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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피어 20주년 특별기획
여름 우양산
장르문학 외길 20년
북스피어의 20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인의 필자가 뽑은
북스피어 대표작 20선
김명남
/ 번역가
안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원래 나는 시대물도 괴담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취향은 확고하게 현대 미스터리물이다. 그런 내가 요즘 최고로 좋아하는 시리즈물이 미야베 미유키의 ‘미시마야 괴담’이다.
그리고 내가 생존 일본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이니, 생각해 보면 이건 엄청난 일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니 읽는다’가 ‘어떻게 다음 편까지 또 기다리지ㅠ’로 바뀐 것은 2년 전 어떤 괴로움을 잊으려고 전편을 다시, 이번에는 죽 이어 읽었을 때였다.
이렇게 재미나고 뭉클하고 다정할 수가! 단편마다 한 번씩은 눈물짓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은 괴담의 형식을 한 치유물이다. 불가사의와 괴력난신이라는 창을 통해 현실 인간들의 감정과 동기를 이해하는 수업이다.
이 이야기를 매사가 좋기만 한 미담류로 만들지 않는 것은 인간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이런 점이 가장 감동적으로 드러난 편이 귀엽고 짠한 요괴 구로스케와 그를 아낀 노부부 이야기, 『안주』다. 독자 여러분에게 권한다.
『안주』에서 시작하여 미시마야 시리즈를 죽 읽어나가 보시길. ‘오캇피키’ ‘나가야’ 같은 에도 단어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이 시리즈가 영원히 이어지길 바라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 같은 희대의 이야기꾼이 동시대에 있고 그가 번역된다는 사실이 활자중독자에게 천운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에게 이야기 요괴가 붙어 있는 게 틀림없다는 내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야 벌써 수십 편의 괴담을 쓰면서도 꼭지마다 새롭고 다채로운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정세랑
/ 소설가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에도시대를 다룰 때, 그 생생함에 매번 감탄하고 만다. 표정과 몸짓까지 곧바로 그려지는 인물들, 거리를 직접 누비는 듯한 감각, 풍속의 정겨움, 맛과 향을 묘사할 때 두드러지는 필치까지 신나게 읽다보면 이야기의 맥동이 느껴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그런데 작품의 수가 적지 않다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주춤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기타기타 사건부』와 『아기를 부르는 그림』이 흥미진진한 첫 걸음이 되기 맞춤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물로서도 미스터리로서도 한없이 매력적이다. 미스터리는 인간 본성을, 그 빛과 어둠의 거친 경계면을 담아내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그릇이라는 것을 기타기타 시리즈가 증명해내고 있다. 다음 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곽아람
/ <조선일보> 출판팀장
총리의 남편
하라다 마하 지음, 이규원 옮김
대선 후보의 배우자 토론회 제안까지 나오는 시대, 이 책을 펼침으로써 ‘정치인의 배우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가 일본 최초 여성 총리로 선출되자 “매일 아침을 챙겨 먹이며 아내를 보필하겠다”고 결심하는 네 살 연하의 조류학자 남편 히요리. 소설은 새와 차(茶)를 좋아하는 이 ‘초식남’이 국가 재정은 파탄나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 사회 개혁에 나선 아내를 위해 음모와 협잡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증세, 고용 활성화, 저출산 같은 무거운 주제를 ‘히요리의 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코믹하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금수저’이나 교만하지 않고, ‘배우자 찬스’로 제 이익을 챙기기보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사소한 사고를 칠지언정 스스로 사태를 수습하는 이 여리지만 꿋꿋한 남편에게서 ‘진정한 외조(혹은 내조)’란 무엇인가를 본다.
김연수
/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
실린 소설들이 모두 소설 읽는 맛을 느끼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하지만, 맨 앞에 실린 ‘어느 고쿠라 일기전’만 읽고 이 두꺼운 소설책을 덮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손해 볼 것은 하나도 없다. 단순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아름답기까지 한 이 소설을 설명하는 데 많이 부족하다.
