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새기는 빛 - 서경식 에세이 20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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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새기는 빛 - 서경식 에세이 2011-2023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연립서가

"서경식이 과거에서 보내온 목소리"

세월이 흘렀고 시대의 등불 같던 스승들은 남은 과업을 미래 세대에 맡겨두고 먼 길을 떠났다. 기댈 불빛이 사라지면 어스름은 한층 공포스러워진다. 막막함 속에서 존 버거의 문장을 떠올린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면 망자들은 어떻게든 우리를 도와주려 합니다." 기어코 도래한 지금의 시대정신은 '연결'. 우리가 횡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종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스승이 과거에 남긴 말들은 현재의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직소 퍼즐처럼 꼭 맞는 지혜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서경식이 보내온 목소리가 지금 우리에게 도달했다.

이 책은 그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쓴 칼럼 모음집이다. 글을 쓴 날짜는 큰 의미가 없다. 고통, 기억, 연대, 저항, 진실에 대한 그의 반복된 질문들은 조금도 낡지 않은 채로 현재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박함과 비속함을 거부" 하며, "진실을 계속 이야기" 하려 연말의 찬 바람을 맞고 선 이들에게 그는 "벗"의 칭호를 부여한다. 지금 연결을 느끼는 모든 이들, 서로에게 벗이리라. 벗들에게 이 책은 위안이자 힘이 될 것이다. 희망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벗의 존재가 그 자체로 희망이듯 이 책 또한 희망일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아, 세계는 얼마나 무자비한가. 나는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 손 닿지 않는 세계 곳곳에서, 서로 만날 수도 얼굴을 마주할 수도 없는 곳에서 사람들의 고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 고뇌에 ‘공감’하는 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고뇌를 떠안고, 자신의 심신마저 상처받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감’ 같은 건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공감’하게 되는 게 인간이 아닐까. ‘연대’하려 하는 게 인간이 아닐까. 그런 정신의 기능까지 포기할 때 ‘비인간화’가 완성되고 ‘전염병’이 개가를 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