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불량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때 얻은 소중한 경험은 국내 PCB업체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열심히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완벽히 하는 것이다. 현장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이론을 같이 공부하면 완벽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당신도 지금 당장 일공부를 시작하라. 일공부는 회사에서의 업무 성과뿐 아니라, 공급업체와 고객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직장에서는 업무 경험 외에 전문가의 이론을 추가하면,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알고 넘어가기
OEM이란?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 혹은 주문자위탁생산이라고 한다. 주문자가 요구하는 상품을 제조자에게 위탁하여 완성된 제품을 주문자의 브랜드상표로 판매하는 것이다.
일공부력 통찰
자기계발의 성과는 한순간에 증명된다
어느 날 고객 담당자가 “한 달 후에 A고객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발표 준비를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과장이 되면 고객 앞에서 직접 영어로 업무 소개를 해야 했다. 그 순간 과장들의 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기계발을 충실히 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고객이 방문한다.’라는 소식을 들으면, 즉시 현장을 파악하고 업무표준을 공부했다. 발표할 자료도 직접 만들었다. 내가 직접 확인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발표할 때에 자신감에서 차이가 났다. 고객들은 수많은 업체들과 토론한 경험이 있어서 한눈에 발표자의 실력을 알아챘다. 자신감이 없으면 고객의 신뢰를 갖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고객 앞에서 발표할 때는 사전에 현장을 확인하고 발표했다.
원자재 품질 문제로 협력업체 담당자가 개선 대책을 발표할 때였다. 그는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개선 대책을 완성했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업체현장에 가서 확인해보니 사실과 많이 달랐다. 많은 실망감과 함께 그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사라졌다.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고객에게는 사실대로 발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2. 1년 일공부가 직장 생활 10년을 좌우한다
“철저함은 모든 성공한 사람들의 특성이다.
천재성은 무한한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인위적인 산물이다.
모든 위대한 성취 뒤에는 세세한 것들에까지
이르는 극도의 세심함과 무한한 노력이 있다.”
- 앨버트 허바드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분야부터 공부하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고통과 시련을 겪는다. 나는 현장에서 2교대 근무를 4년 동안 하면서 몸이 많이 나빠졌다. 교대근무를 할 때 밥을 먹으면 토하고,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자주 가야만 했다. 야간 근무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현장 근무를 하면서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장 근무를 마치고 숙소에서 책을 읽으면 눈이 충혈이 되어 장시간 공부할 수도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야 했다. 더 이상 체력이 견디지 못해 담당 과장에게 호소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둬야겠습니다.”
그러자 담당과장은 통상근무로 업무를 전환시켜주었다.
통상근무로 배치받은 곳은 신입사원 시절에 근무했던 부서였다. 그곳에서는 신제품 평가를 위한 신뢰성시험과 고객으로부터 불량시료를 받아 분석하고 있었다. 내가 그 부서에 배치되자 부서 담당 과장은 내게 모든 일을 맡기고 자신은 고객 관련 업무에 전념했다. 때문에 나는 직급은 대리였지만 과장 이상의 책임과 역할을 해야 했다.
마침 그때 회사에서는 세계적인 IT기업인 미국의 I사와 신제품 비즈니스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선발된 개발중역은 나를 부르더니 내게 10억 원의 예산을 주면서 말했다.
“이 예산으로 신제품 평가에 필요한 신뢰성 장비를 구매하세요.”
나는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1년 전부터 필요한 장비를 이미 조사해놓은 상태였다. 회사나 상사가 시켜서 하는 일은 이미 늦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최고가 된다. 세계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읽고 준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과거보다는 현재,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신의 일과 관련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 나는 내 업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항상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내가 원하던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바로 간절함의 힘, 간절한 상상의 힘이었다. 간절함을 마음속에 두고 항상 상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실제로 이루어지게 된다. 간절함이 잠재의식 속에 묻혀있다가 제때를 만나면 비로소 시각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나는 회사로부터 받은 예산을 사전에 검토해놓은 순서에 따라 집행했다. 차례차례로 장비를 구매했다. 그런데 제품의 습기 내구성을 평가하는 장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 장비는 독일산이었는데 일정시간이 지나면 장비가 멈추었다. 하는 수 없이 장비 업체 담당자를 불러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는 매뉴얼을 보며 한 달 동안 장비를 체크했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대리님, 장비에 들어오는 전원을 체크해봅시다.”라고 했다. 회사 설비 부서에서 장비 사양 기준에 따라 설치해주었기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두웠다. 장비에 들어오는 전원을 체크하자 장비 사양보다 전압이 낮았다. 결국 장비 문제가 아닌 설비에서 제공하는 전원공급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장비를 설치할 때 장비 사양에 따른 설비규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때의 경험은 회사에서 신규 공장을 지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장비의 사양과 회사의 설비규정을 비교해서 적합한 장비를 선택했다. 회사 설비와 다른 장비를 구매하면 추가적인 설비 비용이 들어갔다. 장비를 구매하기 전에 설비 담당자와 장비 사양을 검토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비용을 절감시켰다. 설비 부서에서도 사전에 장비 사양을 파악해, 전기용량이나 배기 혹은 폐수 등의 설비를 설계했다. 회사 일은 전원공급선 하나까지 배워야 할 일이 정말 많았다.