김용언
/ <미스테리아> 편집장
이형의 것들
고이케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공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 고이케 마리코의 『이형의 것들』이 품은 공포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음예(陰?)’를 가장 아름답고 무정하게 형상화한 것에 가깝다. 주변의 색이 약간 바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햇빛이 쏟아지더라도, 어느 한구석에는 고집스럽게 그림자가 드리워진 공간이 반드시 있다. 그 어스름한 구석에 발을 디뎠다가 발끝부터 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감각에 휘말려 식은땀을 흘리다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황홀한 체념 같은 것을 만끽하는 독서라고 해야 할까. “썩어버린 폐허 속을 천천히 떠다니는 것은 왜 이리 편안할까요.”(수록작 <숲속의 집>) 여기 등장하는 ‘이형의 존재들’은 모두 조용하다. 자신의 설움과 그리움과 분노를 살아 있는 이들에게 퍼붓지 않는다. ‘음예공간’ 속에서 아무 말 없이 가면을 쓰거나, 낡은 유카타와 인형에 사로잡혀 있거나, 오지 않는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림자 속에서 서성거릴 뿐이다. 특히 수록작 <붉은 창> 속 “기분이 오싹할 정도로 빨간 석양” 너머로 넘겨보게 된 죽은 여인의 쓸쓸한 환영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김유태
/ <매일경제> 기자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 일에는 날것 그대로의 마음을 마주하는 묘미가 있다. 발신인의 얼굴과 수신인의 표정을 동시에 상상하면서, 우리는 문자로만 남은 이 대화의 ‘세 번째 참여자’가 된다. 저 대화는 잠들어 있다가 우리가 그것을 다시 꺼내 읽는 순간 생생한 목소리로 현재화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 책에는 한 세계의 언어적 창조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진솔한 언어로 담겨 있다. 챈들러는 자아를 비대하게 포장하려 하지 않으면서 테두리와 격식을 넘어서는 작가로서의 정조를 보여준다. 고매한 이상을 좇는 예술 대신 대중의 취향에 기반한 예술만이 가치를 지닌다고, 창작은 교육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스스로의 분석과 모방에 기초한다고 말한다. 소설의 창조주에 대한 이해의 열쇠를 제공하는 책.
김혼비
/ 작가
활자 잔혹극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활자 잔혹극』은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도발적인 첫 문장 “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일가를 살해한 까닭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로 시작한다. 이 문장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문맹자가 아니므로 당신과 유니스는 완전 별개의 인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 ‘문맹’은 일종의 맥거핀이다. 본질은 따로 있다.(무엇인지 스포하지 않겠다.) 그리고 그걸 아는 순간 당신은 되려 루스 렌들에게 “당신은 정말 유니스 파치먼이 아닌가?”라고 심판받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읽지 못하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벼락같은 깨달음과 함께. 무엇이 됐든 첫 문장은 전혀 다른 의미로 변해있을 것이다. 당장 책을 열고 시험해 보고 싶지 않은가? 누군가에겐 잔혹할 것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험이다.
박산호
/ 번역가
바바야가의 밤
오타니 아키라 지음, 이규원 옮김
신도는 키 170센티미터, 체중 75킬로그램에 압도적인 완력을 갖춘 멋진 언니다. 어느 날 시비가 붙은 불량배들을 두들겨 패다가 ‘스카우트’라는 명목으로 끌려간 신도. 야쿠자 두목의 딸 쇼코를 보호하라는 느닷없는 요구(라고 쓰고 목숨을 건 협박)를 받는다. 폭력과 우정과 블랙 코미디로 꽉꽉 채운 이 소설은 도파민이 콸콸 흘러넘친다. 곰도 때려잡을 신도가 백합처럼 가녀린 쇼코와 뜻밖의 파트너가 되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하는 사연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준비한 반전에 경악하게 된다. 무료한 당신의 인생을 짜릿하게 해줄 흥미진진한 플롯에 피 튀기는 폭력 한 꼬집과 우정 한 꼬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동이란 고명을 얹은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당장 『바바야가의 밤』을 펼쳐보시길.
