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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고은규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4년 9월 <교유서가 10주년 기념 작품집 세트 -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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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정겨운 그림자놀이

그냥 편하게는 이 책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강생들에게 ‘삶의 소설화’를 위한, 나름대로 유익한 길잡이가 되었으면 싶다. 이 여섯 편의 소설처럼 쓰라고 가르치려는 의미이기보다 이 여섯 편이 각자의 삶에서 출발해 이런 소설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려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좋겠다. 이들 작가들 못지않은 세속 체험을 하고 있는 수강생들도 이들의 길을 염두에 두고 창작의 길을 가다 보면 적어도 이 정도의 작품을 써내는 작가가 될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다들 내심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적어도 이보다는 더 뛰어난 소설을 쓸 수 있어!

트렁커

나는 내가 존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한테 가해진 고통을 기억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내가 겪었던 고통과 괴로움과 슬픔이 내 육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의미이다. 나는 상처를 통해 거듭나 현재의 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기억에서 사라진 무수히 많은 고통과 상처 앞에서 겸허하게 고개 숙이고 싶다. 잊고 싶은 기억과 대면하고자 하는 노력만이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이것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개인과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치유와 해결을 위한 최선은 상처의 공론화뿐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숨겨진 아픈 이야기들이 많다.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것들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글로 옮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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