3년의 일공부는 평생의 미래를 결정한다
제조공장은 청정도를 중요시했다. 내가 맡았던 일은 환경관리 업무였다. 출근하면 매일 현장에 가서 먼지를 측정하는 일이었다. 먼지 측정결과를 보고하면 상사는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흠, 아직도 먼지가 많이 나오네요. 이번에는 장비 내부를 측정해보세요.”
그러면 곧바로 장비 내부에 측정기를 놓고 먼지를 체크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수개월 동안 먼지를 체크하며 환경개선 활동을 펼쳤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개선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찾기 위해, 공장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분석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찾다 보니 상상력을 동원하는 습관이 생겼다. 인풋이 있으면 반드시 아웃풋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먼지가 많이 나오는 곳에는 반드시 발생 원인이 존재했다. 먼지로 인해 불량이 자주 발생하는 장비를 목격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먼지를 주로 발생시키는 곳은 열을 내거나 냉각하는 장비, 연마나 물건을 자르는 장비, 약품을 사용해 가공하는 장비였다. 특히 장비 배출구가 새거나 막혀서 먼지가 현장 안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프린터도 레이저가 아닌 잉크젯으로 바꿔야 했다.
현장에서 그런 일들을 경험하다 보니 환경오염 관리에 관심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만 개선하면 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공기오염을 방지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어느 날 출근했던 현장에 모든 제품들이 노랗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긴급 소집되었다. 그들은 당황해서 내게 물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죠?”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 일은 1년에 한 번 정도 발생했다. 결국 환경오염분석팀에 요청하여 정밀조사를 벌였다. 그 문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유해물질이 공장 안으로 유입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중국 합작 공장을 운영하면서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품질불량을 경험했다. 대기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오염물질은 더욱 증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품질 개선을 위해 공장 안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제어하는 기술을 접하게 되었다.
환경오염 제어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공장유입을 방지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을 체크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오염물질이 대부분 순식간에 발생하여 제품을 오염시킨다는 점이었다. 그런 이유로 24시간 체크하는 장비가 필요했다. 이런 경험은 회사에서 중국 충칭 공장을 건설할 때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설비 부서 담당자가 요청했다.
“이 수석님,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기 전에 충칭 시내의 대기오염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리고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를 알려주십시오.”
대기오염은 겨울철이 심했다. 난방을 위한 석탄을 사용해 대기오염이 몇 배 이상 심했다. 나는 데이터를 본 후, ‘정상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합니다.’라고 알려주었다. 신규 공장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케미컬필터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공기오염을 24시간 측정하는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P상무에게 보고해 장비를 설치할 엔지니어의 출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공장이 완성될 즈음, 환경오염 측정을 위한 장비가 도입되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대기오염물질은, 건설 단계에 설치한 케미컬필터로 걸러져 공장의 공기는 깨끗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과거에 발생했던 불량 사례를 교훈삼아 초기 단계부터 설계에 반영한 결과, 환경오염에 의한 품질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케미컬필터의 선택 또한 매우 중요했다. 최근에는 국내 업체의 케미컬필터 기술이 외국산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에서도 앞서고 있다. 비싸게 사도 품질이 좋지 않으면 오염방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는 중국 공장을 건설할 때에 환경오염 제어는 필수항목이 되었다.
작은 경험도 미래에는 큰 자산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호기심을 가져보라. 그리고 공부해보라. 1년의 일공부가 10년을 좌우한다. 3년의 일공부는 평생의 운명을 결정한다. 초기에 전문가에게 배우면, 더욱 빨리 업무를 배울 수 있다. 그런 경험은 자신은 물론이고 회사나 조직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작은 경험도 미래에는 큰 자산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호기심을 가져보라. 그리고 공부해보라.
1년의 일공부가 10년을 좌우한다. 3년의 일공부는 평생의 운명을 결정한다.
3. 업무표준을 만들 만큼 공부하라
“자신을 능가하는 목표를 지녀라.”