박상준
/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너네 아빠 어딨니
듀나 지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들이 온갖 남성들―심지어는 죽어서도 제 버릇을 못 고치는 좀비나 유령 남자들―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 이건 이제 듀나 작가만의 고유한 유희이자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장르의 정체가 뭐냐고? 그건 직접 읽어봐야 제맛이지. 힌트라면 남성 독자에겐 일종의 마조히즘적 성찰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 어쨌거나 세상에는 이미 이 장르에 매료된 남성 독자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당신도 시험에 들어 보시길. 아 그리고, 물론 이 책에는 그 밖에도 숱한 재밋거리들이 넘쳐난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박훈상
/ <동아일보> 기자
맏물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맏물은 한 해 맨 처음 나는 과일, 해산물을 뜻한다. 마을 치안을 책임지는 ‘오캇피키’(탐정) 모시치는 길에서 사는 집 없는 아이들을 노린 독극물 살인부터 가다랑어 한 마리를 천 냥에 사겠다는 수상한 거래까지 아홉 가지 사건을 날카로운 추리로 해결한다. 소설 속에서 요리는 중요한 소재다. 윤기가 도는 유부초밥과 순뭇국을 곁들여 먹다가 사건의 실마리를 떠올린다. 초봄 뱅어와 초여름 가다랑어, 가을 감 같은 맏물들을 기이한 사건들과 석석 버무려 입맛을 자극한다. 작가는 초판 후기에 “책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음식에 ‘꽤 맛있어 보이네’ 하고 느끼셨다면 더욱 좋겠다. 사족이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요리는 모두 실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다”고 썼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은 출간 당시 냉동식품이 가득한 육군 PX 한켠에 마련된 책 판매대에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
백승찬
/ <경향신문> 기자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에드 멕베인 외 지음, 이리나 옮김
기획자의 성실한 역량은 실행자의 화려한 명성에 종종 가려지지만, 오토 펜즐러는 예외다. 미스터리 소설 편집자이자 미국 뉴욕 ‘미스터리 서점’ 주인인 펜즐러는 시간적으로 크리스마스, 공간적으로 ‘미스터리 서점’, 장르적으로 미스터리라는 조건을 내세워 에드 맥베인 같은 유명 작가에게 단편을 청탁해 단골에게 선물했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이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입소문을 타 서점의 문턱을 닳게 했다. 그 결과물인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영민한 편집자이자 뚝심 있는 동네 서점 주인이 저지른 재미있는 사건의 기록이기도 하다.
변영주
/ 영화감독
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우리 모두 각자의 시간을 살며 하나의 공동체로 세상을 일군다. 그리고 우린 갈망한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향해 전진하기를. 그러나 4월 16일 그날 이후, 심연의 혼탁함이 공동체를 잠식했다. 그리고 여전히 시간은 흘러 지금! 우리는 그때의 참혹과 탐욕에서 한 걸음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면면에서 우린 책임감과 비통, 각오를 다짐하기 전, 나는 아니라는 안도와 나도 불행해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잠식돼 서로를 등지고 있다. 세상은 좋아질 수 있을까요? 그저 한숨처럼 속삭이며 되뇔 뿐. 김탁환 작가의 『거짓말이다』는 바로 그 되뇜을 기억과 각오로 이동시키는 새로운 좌표다. 읽는 내내 슬펐고 읽은 후 결심하게 된다. 몇 명의 사람들이 힘을 내 전진하는 것으로 혼탁은 걷힐 것이라는 믿음. 세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김탁환의 놀라운 필력의 힘으로 더욱 발화한다. 부디 읽어 주세요.
양지호
/ <조선일보> 기자
N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이 책을 읽는 방법은 산술적으로 720가지(6×5×4×3×2×1). 6개 단편을 어떤 순서로 읽느냐에 따라 감상도 엔딩의 여운도 바뀐다. 하지만 독자가 습관적으로 1장부터 순서대로 읽어서야 말짱 도루묵. 그래서 1?3?5장은 거꾸로, 2?4?6장은 바로 인쇄했다. 책을 위아래로 돌리며 읽어 나가야 한다. 모든 콘텐츠가 ‘넷플릭스’와 ‘숏폼’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시대, 책도 진화해야 한다는 고뇌에서 탄생한 장치다. 저자는 “어느 업계든 고객이 줄어들면 상품을 개량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책에 대해서만은 책을 안 읽게 된 사람들이 나쁘다는 식으로 비난하는 풍조가 있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독자들이 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 결기가 북스피어와 꼭 닮은 책이다.
이다혜
/ <씨네 21> 기자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858페이지.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펼치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미야베 미유키가 써내려갈 사건이 무엇이든, 이 분량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반드시 욕망과 슬픔에 대한 것일 테니까. ‘베드로의 장례 행렬’이라는 의미심장한 원제를 가진 이 소설의 주인공이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인 소시민 탐정 캐릭터, 스기무라 사부로라는 걸 알고는 더 신나서 읽었다. 『화차』의 미야베 미유키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평범한 사람의 사소한 소망이 인질로 잡힌다는 것에 대한 또 한편의 범죄-보고서인 이 책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서, 이 소설이 스기무라 사부로 개인의 분기점이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어떤 탐정은 비극적인 사건의 가장 내밀한 관계자가 되어 미스터리를 풀어내면서도 그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다음 사건을 향해 나아간다. 스기무라 사부로는 그럴 수 없다. 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사건은 자신의 삶 그 자체이다. 위태로웠던 것은 차라리 무너져야 마음이 놓인다. 마음이 놓이지만 슬픔은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늘 ‘다음’이 있다. 탐정이란, 시리즈란 그런 것이다. 바라건대 우리의 삶 또한. 길은 멀다.
이명수
/ 심리기획자
살아야겠다
김탁환 지음
마지막 한 명의 메르스 환자로 분류된 사내가 격리된 병실에서 죽음의 공포와 그보다 더한 고립감에 새벽빛이 밝아올 때까지 우는 장면에서 흥건하도록 함께 울었다. 메르스 피해자들이 바이러스 덩어리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었다는 사실을 갈피마다 일깨운 책. 해머처럼 가슴을 때리지만 그들의 고통과 우리의 무지몽매함을 알게 돼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 비로소 내가 보호받는 느낌. 고맙소, 탁환. 그대는 진짜 작가요.
이영희
/ <중앙일보> 기자
피리술사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화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 낯선 시공간으로 쭉 빨려 들어갔다가, 이야기가 끝나면 현실로 스르륵 돌아온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세계에 푹 빠져 현실의 번뇌를 잊는 게 장르 소설의 묘미라면, 미야베 미유키의 ‘미시마야 시리즈’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 일본 에도 시대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서 오치카라는 젊은 여성이 사람들의 괴담을 수집한다. ‘화자는 말하고 버린다, 청자는 듣고 버린다’가 이 자리의 유일한 원칙. 사람들이 미시마야를 찾아와 털어놓는, 인간의 어둠과 어리석음과 업보를 담은 여섯 개(작은 이야기까지 합치면 열 개)의 기묘한 이야기가 다 재미있다. 으스스하면서 애달프다. 저승사자 비슷한 존재도, 망자도, 괴물도 나오는데 무섭지는 않다. 얼굴을 비추면 사랑하는 이와 반드시 헤어진다는 연못 이야기엔 비슷한 경험이 떠올라 마음이 콕콕 찔리고, 홍수로 세상을 떠난 어릴 적 동무들과 재회하는 사연에는 한국에서 일어난 비극이 떠올라 울컥할지 모른다. 괴담인데 무섭지 않다고? 실망하거나 방심하진 마시길. 이야기 중 짤막한 대사 하나에 머리털이 쭈뼛, 으앗, 책을 소파에 내던지는 경험을 했다. 힌트는 “할아버지, OO OOO?”
임인택
/ <한겨레신문> 기자
도쿄 사기꾼들
신조 고 지음, 이규원 옮김
이 소설이 파란을 일으켰다는 말 못 들어봤다. 당연히 북스피어가 이 책으로 건물을 세웠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대신 이 소설은 말해준다. 파란 없되 북스피어의 문란함, 건물은 없되 북스피어의 문란함으로 인한 건재함. 2024년 도처에서 부동산 격차, 전세 사기로 신음할 때 소개된 이 소설 제목 그대로다. 일본 도쿄 배경으로 더 치밀하고도 무도하게 자행되는 부동산 사기 실태는 다만 제목과 다르게, 범죄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볍게 넘는다. 누군가는 부동산 활극의 카타르시스를, 누군가는 부동산 참극의 페이소스를 맛볼 것이다. 문학에서 진짜 추리되어야 할 게 있다면 그건 새로운 범죄 양태가 아니라 그 범죄가 파생되고 파생시킨 사회?가족?심리의 붕괴사다. 마음이 허물어지는 내면이다. 『도쿄 사기꾼들』이 드러내는 문란의 정체가 그것이라 하겠다. 막상 신문과 방송 뉴스만으로도 심란한데 왜 소설로까지 읽어야 하느냐 묻는 독자들 계시다면, 문학평론가 김현의 말을 빌려 답해보고 싶다. 문란한 서사는 문란하지 않은 세계를 궁리하게 한다. 문란한 서사로 당도한 문란하지 않은 세계의 맛이랄까. 국외 문학이 소개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저작권 해제되어 우려먹는 고전들, 판권료를 우리 출판사끼리 올려 독자 부담으로 돌리는 유명 작가들의 ‘출혈경쟁’ 신작들, 얻어걸리길 염원하는 그렇고 그런 에이전시의 추천작들. 북스피어 스타일은 직접 주제를 잡고 주제에 근접한 작품을 이 잡듯 뒤져 물어오는 것. 『도쿄 사기꾼들』이 대표적이다. 지치지 않고 이를 지속해온 북스피어의 ‘이판사판 시리즈’에선 하여 문란한 시대 냄새가 난다. 하물며 이번 작품 작가는 약물까지 손댔던 불량학생 출신으로 맘 잡고 게이오대 졸업한 뒤 사회파 장르물을 써온 이다. 그런 책을 찾는다면 일단 북스피어 문고를 뒤져보면 될 일이다. 그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도, 작품도, 그것을 발굴해 온 출판사도 더 건재하다.