- 프리드리히 니체
자신의 업무표준을 만들고 장악하라
나는 회사에 입사해서 얼마 후에 제조현장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맡게 되었다. 현장에는 많은 사원들이 함께 어울려 일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현장에서 일하게 된 공정은 미국 국방성 규격의 제품을 만드는 곳이었다. 국방 관련 제품은 품질 수준이 매우 엄격했다. 첫 공정부터 출하까지 모든 공정의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야 했다. 하지만 그 당시 현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의 품질에 대한 의식 수준은 거기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현장에서 내가 맡은 일은 반장 역할이었다. 학교에 다닐 때에는 한 번도 반장은커녕 부반장도 한 적이 없었던 나였다. 그런데 회사에서 반장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현장에서의 반장 역할은 팀장의 업무 수준에 버금갔다.
부임 첫날, 현장 여사원들은 나를 보더니 “기사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태어나서 그처럼 큰 환영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아! 여기서는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현장에서의 반장 역할은 현장 사원들이 요청하는 모든 문제들을 서비스하는 사원이 되어야만 했다. 자주 듣는 말은 다음과 같은 하소연이었다.
“기사님, 장비가 고장이 났어요. 수리 좀 해주세요.”
나도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한 번도 사용해보거나 배워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현장 사원들을 위해서는 불철주야 장비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했다.
반장은 현장에서 만능 슈퍼맨이어야 했다. 그것이 반장의 역할이었다. 항상 새로운 일에 맞서서 현장 사원들이 해결할 수 없는 모든 일들을 처리했다. 심지어는 혼인을 앞둔 현장 사원들의 연애상담도 해주었다. 어떤 여사원으로부터 19금 질문을 들었을 때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현장 사원들은 나를 마치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의지했다. 그들은 멀리 떨어진 고향을 떠나 외진 이곳에 와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현장 직원들은 오로지 회사와 기숙사를 오가며 생활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때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돕고 싶었다. 그런 사명감으로 내가 맡은 일에 더욱 충실했다.
12시간씩 2교대 근무로 일하다 보니 사원들은 늘 피곤에 지쳐있었다. 더군다나 1년 365일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설날은 물론 추석 때도 출근해서 일했다. 그렇게 되자 일부 사원들은 나를 피해 몰래 회의실에 가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근무 중 현장에서 사라진 사원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검사공정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어서, 모든 사원들을 상시 관찰할 수는 없었다.
피곤해서 몰래 잠을 자고 있는 사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회사의 업무규칙상 맡은 바 할 일을 시켜야만 했다. 대부분 어두컴컴한 회의실 책상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서 자거나, 현장 바닥에 종이박스를 놓고 자기도 했다. 참으로 다양한 수면방법들을 목격했다. 나는 자고 있는 그들을 깨웠다.
“자, 이제 일하러 가야죠.”
모두가 너무 피곤해서인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일은 내가 한눈만 팔면 반복되었다. 부족한 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제로 야간에 근무하는 관리자들도 대부분 업무 시간 중간중간 회의실에 가서 잠을 청하곤 했다.
나도 회의실에 가서 혼자 잠을 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참고 맡은 업무에 충실했다. 야간에 출근하면 하루 일과에 대한 보고서를 써야 했다. 야간근무 시간에도 쉴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업무를 파악했다. 처음 보는 장비에 대해서는 매뉴얼을 입수해서 공부했다. 여유시간이 날 때면, 검사장비뿐 아니라 제조장비에 대해서도 장비기술을 연구하고 공부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지나자, 전체 공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덧 고객이 방문하면 나 스스로 전체 공정을 설명할 수 있었다.
업무표준을 통해 조직의 수준을 높여라
미국 국방성 규격의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어서 각 공정마다 최고 수준의 품질검사를 요구했다. 또한 정기적으로 미국 국방규격관련 심사관들이 방문해서 현장을 실사했다. 그만큼 국방성 규격 제품의 품질관리는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어느 날 심사관이 현장을 직접 심사하면서 말했다.
“이 장비를 즉시 꺼주세요. 그리고 매뉴얼에 맞게 작업을 다시 해보세요.”
업무표준대로 일하는지 세밀하게 관찰했다. 미국인들은 업무표준을 매우 중요시했다. 매뉴얼만 보아도 일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정리해놓았다. 그런데 그것을 번역한 회사문서는 불과 한두 장에 불과했다. 당연히 업무표준을 보고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 결국 업무지식을 배우려면 영문으로 된 장비매뉴얼을 보고 공부해야 했다.