장강명
/ 소설가
일몰의 저편
기리노 나쓰오 지음, 이규원 옮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요구가 표현의 자유, 더 나아가 창작의 자유를 위협하는가. 폭탄 같은 주제다. 기리노 나쓰오가 그다운 방식으로 썼다. 정면 돌파.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러면서 자칫 풍자소설이 빠질 수 있는 뻔함과 얄팍함이라는 함정은 능숙하게 피했다. 이 소설, 끝날 때까지 예측할 수 없다. 소설적 재미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모든 문단이 도발적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리 없지, 하는데 읽다 보면 상황과 인물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거, 일어, 날, 수도, 있는 거, 아냐……? 스릴러로 읽어도 알레고리로 받아들여도 좋다. 어느 쪽을 택하건 ‘답답한데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네’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세상에 나쁜 소설이 존재하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분들, 그리고 그런 발상이 끔찍하고 올바른 문학이란 있을 수 없다는 분들, 모두에게 각기 다른 이유로 추천한다.
조태성
/ <한국일보> 기자
새왕의 방패
이마무라 쇼고 지음, 이규원 옮김
일본의 전국시대를 끝낸 세키가하라 전투 그리고 그 전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오쓰성 공방전. 오쓰성 공방전을 배경으로 성 쌓기 최고 기술자 새왕(塞王)과 대포 만들기 최고 기술자 포선(砲仙)의 한판 승부를 다룬 소설이다. 돌성으로 모든 걸 막아냄으로써 평화를 만들겠다는 자와 철포로 모든 것을 뚫어냄으로써 평화를 만들겠다는 자간의 대결이니, 척 들어도 옛 고사 ‘모순’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스러운(?) 약간의 호들갑과 낯간지러움이 있지만, 대결이 본격화하면서 전쟁이란 무엇이며, 평화란 무엇인가 되묻게 만드는 힘이 있다. 700쪽에 이르지만 조밀하게 돌을 쌓아 성을 완성시키는 석공 같은 작가의 서술 전략 덕에 지루할 틈은 없다. 소설의 유일한 단점은 일본에 놀러가 성과 해자를 만나면 자꾸 '가카리'가 떠오르게 될 것이란 점이다.
최재봉
/ <한겨레신문> 기자
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일본 소설에서 부러운 것 중 하나는 소재의 다양성이다. 한국 소설에 비해 일본 소설에는 매우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안도 유스케의 소설 『책의 엔딩 크레딧』은 출판 관련 분야에서도 상대적으로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인쇄업계, 그중에서도 인쇄 영업자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인쇄 영업자를 중심에 놓게 되면 책을 둘러싼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새롭게 보인다. 그들 각자의 치열한 고민과 모색, 책을 쓰고 만드는 일의 장래 전망 등에 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측면이 눈에 들어온다. “인쇄가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것)로 인정받는 날”을 꿈꾸는 주인공 우라모토에게서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을 엿보게도 된다. 작가 자신의 장인 정신이 그 뒤를 받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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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피어 대표가 직접 뽑은
북스피어 대표작 20선
삼귀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다루야마’는 여느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찬합에 솜씨 좋은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담아서, 식어도 맛있다는, 아니 식으면 더 맛있다는 평판을 얻으며 유명해진 도시락 가게다.
‘다루야마’는 여느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찬합에 솜씨 좋은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담아서, 식어도 맛있다는, 아니 식으면 더 맛있다는 평판을 얻으며 유명해진 도시락 가게다.
이 도시락 가게의 요리사에게는 비밀이 있다. 자신에게 씌인 요괴가 요리를 맛보고 평가해 준 덕분에 장사가 번창했던 것이다.
한데 어느 날부터 도시락 가게의 마루가 주저앉기 시작했다.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히 지내던 요괴가 살이 쪘기 때문이다.
급기야 요리사는 장사를 접고 요괴에게 다이어트를 종용하는데. 절품 도시락 가게의 요리사에게 달라붙은 대식가 요괴의 살빼기 대작전! 이토록 귀여운 이야기가 미야베 미유키의 『삼귀』에 담겨 있습니다.
세상 끝의 살인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1) 곧 지구가 멸망하는데 굳이 운전을 배우겠다는 여성이 주인공.
2) 교습소에서는 다 도망가고 굳이 홀로 남은 여성강사가 운전을 가르침.
3) 이 두 여성이 무법도시에서 살인마를 추격하는 이야기.
4) 각종 살인 강간 납치 폭행 뉴스를 보며 '이따위 세상 망했으면' 하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새왕의 방패
이마무라 쇼고 지음, 이규원 옮김
전직 댄스강사였던 이 작가의 데뷔 과정은 정말 대단하다. 형편이 어려워 꿈을 포기했다는 가출 청소년에게 '뜻이 있으면 나이 먹고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댄스 강사 일을 때려치고 서른 살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데뷔 후 4년 만에 『새왕의 방패』로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했는데, 심사위원들로부터 ‘그동안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소재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놀라움이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저자가 10권이 넘는 작품을 집필하면서도 원고를 보내고 나면 정작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몰랐다는 사실을 깨닫고 3년 넘게 인쇄업계를 취재하여 쓴 소설입니다. 이 작품을 출간하기로 결정한 까닭은, 소설로서의 재미도 재미지만 작가가 창작을 하고 편집자가 편집을 하고 마케터가 홍보를 하는 곳의 뒤편에서 누군가가 필름을 출력하고 누군가는 인쇄판을 만들고 누군가는 제본을 한다는 걸 독자들도 조금쯤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문율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내가 길렀던 개는 ‘백호’라는 이름이었는데 어느 날 산책을 나갔다가 뜻밖의 행동을 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뒤를 쫓아갔던 것이다. 개가 다가오니 상대도 놀라고 말았다. 젊은 여성이었다. 나는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백호를 빤히 쳐다보던 상대가 난데없이 꿈 얘기를 들려주었다. 백호가 꿈에 나왔다면서. 그때 우리는 “정말 이상한 일도 다 있네요” 하면서 헤어졌다. 그녀는 건널목 저쪽으로, 나는 집으로 향했다. 한데 백호가 계속 목을 비틀며 그녀에게 가려고 킁킁거렸다. 그러다가 내가 방심한 틈에 쏜살같이 그녀를 쫓아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이고 말았다. 비참한 죽음이었다. 이후로 그녀와 나는 동네에서 마주치면 선 채로 백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어느새 사귀는 사이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 아닌가. 다만 백호가 왜 그녀를 필사적으로 쫓아갔을까 하는 것은 오래도록 의문이었다. 어째서였을까. 궁금한 형제자매님들은 이 소설을 읽어봐주시길.
활자 잔혹극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활자 잔혹극』은 거의 팔리지 않았다. 너무 안 팔려서 창고에 쌓인 책들을 전부 폐기해 버렸는데 김상욱 교수가 『활자 잔혹극』을 소개하며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한 거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복간할 결심을 하진 못했다. 그런데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댓글’ 란에 누군가 올린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김상욱 교수님이 추천해서 읽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소장하고 싶습니다! 중고가 3만원에 돌아다녀요ㅠ” 어째서인지 이 말이 내 안에 남아 있던 심지에 불을 붙였다. 그래서 저자와 다시 계약했다. 디자인도 새롭게 했다. “이 사달이 난 것은 전부 김상욱 선생님 때문”이라고 협박하여 김상욱 교수의 추천사도 받았다. 그리하여 다시 출간했습니다. 북스피어의 ‘복간할 결심’ 시리즈 제1권입니다.