직장에서의 업무표준은 매우 중요했다. 업무를 실행하는 일 뿐 아니라, 업무표준을 통해 지식을 배우고 경험을 쌓아야 했다. 업무경력이 쌓이다 보니 업무표준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현장에 근무하면서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업무표준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했다. 고객이 방문해서 현장을 점검할 때에는, 업무표준을 구체적으로 만들 것을 요청받기도 했다. 업무표준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과정과 일치시켜야만 한다.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업무표준을 개정했다. 업무표준이 없거나 개정이 잘 안 되는 공정은 품질 문제가 많거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일 잘하는 사원들은 업무표준을 자주 개정했다.
군수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SPCStatistical Process Control, 통계적 공정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초기에는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단계라서 차트에 손으로 그려가며 관리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 시도하는 일이기에 쉽지 않았다. 검사를 위해 샘플을 요청하면 이런 답변이 왔다.
“생산하기 바쁘니 좀 기다려 주세요.”
“샘플을 만들려면 비용이 올라가니 샘플을 줄입시다.”
알고 넘어가기
SPC란?
SPCStatistical Process Control, 즉 통계적 공정 관리란 공정의 상태를 통계를 통해 진단하는 품질관리 시스템이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관리하며 조치할 수 있다.
품질보다는 생산량이나 비용을 앞세웠다. 초기에는 SPC 경험이 전혀 없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칙대로 적용하다 보니 현장의 모든 장비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된 것이다. 원칙대로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통계적인 이론도 좋지만,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력이 없는 것을 알면서 무리하게 현장에 적용할 수는 없었다. 초창기 회사여서 명확한 업무표준이 없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통계이론을 적용하려면 사전 단계의 준비가 필요했다. 먼저 현장의 품질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공정 능력에 맞는 방법을 찾아 가장 기본적인 조건부터 적용한다. 품질이 안정되면 차츰 적용 조건의 난도를 높인다. 개발 단계부터 6시그마 품질 수준을 적용한다. 개발 단계에서 품질 수준이 좋아지자 양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편차를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공정 능력을 달성했다.
직장에서 업무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자신이 맡은 일을 업무표준으로 만들만큼 공부하라. 업무표준뿐 아니라 국제규격도 함께 공부하면, 바라보는 관점이 훨씬 넓어진다. 업무표준은 사원들과의 소통 능력과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금은 지식경영과 소통경영이 경쟁력인 시대다. 업무표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곧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핵심지표가 된다.
업무표준만 있으면 공장을 새로 세우는 일도 어렵지 않다. 지식경영의 핵심은 결국 업무표준이다. 그런데 실제로 제조현장이나 협력업체에 나가보면 대부분의 중소업체의 업무표준 내용이 너무나 허술했다. 심지어는 업무표준이 없는 곳도 많았다. 신입사원들이 업무표준대로 작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원들은 선배가 알려주는 방식대로 일을 배워야 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업무 노하우가 전수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은 업무표준을 만드는 일이다. 모든 사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업무표준에 담는 것이다.
여유시간이 날 때면,
검사장비뿐 아니라 제조장비에 대해서도 장비기술을 연구하고 공부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지나자, 전체 공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일공부력 통찰
업무표준은 곧 회사의 경쟁력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회사에서는 스마트폰 관련 부품을 개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스라엘의 M사와 개발회의를 하게 되었다. 개발단계부터 시작해서 최종 공정까지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어떻게 일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회의가 끝나자 담당자는 회의록을 정리해서 배포했다. 그렇게 회의가 끝난 후 일주일이 지날 무렵,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그 메일을 본 후, 팀원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M사 개발 담당자는 회의에서 논의했던 모든 내용을 업무표준으로 만들어 보내준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업무 능력이 정말로 매우 높구나!’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처음 겪었던 일이었다. 모든 팀원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때의 교훈으로 나는 모든 일을 업무표준으로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다.
일본의 일류 자동차 회사인 T사에 연수를 갔었던 선배의 말이다.
“T사는 H사에 비해 업무표준서가 3배나 많더라.”
그만큼 세계 최고의 기업은 신입사원도 업무표준만 보고도 일할 수 있도록 업무체계를 만든다. 업무표준은 곧 회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4. 스스로 업무를 계획하고 완결하라
“계획 없는 목표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
- 앙투안 드 생 텍쥐페리
세계시장에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과거의 기업들은 국내에서만 잘해도 그럭저럭 영위하며 먹고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변했다. 개인이든 회사든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내가 다니던 회사도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1996년도에 중국 상해에 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곧이어 터진 IMF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외국회사에 매각하는 쓰라림을 겪었다. 그 후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회사는 운이 좋게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