가족주의보
리사 주얼 지음, 김원희 옮김
영국에서 페이퍼백으로만 50만 부가 팔렸고 26개국에 번역되었으며 소니 픽쳐스+영화 <분노의 질주> 제작진에 의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인 『가족주의보』는,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리사 주얼이 지금껏 집필한 장편 가운데 유일하게 속편을 집필한 소설이기도 하다. 그만큼 작가 스스로도 만족했다는 얘기일 텐데 이 소설의 굉장한 점은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까지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출산율 저하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아동(여성)폭력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모 저택 사건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가모 저택 사건』의 주인공은 과거로 타임슬립하여 역사를 바꾸려고 분투합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이미 정설로 굳어진 역사적 사실에 이의를 제기해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정하거나 기존 통설에 수정을 가하는 역사 수정주의는 위험하다는 견해를 피력하지요. 마치 일본이 역사책에서 ‘위안부’를 지우려 노력하는 걸 비판하는 것처럼. 아울러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그동안 SF를 쓰지 않았다고 알고 계신 형제자매님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1997년에 『가모 저택 사건』으로 제18회 일본 SF 대상을 수상한 바 있어요. 이것은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이토록 고고한 연예
김탁환 지음
‘달문’이라고 하면 누군지 몰라도 연암 박지원이 쓴 <광문자전>이라고 하면 ‘아, 학교 다닐 때 들어봤는데’ 하고 무릎을 칠 형제자매님들이 꽤 많으리라 생각한다. <광문자전>은 수표교 거지 패의 왕초, 산대놀이 으뜸 광대, 조선 통신사의 재인 등 영역을 넘나들며 활약한 ‘달문’의 인생을 묘사한 전기다. 김탁환 작가가 4년간의 구상 끝에 완성한 『이토록 고고한 연예』는 최고의 대중 연예인으로 가난한 이들 곁에서 평생을 춤추고 노래한 한없이 선한 광대의 고고한 생애와 함께 매설가(소설가) 모독의 눈을 빌려 조선 시정세태를 그린 소설이다.
진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이 작품에서 작가는 외모가 남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고찰한다. 그러기 위해 특징적인 외모를 가진 인물들을 등장시키는데 그중 한 명이 신노스케라는 남자다. 그를 세상에 보기 드문 추남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외모에 신경 쓰고 있다는 말을 입 밖에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쉽게 굴절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계속 생각했던 것이어서 써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사람들에게 집요할 정도로 추남이라는 평을 듣는 신노스케가 어떠한 심경의 변화를 겪는가, 하는 것이 『진상』의 관전 포인트다. 남자는 외모보다 능력이라는 말들을 거리낌 없이 하고 다니는 분들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 사료된다.
N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1) 룰렛형 소설이라고 할까. 2) 왜냐면 6개 장을 어떤 순서로 읽을지 독자가 직접 결정하거든. 3)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엔딩이 바뀜. 4) 무심코 1장부터 순서대로 읽는 독자도 있을 것이므로, 장과 장의 물리적 연결을 끊기 위해 1, 3, 5장을 거꾸로 인쇄해 두었다. 5) 그래서 제목이 『N』.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N』입니다.
젠더 크라임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인적이 드문 제방 아래에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알몸으로 발견된 중년 남성은 손이 묶인 상태였지요.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담당 형사는 부검의가 작성한 소견서에서 의아한 대목을 찾아냅니다. 옷이 벗겨진 여성 시체는 우선 강간을 의심하면서, 왜 남성 시체는 강간 여부를 의심하지 않는 거지? 이에 다시금 살핀 시체의 항문에서 쪽지가 발견되고. 쪽지에는 범인이 남긴 메시지가 이렇게 적혀 있어요. ‘눈에는 눈’. ‘일본 문단 최대의 사건’이라고까지 불린 『영원의 아이』 이후 25년간 젠더 폭력의 뿌리를 탐구해 온 거장 덴도 아라타의 기념비적 작품이에요.
스나크 사냥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단지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로 아내와 딸을 쏴죽인 범인들에게 정상참작의 여지 따위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시너를 들이마신 상태여서 책임 능력에 의문이 있다는 점, 자라온 가정환경이 불우했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다. 이에 아내와 딸을 잃은 주인공이 직접 총을 들고 범인들을 단죄하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한 작가 루이스 캐롤의 작품 『스나크사냥』에는 '스나크'라는 괴물이 나온다.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스나크를 잡으면 그걸 잡은 사람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살의가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우의. 그렇다면 우리는 괴물과 싸울 때 어떻게 해야 좋을까.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1막_본격 미스터리. 무인도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2막_사회파 미스터리. 대도시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소설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은 전혀 다른 형태의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도, 배경도, 등장인물도, 분위기도, 범행 수법 외에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두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진실이 드러난다는 설정의 소설로,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난데없는 구성이라 하겠다.
괴수전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미야베 미유키는 이 작품을 발표하며 “저는 괴수물을 좋아해서 언젠가 쓰자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몰랐어요.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힌트를 얻어 쓸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괴수가 날뛰는 무대가 후쿠시마 현이 속한 동북 지방이라는 것은 이 소설이 후쿠시마 대재앙의 우화임을 암시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빚어낸 돌연변이 괴수가 인간을 습격하고 세상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는 설정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면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괴수 활극 이상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일본 세토 내해를 오가던 여객선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배에는 수학여행 중이던 학생들이 타고 있었고 이 사고로 학생들을 포함하여 168명이 사망했다. 이때 구조에 나선 배에 탄 승객이 우연히 사고 현장을 찍었는데, 그는 이후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다. 왜 사람을 먼저 구하지 않고, 사진부터 찍었느냐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땠을까. 눈앞에 10만 번에 1번 있을까 말까 한 기가 막힌 장면이 펼쳐진다면, 당신은 인명 구조를 우선할까, 사진을 우선할까. 답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과 맞닥뜨린다면 우리는 고민 없이 사람의 목숨부터 구할 수 있을까?
인내상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대관절 왜 제목이 ‘인내상자(堪忍箱)’인가. 뚜껑을 열지 말고 참아야(인내해야) 한다…… 결코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에 얽힌 이야기니까. 그에 발맞추어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마음속에 단단히 봉인해 두고 살아가는데. 그 비밀을 둘러싼 인간들의 사연은 처음 읽을 때는 애틋하지만 다시 읽으면 마치 오꼬노미야키 위에 부처님 형상의 자국이 생긴 걸 목격한 것처럼 놀랄 수밖에 없다. 왜냐면 지금까지의 미야베 미유키 소설 가운데 미회수 떡밥이 가장 많은 작품이라서. 이걸 꿰어맞추면 놀라움이 무서움으로 변해요.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에드 맥베인 외 지음, 이리나 옮김
미스터리 소설의 명편집자 오토 펜즐러는 맨해튼에 작은 서점을 열었지만 아마존 닷컴이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하자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스터리 작가들에게 소설 한 편을 써달라고 부탁했지요. 다만 그냥 쓰면 안 되고 다음의 3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1) 미스터리적 요소를 포함하고 (2) 시간적 배경은 크리스마스이며 (3) 공간적 배경은 미스터리 서점일 것. 펜즐러와 서점을 아끼던 에드 맥베인, 로렌스 블록 같은 쟁쟁한 작가들이 무려 17년 동안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보내준 덕분에 펜즐러의 서점은 어려움을 극복했고, 마침내 17년간의 전통을 이어온 기념비적인 17편의 미스터리를 책으로 엮으며 펜즐러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작가 여러분의 따뜻한 우정이 없었으면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피트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리피트의 ‘문’을 통과한 사람은 현재의 기억을 간직한 채 10개월 전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나 리피트의 ‘문’을 통과할 수는 없고, 특별한 티켓을 손에 넣어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간 사람들은 다시금 인생을 사는 데 만족했을까요.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다시 얻은 10개월은 잘 보낼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음 리피트에 또 참가할 수 있을까’에 목을 맨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죠. 그러한 아이러니가 단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일 수 있다는 걸 환기시킨다는 점이야말로 이 소설의 미덕이 아닐지.
긴나미 상점가의 사건 노트
이노우에 마기 지음, 김은모 옮김
이 작가, 도쿄대 공대 출신인데 "추리소설은, 문제 제기가 있고 그에 대한 가설이 있고 그걸 증명하는 이공계 논문 같아서 그 형식을 따라가다 보니 쉽게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두 군데 매체에서 동시에 소설 연재 청탁이 들어오자 '뭔가 서로 연동할 수 있는 작품을 써보면 어떨까' 그러고는 똑같은 사건을 두고 각각 다른 추리가 전개되는, 희한한 추리소설을 발표했다.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희한한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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